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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 중고플랫폼까지…신동빈 롯데 회장이 사업 다각화 속도내는 이유는?


중고나라에 300억원 공동 투자, 바이오 사업 적극 검토 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롯데그룹이 달라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바이오 사업까지 본격 검토하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업 다각화 행보가 시작된 것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기로 최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거래금액은 1천150억원이다.

롯데 내 투자 주체는 롯데쇼핑으로, 투자금은 300억원이다. 공동 투자자 중 롯데쇼핑만 전략적 투자자(SI)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이 차후 중고나라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롯데그룹은 바이오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최근 코스닥 상장사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롯데는 엔지켐생명과학과 별도의 조인트벤처(JV)도 설립할 예정이다. 투자금액은 조인트벤처와 지분 인수 등을 합쳐 최소 1천5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롯데지주 측은 23일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엔지켐생명과학을 포함해 많은 바이오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베이코리아(지마켓, 옥션, G9) 인수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51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IM(투자설명서)을 수령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전경 [사진=롯데그룹]
롯데그룹 전경 [사진=롯데그룹]

◆5년째 실적 하락...자극 받은 재계 5위 롯데그룹

재계 서열 5위로 꼽히는 롯데그룹은 그간 다른 그룹에 비해 신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삼성이 미래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장 확장에 사활을 건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현대차가 선제적인 수소차 투자로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고 있지만 롯데는 뚜렷하게 내세운 신사업이 없었다.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롯데그룹는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한참 뒤쳐진 지난해 4월 롯데계열사 7개를 합친 '롯데온'을 출범했다. 롯데가 현재 재계 5위권이지만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몇 년 안에 순위가 밀려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롯데쇼핑의 실적은 몇년 동안 부진을 겪고 있다. 영업이익뿐 아니라 매출도 매년 감소세라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016년 23조원에 달했던 롯데쇼핑 매출은 2018년 17조8천208억원, 2019년 17조6천22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8조1천226억원으로 8.8% 떨어졌다.

영업이익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2016년 한 해 9천억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은 2019년 4천279억원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535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대비 82% 줄어든 수치다. 이런 영향으로 2019년 말 기준 롯데의 종업원 수는 9만2천명으로 전년 10만명에서 8천명 정도 줄었다.

본업인 오프라인 유통만 놓고 보면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유통업 부진에 주요 점포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당분간 폐점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롯데쇼핑은 앞으로 5년간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 718개 매장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곳 이상을 정리하기로 했다.

◆ 신동빈 롯데 회장, 고강도 그룹 쇄신 주문...올해 본격적인 변화 시작

이런 이유로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본격적인 그룹 쇄신에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위기 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에도 성장 폭이 크다"며 "롯데의 10년 성장을 이끌 새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롯데지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컨설팅사와 계약을 맺고 신사업 진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에서는 온라인과 중고 거래 유통으로의 사업 확장을, '롯데케미칼'에서는 바이오 사업으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계열사다.

SK그룹이 잇단 바이오 계열사 상장으로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것도 롯데그룹에는 자극제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8일과 작년 7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 두 곳의 시가총액은 총 19조2천389억원이다.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9곳의 전체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바이오 사업은 이미 진입 시기를 놓쳐 대규모 투자 비용이 필요한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롯데그룹은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롯데제약을 2002년 출범했지만 2011년 롯데제과에 인수합병시키며 사업을 접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바이오는 현재 검토 중인 여러가지 사업 중에 하나"라며 "실무 차원에서 논의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중고나라 사업에 대해서는 차후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쌓은 유통업 노하우로 중고나라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사모펀드 투자자 중 최대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롯데가 중고나라 경영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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