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 과학적 해법 찾다] ⑥ 과학아닌 정치적 접근한 나라 ‘와르르~’


끝나지 않을 긴 싸움, ‘시민 과학’ 중요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7일 600명대를 넘어섰다. 400~500명대를 기록하던 하루 확진자가 600명대를 넘어서면서 ‘대유행’이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데 속도는 더디다. 70억명에 이르는 인구가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데 백신 생산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국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자국에서 생산한 백신에 대해 수출하지 않거나 무역을 봉쇄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엔데믹(Endemic, 풍토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과학’이 한몫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민 과학(Citizen Science)은 시민이 어떤 현상에 동참해 연구를 함께 진행하거나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을 말한다.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체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과학 아닌 정치적 접근한 결과, 팬데믹으로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많은 지구촌 시민들이 과학이 아닌 정치적 해법으로 접근한 이들을 비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무관하지 않다. 2019년 12월 31일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우한에서 발견됐을 당시 WHO는 신속한 검사와 진단, 국제보건비상위기 선언 등에서 과학이 아닌 ‘정치적 해석’을 우선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중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WHO가 과학적 해법을 찾는 대신 정치적 해석을 앞세우면서 적기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그런 WHO를 두고 ‘과학적 검증에 근거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아직 코로나19 기원설을 두고 구체적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을 두고도 WHO의 ‘정치적 해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과학적 접근이 아닌 정치적으로 해법을 찾은 이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19는 줄어든다” “(말라리아 치료제인)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말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당시 감염병 대응 전문가였던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과 갈등 관계에 놓이기도 했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의 근거 없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도널드 트럼프의 말은)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말”이라며 해명하기 바빴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브라질도 다르지 않다. 브라질은 지난해 2월 25일 상파울루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는데 당시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은 “코로나19는 가벼운 감기에 불과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대시보드를 보면 7일 현재 전 세계 감염자는 1억3천230만599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1위는 미국으로 3천84만5천9123명, 2위는 브라질로 1천310만580명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도 1위는 미국 55만6천509명, 2위는 브라질 33만6천947명으로 진단됐다.

코로나19에 대해 과학적 접근이 아닌 정치와 근거 없는 말로 대응한 결과는 참혹했다.

전 세계 감염자 중 미국이 1위, 브라질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료=존스홉킨스대]

◆이젠 엔데믹 시대, ‘시민 과학’ 역할 중요해

코로나19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면 일단 팬데믹(대유행)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종식’이란 말은 끝내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계절 감기처럼 코로나19도 ‘엔데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을 두고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국제 공조와 협력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게 더 많다는 것이다. 특정 나라가 코로나19를 극복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코로나 과학’에는 ▲바이러스의 각종 특성 ▲기원 ▲변이 ▲야생에서의 생활사 ▲사람에서의 역학 ▲백신 ▲치료제를 위한 과학적 자료 등이 모두 포함된 광범위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계가 코로나19에 대해 파악한 것은 “지난 1년 동안의 경험 축적이 전부”라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기원설을 두고 의과학계에서는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된 수많은 감염병 중 한 가지로 보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기원설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는 발생 국가의 의지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진단기술에 있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나라로 손꼽힌다. 실제 코로나19 방역물품(마스크, 진단키트)이 수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진단기술의 경쟁력과 달리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아직 더딘 편이다. 내년 초 백신 출시를 앞두고 연구개발과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진단기술 분야보다 100배는 어려운 분야”라며 “평소 투자와 관심이 열악했고 국내회사 역량도 세계와 비교하면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적극적 지원과 앞으로 구체적 로드맵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질병관리청에 mRNA 사업단을 만들어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 교수는 “인적 인프라를 보완하고 부족한 경험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지금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는 ‘시민 과학’의 역할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이들 중 몇몇은 자신의 병상 일기를 꼼꼼히 적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또한 ‘하루일지’를 직접 적어 혹시 자신이 확진됐을 때 접촉자 파악을 곧바로 할 수 있도록 정리한 시민도 있었다.

이처럼 시민들이 직접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과학적 접근’으로 함께 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코로나19 극복의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면 검증되지 않은 말, 허위사실 등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며 “과학적 접근과 함께 시민이 방역이든, 백신과 치료제 개발든,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영역에서 과학적 인식을 함께 할 때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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