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미래 메타버스]⑤ 가상세계 게임, 현실을 담다… '메타버스' 신사업 동력


신사업 확대에 지분 투자까지…일각서는 한철 열풍 재현 우려하기도

영화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가상현실 공간 '메타버스'가 어느새 현실로 바짝 다가왔다. 인터넷 세상이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업무, 모임, 취미활동, 쇼핑, 공연 감상 등 다양한 현실 활동이 구현되고 있어서다. 인터넷을 넘어선 '인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은 이제 소통을 넘어 소비와 생산이 선순환하는 '경제 활동'의 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세계적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일찌감치 치열한 경쟁에 나선 만큼, 아이뉴스24는 '메타버스'의 현 상황과 전망을 7차례에 걸쳐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열린 래퍼 트래비스 스콧의 가상 콘서트는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개최됐다. [사진=트래비스 스콧 공식 유튜브]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포트나이트는 게임이다."

지난 2019년 12월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최고경영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적은 문구다. 아울러 그는 12개월 뒤에 질문을 다시 해달라고 남겼다. 이후 후속 트윗이 없기는 했으나 세간에서는 '포트나이트'가 '게임 이상의 무언가'로 확대 발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결론적으로 이같은 추측은 현실이 됐다. 다만 현실이 현실 자체는 아니었다. 현실은 현실이지만 그 현실은 가상에서 펼쳐졌다. '포트나이트'라는 게임 속에서 영화 관람, 콘서트 등 각종 문화 활동이 진행됐고 수많은 이용자들이 게임 속에서 소통했다.

포트나이트 세계 속에서는 광고 시장도 형성됐다.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것도 '포트나이트' 게임 속이었다. '포트나이트'는 단순히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현실에 있는 것처럼 다양한 이용자들과 상호작용하고 게임 외 콘텐츠를 즐기며, 게임 내 화폐를 통해 경제 활동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유사한 이유로 최근 인기를 끄는 게임이 '로블록스'다. 3D 아바타를 통해 다양한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수많은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이다.

게임 내 화폐 '로벅스'를 통해 각종 아이템도 사고 팔 수 있는데 '로벅스'가 일정 액수 이상을 넘을 경우 실제 현금 인출도 가능하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처럼 두 게임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선 하나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고 이 같은 독특한 성격을 발판삼아 10대·20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렇게 게임은 '메타버스'로 진화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유니버스'를 출시했다. 엔씨의 AI 기술을 엔터테인먼트와 접목하면서 '메타버스'와 함께 언급되는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사진=엔씨소프트]

◆로블록스 뜨자 韓 게임사도 "메타버스 게 섯거라"

국내 게임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자극받은 모습이다. 넥슨은 최근 신규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페이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인공지능(AI)로 정교하게 인식한 이용자의 얼굴을 기초로 한 아바타를 통해 다른 이용자들과 양방향 소통하는 콘셉트의 게임이다. 회사 측에서 '메타버스'라고 못박지는 않았지만 현재 논의되는 메타버스 정의와 부합되는 면이 있다.

펄어비스는 오는 2022년 출시되는 오픈월드 수집형 RPG인 '도깨비'를 '메타버스 게임'이라고 처음 발표하며 관심을 모았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현재 서비스 중인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가 메타버스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평가다. 엔씨의 AI 기술을 이용해 구현한 아이돌 아바타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데 이를 토대로 더욱 밀도 있는 팬덤 활동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토큰)을 결합해 가상세계 내 경제 체계를 구성하려는 시도도 나온다. 위메이드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토대로 한 NFT를 자사 게임에 활용하고 있다. NFT 기반 아이템은 개별 토큰마다 고유 가치를 가지기에 소유권이 게임사가 아닌 각 소유자들에게 이관된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 내에서 각 아이템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이를 거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경제의 핵심으로 꼽힌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게임이 메타버스로 진화하고 가상자산이 가치를 인정받는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사업 육성을 위해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났다. 컴투스가 지난 3월 시각특수효과 전문 기업인 '위지윅스튜디오'에 투자를 단행했고,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위메이드트리는 메타버스 서비스 '디토랜드' 개발사인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와 미술품 NFT 서비스 '아트앤가이드' 등에 투자했다. 넵튠 역시 VR(가상현실)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인 '맘모식스' 지분 55.7%를 확보했다.

신규 회사 설립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계열사인 프렌즈게임즈와 웨이투빗 간 합병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NFT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와의 접목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7월 초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다.

웨이투빗이 이미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보라'와 자체 토큰인 '보라토큰'을 연동해 일부 게임에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지난달 25일 메타버스 전문회사 '원유니버스'를 설립했다. 기존 VR 사업을 하던 원이멀스를 주축으로 설립된 회사로 그간의 사업 경험을 살려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중소 게임업체도 메타버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간 열린 인디게임 박람회 '2021 인디크래프트'는 국내 게임 전시회 중 최초로 '메타버스' 박람회를 표방했다. 박람회에 사용된 플랫폼이 바로 '디토랜드'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표방한 게임이다. '로블록스'와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이 만든 게임을 서로 즐기는 콘셉트다. 최근 테스트 버전을 출시해 박람회에 쓰였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개막된 '2021 인디크래프트'의 모습. '메타버스' 형태로 개막된 최초 국내 게임 박람회였으며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를 활용했다.

◆4년 전 'VR' 열풍 반복될라…"메타버스 통한 본질적 가치 고민해야

이처럼 게임사들이 앞다퉈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뛰어들면서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7년 VR이 한창 유행했을 때 여러 게임사들이 VR 관련 사업을 추진한 것과 비슷한 분위기다. 당시에도 카카오게임즈, 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 등의 업체가 사업 가능성을 보고 VR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사업 모델을 구현하는 곳이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로블록스'와 네이버 '제페토'가 광범위한 인기를 끌면서 국내 게임사들 사이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끓어오르고 있지만 아직 실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메타버스 사업을 통해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7년 전후로 VR 사업을 본격화했던 상당수 업체들은 아직 VR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지원사업 진행 및 관련 기술을 접목한 연구개발 등을 지속하며 사업 자체는 대부분 놓지 않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열매를 맺은 곳을 찾기는 어렵다. 그나마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 카카오VX를 통해 골프·홈트레이닝 VR·AR(증강현실)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등 지속적으로 관련 분야에 투자하고는 있지만 드문 케이스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단순히 VR·AR 연구개발을 진행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메타버스 '테마주'로 분류돼 일부 게임사들의 주가가 기업 가치 이상으로 뛰는 기현상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거품'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2000년대 중후반 '세컨드라이프'가 유행했을 때도, 2017년 VR·AR 열풍이 불었을 때도 여러 게임사들이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공한 케이스가 거의 없었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메타버스는 VR 등을 비롯한 여러 개념들이 마치 잡동사니처럼 묶인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위 학회장은 그러면서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메타버스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은 바로 게임"이라며 "게임사들이 메타버스 사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이 같은 고민 없이 마구잡이로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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