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액세스 전환...이제 움직일 때다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대학과 연구기관의 학술지 구독료 문제가 제기된 것은 오래 전부터다. 각 기관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독료가 치솟는 상황이 매년 지속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학술지 구독료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년 전부터 유럽과 북미에서는 오픈액세스를 제도화하고 글로벌 연대에 의해 구독 학술지를 오픈액세스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디지털 라이브러리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오픈액세스 이니셔티브인 OA2020에는 전 세계 152개 기관이 서명했으며, 국제연구기금 컨소시엄인 cOAlition S가 2021년부터 공공기금에 의해 생산된 학술 출판물은 오픈액세스 저널이나 플랫폼을 통해 출판하거나, 엠바고 없이 오픈액세스 리포지터리에서 즉시 이용되도록 의무화한 정책에는 지금까지 18개 국가 연구기금기관, 7개 국제 연구기금기관 및 민간 재단이 참여했다.

학술지 논문이 오픈액세스로 출판되면 전 세계 누구든 비용 지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학술지 구독료를 오픈액세스 출판비로 전환하는 오픈액세스 전환계약은 지금까지 29개국에서 40여개 학술출판사와 맺은 283건의 사례가 확인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작년 12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소관 출연연구기관들을 대표해 엘스비어社와 체결한 계약이 유일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 원장 김재수)은 국내외의 오픈액세스 추진 성과와 동향을 공유하고, 국내 연구기관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4월 20일부터 오는 30일까지 KESLI 오픈지식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KESLI(Korea E-resource Service for Library)는 KISTI가 주관하는 전자정보 공동구매 컨소시엄으로 국내 연구기관들이 전자정보를 효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KESLI 오픈지식세미나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KISTI 화상회의 시스템인 웨비나를 통해 4차례 시리즈로 진행 중이다.

4월 20일 1회차에서는 ‘우리나라 오픈액세스의 단면들’이라는 주제로 김환민 KESLI 사무국장 등이 글로벌 학술논문 생산과 오픈액세스 현황과 국내 현황, 국가오픈액세스플랫폼(KOAR)과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SAFE) 소개, NST를 비롯한 국내외 오픈액세스 전환계약 이슈 사례를 공유했으며, 4월 23일 2회차에서는 독일과 스페인의 전문가들이 오픈액세스 전환계약 사례들을 발표했다.

4월 30일 오전(3회차)에는 오픈액세스 전환계약 이후 연구비 지원기관, 출판사, 연구기관 및 연구자 등이 논문 출판 과정에서 공유하는 ‘오픈액세스 출판 워크플로우’를 소개하고, 오후(4회차)에는 ‘우리 기관 빅딜 계약 계속 유지해야 하나?’를 주제로 학술저널 구독 최적화 도구인 ‘Unsub’와 KESLI 저널구독분석서비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최광남 KISTI 국가과학기술데이터본부장은 “지금은 정보유통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공공기관들과 대학, 의료기관, 연구소 등 학술연구 수행기관들이 힘을 모아 오픈액세스 전환을 모색할 때다. KISTI에서도 오픈액세스가 우리나라 학술 커뮤니티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