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신규 미디어가 등장해 시청 행태가 변하는 이 시점에서, 지역 채널은 신규 미디어를 활용해 시너지를 내려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역 지상파 중심의 정부 지원 조례를 손질하는 것 또한 동반돼야 한다."
송종현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2일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 속에서 지역채널의 역할과 발전방향에 대해 쏟아낸 말이다. 종합유선방송(SO) 지역채널이 지역성 구현 책무를 수행하고 사회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 본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자는게 골자다. 송 교수 역시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 시청권 보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신구 미디어 간 대립과 갈등은 OTT 등장 이전에도 있었던 일"이라면서 "이론적으로는 기능적으로 우위에 있는 신규 미디어가 우세하게 되고, 함께 경쟁하던 기존 미디어는 쇠퇴하거나 소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서는 OTT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미 시작된 시장 변화 속에서는 이같은 인식의 옳고 그름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지역 채널이 OTT를 이기겠다는 것은 현명하지 않고 이를 되려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종의 주변 미디어였던 SO 지역채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OTT를 활용하는 포지셔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례로 CJ헬로비전 등이 OTT를 활용한 지역 채널 활성화 전략을 추진 하는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지역 채널의 영역이 좁아지는 이 시점에서는 OTT 플랫폼을 활용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지역 지상파 위주 정부 지원 개선…SO 인수한 통신사, 방송사업자로 제 역할해야
송 교수는 현재 SO 지역 채널 육성과 활성화에 가장 허들로 작용하는 것으로 '지역 지상파 중심의 지원정책'을 꼽았다.
그는 "가장 핵심적인 것은 지역방송발전지원 특별법에서 지역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프로그램 제작 지원을 지역 지상파 방송에 한정하고 있어 정작 지역 밀착형 매체인 SO 지역채널은 정부 지원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말 그대로 SO 지역채널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이에 "똑같이 방송발전기금을 납부하는 사업자로서 정부 지원이 지역 지상파보다 제한적인 것은 불공평하다"며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등 정부산하기관 지역 채널 활성화 지원 방안이 있기는 하지만, 기관마다 편차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중에서 대기업이 있는 것을 이유로 대기업까지 지원해야 하느냐고 주장하지만, 지원 대상과 규모는 별도의 문제로, 지역채널도 지원대상의 카테고리 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송 교수는 "지역민이 보기엔 지역 지상파나 SO 지역 채널 모두 지역 채널 아니겠느냐"며 "SO 지역 채널은 재난방송, 선거 방송 등에서 지역 지상파가 소화할 수 없는 지역 정보를 담기 때문에 이들은 경쟁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교수는 SO 지역 채널 사업자는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다양한 실험적인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MSO인 CJ헬로, 티브로드를 인수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이 지역채널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지역 채널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본의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나, 현재로선 통신사들의 이런 역할이 미미하다"며 "통신사가 MSO를 인수하면서 지역 채널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과연 통신사가 지역 채널 육성과 활성화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통신사는 전통적으로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자로 존재해왔으나, MSO 인수 이후로는 지역 채널을 보유한 방송사업자임을 인지하고, 시장에서 역할을 스스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수도권 중심 탈피…사회 다양성 위해 지역채널 필요해
송 교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이를 통해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지역 채널의 역할은 분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수도권 중심 중앙과 지역 격차가 매우 심각해 지고 있다"며 "심지어 지역 내에서도 지역 지상파가 있고, 인구수가 많은 지역과 주변 지역 간 미디어를 통한 정보 접근 격차도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지역은 누군가 살아가는 터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에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공동체 채널은 존재해야 하고, 지역채널은 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으며, 책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논란된 유료방송과 방송 채널 사업자(PP) 간 콘텐츠 사용료 갈등에 대해서는 '정부는 최소한의 참여를 통해 사업자 간 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정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정부 차원의 조정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에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는 객관성을 담보 할 수 있는 연구용역을 통해 콘텐츠 사용료 최소범위만을 제시하고, 해당 범위 내에서 사업자 간 원만한 협상을 이루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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