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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본무 회장 3주기] ㊤ "남들에게 폐 끼치지 말라"…조촐한 온라인 추모


자택서 직계가족 참석 추모 행사 진행할 듯…코로나 여파로 대규모 행사 안 해

고 구본무 회장 1주기 추모식 [사진=LG그룹]
고 구본무 회장 1주기 추모식 [사진=LG그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그룹이 올해도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3주기 추모식을 조촐하게 진행한다.

지난 2주기 때처럼 직계가족들은 비공개로 조용히 추모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그룹에서도 별도 행사 없이 구 전 회장의 경영활동이 담긴 영상물을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해 고인을 추모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생전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멀리하고 소탈하게 살아온 고인을 기리기 위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 간소하게 추모식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서다.

LG그룹은 20일 고 구본무 전 회장의 3주기를 맞아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대신해 지난해처럼 사내 인트라넷에 고인의 생전 경영활동이 담긴 영상물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주기 때는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한 추모식이 열렸으나,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등 직계가족들도 이날 고 구본무 전 회장 3주기를 맞아 구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추모 행사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끼리의 조용한 추모 행사로 진행하게 됨에 따라 LG그룹의 주요 경영진들은 이날 추모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공개된 3분 분량 영상에는 구 전 회장이 1995년 취임한 이후 전자·화학·통신서비스 핵심 사업군을 구축한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또 국내 최초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LG 웨이(Way)' 선포 등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LG를 만들기 위한 고인의 리더십을 조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바 있다.

올해 공개된 영상 역시 고인의 어록과 영상 자료를 통해 고인의 경영 철학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앞서 지난 2018년 5월 20일 73세 일기로 타계한 구 전 회장은 장례식도 '3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렀다. "남들에게 폐 끼치지 말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조화와 외부인 조문도 정중히 사양하고 평소 구 전 회장이 즐겨 찾던 화담숲 인근에 수목장으로 영면했다. 당시 대기업 회장의 장례가 회사장이 아닌 가족과 수목장으로 치러진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4남 2녀 중 장남인 구 전 회장은 1975년 LG화학에 입사해 20년만인 1995년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고 회장직에 취임했다. 경영 수업을 받는 동안 '인화의 정신'을 철저히 되새긴 그는 "단순히 사업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분쟁 없이 사람 중심 경영을 해야 한다"는 창업주의 정신을 가장 잘 이어 받은 인물로 재계에선 평가 받고 있다. 또 구 전 회장은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과 업무 분담을 확실히 하며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는 선진적인 경영 행보도 보여줘 재계의 귀감이 됐다.

또 취임 당시 매출 30조원에 불과했던 LG그룹은 구 전 회장이 재임 시기에 전자·화학·통신 등 3대 사업을 주축으로 경영 활동을 펼친 결과, 매출액 161조4천억원(13개 상장사 기준)에 자산 151조원대(151조3천220억원)의 재계 4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달 계열 분리로 출범한 LX홀딩스와 산하 기업들의 계열분리를 감안해도 143조원대로, 5위인 롯데(117조7천810억원)보다 크게 앞선다.

또 구 전 회장은 생전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던 대로 타계 후에도 이웃을 위한 나눔에 앞장 서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그는 지난 1997년 국내 최초의 환경전문 공익재단 'LG상록재단'을 설립했으며 2010년에는 아호(雅號) '화담(和談·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을 따 5만평 규모의 곤지암 화담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어 2015년에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고 강조하며 'LG 의인상'을 만들며 재계에 귀감이 되기도 했다. 또 구 전 회장의 유족은 공익사업에 사용해 달라는 구 전 회장의 뜻에 따라 LG복지재단에 20억원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구 전 회장은 집무실 창가에 대형 망원경을 설치해놓고 한강 위를 나는 새를 관찰하는가 하면 2000년에는 '한국의 새'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날아가는 모습만 보고 이름을 맞출 수 있는 새가 150마리가 넘을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휴일에는 화담숲을 거닐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업을 구상했다.

구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구광모 회장은 한 달여만인 지난 2018년 6월 29일에 지주사인 ㈜LG 등기이사로 선임된 뒤 상무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국내 10대 그룹 중 첫 4세대 총수가 됐다. 또 지난 2019년 5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으로 공식 총수에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구 전 회장은 소박한 일상과 달리 경영자로서의 행보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승부사 였다"며 "그의 리더십 덕분에 그룹 핵심 사업인 전기·전자·화학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고, 통신과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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