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필요하다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해서라도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한토큰)를 이용한 게임 출시를 해 나갈 것입니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업체인 스카이피플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등급분류 거부에도 게임 내 NFT 적용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관련 규제가 덜한 해외로 본사를 옮길 수 있다는 뜻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박경재 스카이피플 대표는 지난달 31일 사단법인 '어젠다2050' 주최로 열린 '게임세계에서의 가상자산 형성, 게임을 중심으로 알아봅시다' 온라인 토크쇼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박 대표는 "NFT를 포함한 기술이 있는 게임물의 경우 게임위에서 사행성이 있다고 판정돼 등급분류 거부 같은 유권해석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관련해 게임위에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결과에 따라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게임위는 지난 2월 초 스카이피플이 NFT를 적용해 개발한 게임인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의 등급분류 거부를 최종 통보했다. 게임위는 NFT화된 아이템이 게임 외부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는 점을 들며 이로 인한 거래소 활성화 시 사행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즉 아이템의 현금화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사행성을 우려한 것이다.
스카이피플 측은 지난 7개월 동안 수차례 소명서를 제출하며 사행성 문턱을 넘고자 했다. 우연적 확률로 결정되는 NFT 아이템의 삭제 등 게임 내 콘텐츠 수정도 제안했으나 결과적으로 등급분류를 받지 못했다. 이에 스카이피플은 게임위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거래소 등 일부 기능을 뺀 채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을 구글 플레이 등에 출시했다. 게임위의 등급분류가 아닌 앱 마켓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자율등급분류를 거쳤다.
박 대표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결과가 잘 안 나올 경우 본사를 해외로 이전해서라도 게임을 내놓을 것"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차기작들이 있으며 이들을 싱가포르에 있는 자사의 협력사 및 서비스사 등을 통해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본사를 이전할 각오까지 하고 게임위 등에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 지속적으로 다툼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NFT는 최근 게임사들이 주목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분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게임 아이템에 NFT를 적용할 시 그 자체가 이용자 소유로 귀속된다. NFT 특성상 복제·위조도 불가능하기에 소유권이 굳건해지며, 아이템이 더 이상 회사에 귀속된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이용자 본인의 소유이기 떄문에 이용자가 자유롭게 아이템을 거래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 아울러 같은 블록체인 바탕인 암호화폐와 연동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해결할 기술로 주목받기도 한다. NFT가 적용될 경우 아이템의 정보가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되기에 게임사들이 허위로 확률 공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게임사들이 NFT 적용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NFT 게임이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통과한 사례가 사실상 없다. 마찬가지로 사행성 우려 때문이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게임사들은 주로 해외를 중심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몇 차례 블록체인 게임 활성화에 대한 긍정적인 계획을 내놓기는 했지만 산하 기관인 게임위의 가시적인 태세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이날 토크쇼 참석자들은 일제히 NFT의 장점을 거론하며 현재 NFT에 대한 정부의 규제 일변도 시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블록체인을 통해 확률 공개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전 가능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보다는 이익이 훨씬 크다고 본다"며 "NFT에 대한 진입장벽을 열어주되, 게임사들의 운영에 대해 사후규제를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어떤가 싶다"고 말했다. 사행성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상황에 따른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 등 관련 사업을 하는 위메이드트리의 김석환 대표도 NFT에 대한 보다 전향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김 대표는 "가상자산이 점점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고 이 같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가상자산 패권을 두고 경쟁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이처럼 유망한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를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가상화폐는 거품' 같은 시각이 만연해 있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이미 NFT를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이 매우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게임에 국한해서 논의하기보다는 전반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고 짚었다. 시장 자체를 보다 전향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자연히 게임과 관련된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그는 "이 부분에 대해 단지 게임위뿐만이 아니라 고위 공직자들이나 국회의원들의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경재 대표는 "NFT는 세계적인 흐름이며 앞으로 가상자산이 팽창하면서 NFT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여러 서비스들도 생길 것"이라며 "이제 게임은 NFT를 활용해 이용자들의 창작 활동을 게임 안에 포함시켜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놀이와 문화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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