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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본 건설] ②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무산 후유증…재무구조 악화


재무구조·현금흐름 모두 적신호…정몽규의 '2兆' 활용법은?

HDC현대산업개발 재무구조
HDC현대산업개발 재무구조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곳간에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지만, '노딜'로 마무리되면서 현금자산만 2조원에 달한다. 이는 시가총액(1조8천322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정몽규 회장은 해당 재원을 HDC현산의 종합 디벨로퍼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무산에 따른 영수증은 남게 됐다. 총차입금이 전년과 비교해 3배를 넘어서면서 부채총계는 무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매년 이자비용만 340억원에 달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수익성은 악화되면서 영업활동을 할수록 현금이 유출되고 있다. 재무구조, 현금흐름 모두 빨간 불이 들어온 셈이다.

◆ 부채비율 20% 껑충, 이자비용만 매년 340억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DC현산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무려 2조183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9년(1조143억원)과 비교해 무려 1조원 증가한 셈이다. 2조원 중 1조5천억원을 단기금융상품 매입에 사용했다. 현금 2조원을 방치할 수 없으니 이자수익이라도 얻겠다는 것이다.

자산이 급증한 배경은 아시아나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지만, 정작 인수가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HDC현산은 유상증자 3천200억원, 사채 3천억원, 사모사채 1천700억원, 공사대금 유동화 3천700억원, 은행대출 5천700억원 등 1조7천억원 실탄을 조달했다.

앞서 HDC현산 컨소시엄은 2019년 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 30.77%를 3천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천77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계약금으로 2천500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유동부채는 1조7천260억원에서 2조4천740억원으로 43.3%(7천480억원) 증가했다. 비유동부채 역시 4천510억원에서 8천99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차입금도 5천860억원에서 1조7천55억원으로 증가, 이로써 부채비율은 97.6%에서 123.0%로 무려 25.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이자비용만 342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9년(171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자보상배율은 32.09에서 17.11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나눈 값이다. 낮을수록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이 커진다는 의미다.

◆ 재무부담에 현금창출력까지 악화…2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 유출

수익성도 다소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3조6천7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시공한 분양물량(6천400가구)이 대폭 감소하면서 후행적으로 지난해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자체 주택사업 역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자체 주택사업 영업이익은 293억원으로 지난 2019년(1천884억원) 대비 84.4% 하락했다. 다만 이는 사업 경쟁력 악화가 아닌, 회계정책의 변경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2018년부터 자체 주택사업은 공사진척도가 아닌, 최종 인도시점에서 매출과 원가를 인식한다.

HDC현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21% 증가한 5천857억원을 거뒀지만, 순이익은 46.8% 줄어든 2천200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아시아나 인수 계약금 2천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하면서다. 금호산업과의 이행보증금(계약금) 반환소송 패소에 대비해 해당 비용을 전액 대손 처리했다.

수익성 하락은 현금흐름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천5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1천199억원 적자)와 비교해 적자폭을 키운 것이다. 쉽게 말해, HDC현산이 지난 1년간 영업활동을 펼쳤지만, 정작 2천589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결국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금창출력까지 악화되면서 HDC현산의 경영 리스크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 역세권 자체사업 분양이 시작될 경우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는 데다 막대한 현금성 자산은 미래 신사업 투자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HDC현산이 추진하고 있는 자체 개발사업은 용산철도병원 부지개발(372세대), 공릉역세권 개발(450세대), 의정부 주상복합(1천92세대) 등이 있다. 올해에는 용산철도병원 부지개발과 공릉역세권 개발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도시재생사업과 1만5천가구 이상의 주택공급도 예정돼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 사업은 도급사업보다 인·허가 등 추진 기간이 필요하나 수익성은 월등히 높다"며 "내년 상반기 주목할 만한 서울 역세권 자체 사업 분양을 시작한다면 HDC현산의 향후 수년간 매출과 이익 성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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