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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유니콘기업 IPO 잡겠다"…한국거래소, 핵심전략 발표


코스피 시총·자기자본 요건 완화 등 상장제도 개선…ESG·글로벌 경쟁력 강화 추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한국거래소가 유니콘·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차세대 성장기업 상장 유치를 위해 상장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시장 선도와 차세대시장시스템 구축 등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도 제시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와 디지털 기술혁신 등에 따른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자본시장의 지속적인 혁신성장을 견인하겠다는 포부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 "유니콘기업, 국내 상장 메리트 높이겠다"…상장 문턱 낮추고, 지원 강화

우선 유니콘 기업 등 미래 성장을 책임질 유망 혁신기업의 국내 상장을 촉진하기 위해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최근 쿠팡 등 대형 성장 기업들이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등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대어급' 유니콘 기업이 국내 증시 상장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쿠팡을 예로 들면,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증시 상장을 택한 것은 오너의 지분희석 문제, 대주주가 외국계 펀드인 점, 본사도 외국에 있는 부분 등 기업의 개별적인 상황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며 "그러나 해외 상장을 추진할 경우 기업들의 상장 유지 비용, 회계·법률 자문 비용, 소송 리스크 부담도 큰 측면이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카카오뱅크·페이, 원스토어 등 대어급 유니콘 기업들이 국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거래소는 이 같은 혁신 기업들이 국내 증시 상장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정부의 기업공개(IPO) 시장 활성화 정책에 맞춰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등 유니콘 기업의 국내 상장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기존에는 코스피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시총 6천억원과 자기자본 2천억원의 요건을 충족해야했지만, 이를 시총 5천억원과 자기자본 1천500억원으로 낮췄다. 또 시가총액 1조원이 넘으면 그것만으로도 상장을 가능토록 하는 요건을 신설했다.

BBIG로 대표되는 차세대 성장기업의 특성을 반영해 성장성 중심의 상장제도와 심사 프로세스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성장형 기업에 적합한 질적심사기준을 마련하고, 다양한 분야의 기술평가 등 전문가가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시장평가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현재 복수의 전문기관을 통해 기술평가를 받아야 상장이 가능한데, 이를 완화시키는 등 절차를 간소화해 상장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또 성장형 기업을 적극 발굴할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에서 도입을 추진 중인 기업성장투자기구(BDC) 상장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BDC는 다수의 비상장 기업에 필요한 자금과 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의 투자 기구다. 정부는 이를 설립해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거래소는 BDC를 통해 비상장 혁신기업에 안정적인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투자자에게는 높은 투자기회와 투자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ESG 산업 선도"…종합포털 구축·테마형 상품 지속 개발

거래소는 ESG로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있어 자본시장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저탄소·사회책임 등 'ESG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KRX300 기후변화지수', '코스피200 기후변화지수', '기후변화 리더스지수' 등 '기후변화지수 3종 세트'를 출시하고, ESG 투자상품 등의 패스트트랙 상장을 추진한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친환경 산업 투자 촉진을 위해 탄소배출권 시장 참가대상자를 증권사 등으로 확대하고 탄소배출권 선물, BBIG 선물 등 신규 파생상품 보급을 추진한다.

또 ESG 투자문화 확산을 촉진할 수 있도록 'ESG 종합포탈' 구축에 나선다.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기반으로 기업의 ESG 보고서, ESG 평가 결과, ESG 해외동향 등 폭넓은 정보를 ESG 포털에서 원스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자율공시 영역에 있는 것을 중장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공시를 의무화하고, ESG 관련 투자지표 신규 개발, 녹색채권 발행 현황과 투자 정보 등도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새로운 ESG 투자지표의 경우, 기존에 주식시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유사한 'Price to ESG' 지표 등도 내놓겠다는 설명이다.

탄소배출권 시장과 관련해서는 실수요 외 투자목적 거래를 수용하기 위한 제3자의 배출권시장 참가를 허용할 방침이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현재 실수요 목적의 기업 약 590여개 사가 참가 중인데, 앞으로 증권사의 자기매매를 우선 허용하고, 이후 선물 등 파생상품을 도입해 다양한 배출권 운용 수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후 개인 등의 위탁매매 허용을 통해 배출권 거래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 글로벌 경쟁력 확보…차세대시장시스템 구축·한-중 공동지수 개발 및 ETF 교차상장 등

한국거래소는 점차 강화되는 글로벌 시장간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내놨다.

자본시장의 핵심 경쟁력인 IT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차세대시장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또 해외 대비 높은 수준인 주식시장 호가가격단위(Tick Size)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가격발견기능을 높이고 거래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과 중국의 자본시장 협력을 통해 공동 지수를 개발하고, ETF 상품의 교차상장도 추진한다.

또 점차 늘어나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직접투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해외 테마형 ETF·ETN 등 다양한 신상품을 확충할 방침이다. 특히 ETF의 장점과 액티브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액티브 ETF의 상장을 보다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 마이크로선물이나 토탈리턴스왑(TRS) 선물 등 선진 파생상품시장의 인기 선물상품의 상장도 추진한다. 마이크로선물은 미니 선물 상품의 거래승수(현재 미니코스피200선물 5만원)보다 승수를 더 낮춰 소규모 개인투자자의 선물거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TRS 선물은 증권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자본수익 등 모든 현금흐름을 상대방에게 이전하는 스왑계약을 기초로 하는 선물 상품으로 기관투자자의 다양한 헤지(hedge)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거래소는 이 외에도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공매도 제도개선과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불법·불공정 거래에 대한 시장감시화 사후관리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또 고빈도·알고리즘매매, 유튜브·리딩방·SNS 등을 악용한 신종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도 시장감시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 안정성과 투명성 관리 강화, 양질의 투자참고 정보 제공, 결제이행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추진한다.

손 이사장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도 국내 자본시장의 강한 회복력과 시장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했고, 시장관리자로서 거래소 본연의 역할과 책임이 그 어느 때무다 막중함을 실감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와 이후 뉴노멀 시대, 디지털 기술혁신 등에 따른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해 거래소가 자본시장의 지속적인 혁신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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