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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손정민 아버지 "완전범죄에 도움되는 9가지, 다들 참조하시길"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故 손정민(22)씨 발인식이 지난달 5일 오전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렸다. [사진=뉴시스]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故 손정민(22)씨 발인식이 지난달 5일 오전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렸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故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완전범죄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며 해당 사건을 둘러싼 9가지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손씨는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정민이를 위한 선택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경찰의 의지는 확고부동하고 내일 (변사사건 심의위원회를) 개최해도 이상하지 않아 (탄원 요청은) 의미가 없고 말만 많아질 것 같아 다음 스탭으로 넘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원래 제가 초기에 말씀드린 사항이 있다.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이 길을 가면서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게 어떤 건지 그때도 알 수가 없었고 지금도 끝이 어디일지 모른다. 그냥 갈 뿐"이라며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저희는 우리나라에서 보장된 모든 걸 행사할 것이고 그건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모른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 당시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건 두 가지"라며 "하나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으니 수사로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인데 초기에 시간을 놓쳐서 어렵게 됐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실망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또 다른 하나는 아무도 관심 없는 외로운 길일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께서 내 일처럼 생각해주시는 것"이라며 "저 혼자라도 끝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정말 외롭지 않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블로그 그만 쓰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아주 성공적이다.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이지 않나"라고 적었다.

 시민들이 故손정민(22)씨를 추모했다. [사진=손정민 부친 블로그]
시민들이 故손정민(22)씨를 추모했다. [사진=손정민 부친 블로그]

손씨는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제가 알게 된 것을 정리해 보겠다. 아시는 내용도 있겠지만 다들 참조하시기 바란다. 완전범죄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며 9가지의 문제점을 열거했다.

먼저 "CCTV의 현실"이라며 "모든 것을 잡아낼 수 있는 경찰국가 같아서 돈을 주워도 신고하고 조심조심 살았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엄청나게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렵게 구한 것도 경찰만 볼 수 있다. 실종자 가족이 같이 찾으면 빠를 텐데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당연히 안 된다"며 " 한남동 하이페리온에 있는 KBS 재난방송용은 각도를 돌리면 잘 보였겠지만 애초에 늦게 알아서 가보니 '삭제되었다'가 경찰의 답변이었고 저희가 찾아가서 보고 KBS에 연락하고 서울청 사이버수사대까지 연락한 후 경찰에 부탁해서 포렌식했다"고 설명했다.

또 "초동수사와 골든타임"이라며 "예전엔 실종팀이 강력계에 있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여성청소년부서로 넘어갔다고 한다. 부서를 신설하려다 보니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 아무튼 실종사건을 강력 사건과 연관하지 않고 단순 실종으로 출발하니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친다"고 꼬집었다.

손씨는 한강의 기지국 오류로 헛수고를 한 점, 한강 입수의 경위를 알 수 없는 점, 디지털 포렌식을 신뢰하기 어려운 점, 거짓말탐지기가 법정 증거가 되지 못하는 점 등을 덧붙였다.

특히 변사사건 심의원회에 대해 "미제사건으로 두기 싫을 경우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며 "희생자는 알 바 아니고 매듭을 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블랙아웃'에 관해선 실종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를 겨냥하며 "주장만 하면 몇 시간이고 인정된다. 막걸리 몇 병만 먹으면 쭈그리고 앉든 펜스를 넘어가든 구토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좋다"고 적었다.

한편 지난 21일 경찰은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故손정민씨 사망 사건 종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경찰서장으로 격상시켰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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