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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GC이테크건설, '성추문 퇴사자' 재채용 논란…회사 "이미 끝난 일"


지난 18일 대구 현장서 사망사고 발생…후속조치 검토하다 문제의 현장소장 채용

SGC이테크건설 CI. [사진=SGC이테크건설]
SGC이테크건설 CI. [사진=SGC이테크건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OCI 계열사 SGC이테크건설이 성추문으로 퇴사한 현장소장을 재채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은 '기본에 철저하고 원칙을 지키는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을 회사 윤리규범으로 내세웠지만, 성추문 퇴사자를 재입사시켜 직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27일 SGC이테크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회사는 지난해 계약직 여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로 퇴사한 현장소장 A씨를 재채용했으나,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소장 A씨는 지난해 계약직 여직원을 성희롱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징계위 소집 전 건강상의 이유로 자발적인 퇴사를 선택했다. 이후 A씨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계약직 여직원은 계약만료로 회사를 그만뒀다.

SGC이테크건설은 최근 현장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자, 성추문으로 회사를 그만뒀지만 현장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장소장 A씨를 다시 불러들였다.

SGC이테크건설 한 직원 "회사는 과거에도 여러 번 비위행위 전력자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 재채용을 한 바 있다"며 "이번 현장소장 A씨 재채용으로 직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성추문 가해자로 퇴사한 현장소장을 아무도 모르게 재채용해 현장 배치 시켰다"며 "그룹웨어 조직도에도 지난해 퇴사한 현장소장 A씨가 다시 검색된다는 글을 회사 게시판에 올리자, 이마저도 보이지 않게 막아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리경영 운운하면서 비윤리 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성추문을 일으킨 현장소장 A씨의 재입사 소식이 퍼지자, 직원들은 VOE(Voice of SGC eTEC, 사내 익명 온라인 게시판)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직장인 익명앱) 등을 통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내부 반발이 심해지자 A씨의 재채용을 추진한 토건사업본부 임원은 해명문을 게시하고 결국 A씨의 채용을 철회했다.

SGC이테크건설 브랜드 '더리브'. [사진=SGC이테크건설]
SGC이테크건설 브랜드 '더리브'. [사진=SGC이테크건설]

지난 23일 SGC이테크건설 토건사업본부 소속 박모 상무는 '게시판글(문제퇴사자 재채용관련)에 대한 토건사업본부의 의견'이라는 해명글을 회사 게시판에 올렸다.

해명문을 통해 박모 상무는 "지난 18일 토건사업본부는 대구 죽전역 현장에서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며 "유족들과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가며 협의를 진행함과 동시에 경찰의 사고조사대응, 노동부와 국토부의 현장조사대응, 향후 형사고발에 따른 검찰조사까지 험난한 뒷일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현재 현장소장 혼자만으로 감당하기 힘들다"고 성추문으로 퇴사한 현장소장 A씨를 재채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박모 상무는 "사고 후속조치를 고려하던 찰나 퇴사자중에서 현장규모나 프로젝트 성격에 맞을만한 인물을 검토하게 되면서 현장소장 A씨를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당장 후임자를 채용하기 어렵고,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고현장만을 맡겨볼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박모 상무는 "사고 현장 수습만 생각했을 뿐 모든 직원이 비윤리적인 것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퇴사자 채용 문제는 철회한다.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며 해명문 끝을 맺었다.

재채용 철회와 박모 상무의 사과에도 회사 내부 직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회사에 실망스럽다. 예전에도 같은 문제로 재입사한 계장, B부장에 이은 이번 일로 시간이 지나도 회사는 변한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회삿돈 횡령하고 협력업체의 돈을 받는 것만 비윤리 행위가 아니다. 성추문 가해자를 재채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현장소장 A씨의 재채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은 맞으나, 채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끝난 일이고, 문제의 직원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이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OCI 계열의 SGC이테크건설은 최근 10년 새 시공능력평가에서 56계단을 점프하면서, 지난해 기준 시공순위 42위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이테크건설에서 'SGC이테크건설'로 사명을 바꾸고 코스닥시장에 재상장했다.

OCI 창업주이자,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린 고 이회림 회장의 차남인 이복영씨가 SGC이테크건설 회장으로, 이 회장의 두 아들 중 장남인 이우성씨가 이테크건설 전략기획실장과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은 브랜드 '더리브(THELIV)' 단지와 지식산업센터 등을 선보이고 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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