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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백약이 무효' 매물부족에 치솟는 수도권 집값…매수심리 확산


전국 아파트 매물, 석달전과 비교해 3만건 '증발'…공급정책도 난항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백약이 무효'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계속된 주택 공급 대책에도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서울 역시 1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수자들의 매수심리는 갈수록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또다시 혼란에 빠지고 있다.

◆ 세금폭탄·부동산거품론 설파에도 꺾지 못한 내집마련 욕구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0.25%)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0.26%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에서 0.34%로 0.03%포인트 상승하면서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아파트 역시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11%) 대비 0.01%포인트 증가한 0.12%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폭은 지난 2019년12월16일(0.2%) 이후 1년 6개월만에 최고치 기록이다. 지방은 전주와 동일한 0.19%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가 들썩이는 배경에는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 철회, 정부의 공급대책 지연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1일부터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최대 75%까지 오른 데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도 확정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사라졌다.

실제로 아파트 매물은 급감했다.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아파트 매물은 27만3천726건으로 3달전(30만3천187건)과 비교해 무려 10% 가까이 빠졌다. 매물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공급대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과천에 이어 태릉·용산 등도 '흔들'…'누구나집'도 벌써 반대 목소리

정부는 최근 과천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8.4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에 주택 4천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과천시 내 기존 공공택지 등에 부지를 추가 확보해 기존보다 300가구 더 많은 4천300가구를 대체 공급한다는 방침이지만, 공급일정 등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1만가구 공급 역시 좌초위기에 놓였다. 서울시와 노원구는 '재검토 요청', '공급계획 축소' 의견을 각각 정부에 제출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부지에 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도 불안한 모습이다. 현재 주민들은 반대서명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추진하는 집값 6~16%를 내고 거주하는 '누구나집' 역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택고덕신도시총연합회는 "학교와 대중교통도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아파트만 공급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발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며 민주당에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결국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공급대책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니 실수요자들은 높은 호가 중심의 기존 매물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정부가 각종 대출규제 등을 통해 거래를 막으면서 거래량 자체는 줄었지만, 계속되는 주택 수요로 인해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서울 도심 모습 [사진=정소희기자]
서울 도심 모습 [사진=정소희기자]

◆ 정부, 잇단 부동산 거품론 경고 무색…주택매수심리 '확산'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매수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에서조차도 최근 전국 주택 매매시장의 소비심리가 반등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국토연구원의 5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3.8로 전월(128.4) 대비 5.4포인트 증가했다.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서울의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137.8을 기록하며 전달 129.8에서 8.0포인트 올랐다.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9.5로 전월(133.1)보다 6.4포인트나 뛰면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국 6천680가구 국민과 중개사사무소 2천338곳의 설문조사로 산출된다. 95~115는 보합단계로, 115이상은 상승국면, 95 이하는 하강국면으로 판단한다.

정부는 연일 집값하락론을 설파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에 이어 지난 3일 "서울아파트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배제한 실질가격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의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며 주택매수에 신중할 것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물에 희소성이 생긴 데다 가격에 막대한 세금까지 얹어지면서 전체적인 아파트 금액이 상승했다"며 "규제일변도의 정책이 결국 실패한 것으로 거래세 완화 등을 통해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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