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개인정보 침해 과징금 '전체매출 3%'…학계 "과도하다"


체감규제포럼-인기협 과징금 논의 세미나에서 기준 적합성 높여야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사진=캡처]

[아이뉴스24 최은정 기자] 개인정보 침해 기업에 전체 매출액의 3% 이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 내용이 기업에 과도한 제재로 작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체감규제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가 주관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의 과징금 규정 관련 온라인 세미나에서는 이 같은 학계의 주장이 지속됐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 침해 기업이 총 매출액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법 위반 행위에 한정해 '관련' 매출액의 3% 이하라는 기존 과징금 기준을 상향한 것이다.

관련 업계는 형사처벌 중심의 형벌 체계를 경제벌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과도한 과징금 규정이라며 이의를 제기해왔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가령 삼성전자가 직원의 개인정보 처리 시 법을 위반했다고 가정하면 법 위반과 무관한 스마트폰 매출을 포함한, 전 매출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개인정보를 주요 영업자산으로 하는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 등의 인터넷 기업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제조사까지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체 매출액 기준의 과징금은 이중처벌 금지원칙 등에 따라 헌법상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정안에서 도입하고 있는 과징금 규정은 과거 과징금과 다르게 기존의 부당 이익을 환수하려는 목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헌법 관점에서 보면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동시에 가할 이중처벌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위반 행위 관련 매출이 아닌 전체 매출을 과징금으로 설정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거의 유일하다"며 "대기환경보전법, 식품위생법 등과 같이 오히려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중요도 높은 법들은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데이터 산업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이상직 변호사는 "지난해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로 가명정보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생겼지만 과징금 상향으로 데이터산업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 부담과 충격이 크다"며 "국내 데이터 산업 성장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과징금 부과 절차…적합성 높여야

이날 학계 전문가들은 과징금 부과에 있어서 절차성과 비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특히 과징금 부과의 절차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정보위 내 위원회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인호 교수는 "개인정보위가 개인정보 처리 관련 독립성을 갖고 있긴 하나 과징금 부과 절차를 준사법적으로 진행할 내부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김민호 교수 역시 "개인정보법 위반에 대해 전체 매출의 3%를 부과할 때 법원의 사법 절차 못지 않은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며 "가령 과징금부과위원회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개정안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일본의 개인정보보호법과 비교 검토하며 "전체 매출액 기준의 과징금 부과는 피해 추산을 위한 합리적 기준을 설정할 수 없다"며 "관련 매출액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되 관련 매출액을 적용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정액으로 부과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은정 기자(ej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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