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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각국 정상들, 이 지표를 보시오!”


UN 사무총장 “더는 머뭇거릴 시간 없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020년은 기록상 가장 따뜻했던 세 번 중 하나였다. 극심한 날씨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구촌은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 지구 가열화는 계속되고 있는데 각국의 대응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9일(현지 시각)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에 겹쳐 극심한 날씨가 지구촌 곳곳에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고 공장이 문을 닫았는데 기후변화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분석했다.

지구 평균 온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자료=WMO]
지구 평균 온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자료=WMO]

이번에 발표한 ‘2020 글로벌 기후 보고서’는 오는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각국 정상을 초대해 여는 ‘기후정상회의’에 앞서 나온 것이다. 기후정상회의에 참고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각국 정상이 기후변화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책을 마련하는데 주저하지 말라는 주문도 들어있다.

202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2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계속되고 있고 극심한 날씨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조기 경보시스템과 날씨 관측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도 “이번 보고서는 더는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2030년쯤에는 201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45%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각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체결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414ppm 넘어

지구 가열화(heating)를 보여주는 지표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치솟고 있다. 2020년에도 상승했다. 이미 410ppm을 넘어 올해는 414ppm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조금 준 것은 사실인데 대기층에 집중된 농도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바다, 산성화 심각·해수면 상승

바다도 힘들어하고 있다. 바다는 이산화탄소의 23%를 흡수한다. 기후변화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데 문제는 이 때문에 바다 산성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떨어트린다. 바다 온도 상승 폭이 최근 가팔라지고 있다.

해수면도 상승하고 있다. 최근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자료=WMO]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자료=WMO]

◆빙권, 손쓸 수 없는 지경

북극 가열화가 무엇보다 심각하다. 북극은 ‘피드백(Feedback)’ 현상으로 다른 지역보다 가열화 속도가 2~3배 빠르다. 피드백은 북극의 얼음이 녹고, 바닷물 분포가 넓어지면서 더 많은 얼음이 녹는 연속 악순환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북극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고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온실가스인 메탄이 분출되고 있다.

북극 가열화가 빨라지면서 바다 얼음은 계속 줄고 있다. [자료=WMO]
북극 가열화가 빨라지면서 바다 얼음은 계속 줄고 있다. [자료=WMO]

◆홍수와 가뭄, 갈수록 심각

2020년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 홍수가 자주 발생했다. 폭우 등으로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사막 메뚜기’가 기승을 부렸다.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에서도 2020년 집중 호우 등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

2020년 남미에서는 심각한 가뭄이 덮쳤다. 북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서부 등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브라질 등의 농경지에서 약 3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폭염과 산불, 끊이지 않았다

북시베리아는 2020년 평균 기온이 치솟았다. 베르호얀스크에서는 무려 38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산불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과 가을에 대형산불이 줄을 이었다.

미국 남서부는 지난해 7월에서 9월이 가장 덥고 메마른 날씨를 보였다.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에서는 지난해 8월 16일 기온이 무려 54.4도를 기록했다. 살인적이라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이다.

호주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 초 호주 서부에서 기온이 48.9도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곳곳을 휩쓸었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9월 4일 예루살렘에서 42.7도가 기록되는 등 불볕더위가 덮쳤다.

◆수많은 폭풍, 이름 부족할 지경

지난해 북대서양에서 허리케인 시즌에 발생한 폭풍은 30개였다. 그동안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전에 준비했던 폭풍 이름이 부족해 그리스어 알파벳을 끌어다 쓰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허리케인 로라(Laura)가 미국 루이지애나를 강타했다. 카테고리 4등급이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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