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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으로 몸살 앓는 배구계…이재영·이다영부터 송명근·심경섭까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6만 9천명 돌파…청원인 "진상규명 및 엄정대응 촉구"

여자 프로배구단 흥국생명의 쌍둥이 선수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정소희 기자]
여자 프로배구단 흥국생명의 쌍둥이 선수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정소희 기자]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여자 배구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지난 10일 게재됐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지 4일 만에 6만 9979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해당 선수들에 대한 제명과 지명철회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야구구단과 협회들도 최근 학교폭력 사실이 드러난 선수들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행했던 것처럼 여자배구 선수들의 학교 폭력이 사실이면 배구연맹은 해당 선수들에 대한 영구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더군다나 우리나라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라면 이는 더욱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한 국가 차원에서의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사과를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체육계의 국격이 손상된 것은 사실이며 배구연맹과 배구선수들 전체에 대한 이미지에 손실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제대로 된 조사와 엄중한 처벌만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재영 이다영 학폭 사태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두 사람에 대한 폭로글이 게재되면서 촉발됐다.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A씨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스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내서 쓴다"라며 "글을 쓰는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 외에 더 있다"라고 주장했다.

A씨가 주장한 피해 내용은 다소 구체적이었다. A씨는 20여건의 피해 사례를 나열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숙소에서 같은 방을 썼는데 소등한 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다"라며 "피곤했던 피해자는 좋은 어투로 여러 번 거절했으나 가해자는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 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을 했다"라며 "피해자만 탈의실 밖에 둔 채 들어오지 말라고 한 뒤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 스케치북에 피해자 욕과 가족 욕을 적어 당당하게 보여주기도 했다"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학부모가 간식 사준다고 하셨는데 (가해자가) 귓속말로 조용히 '처먹지 마라. 먹으면 X진다'고 했다. 시합장 가서 지고 왔을 때 방에 집합시켜 오토바이 자세도 시켰다"라며 "툭하면 돈 걷고 배 꼬집고 입 때리고 집합시켜서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그렇게 걷은 돈으로 휴게소에서 자기들만 음식을 사 먹었다"라고도 했다.

특히 A씨는 "부모님들이 숙소에 한 번씩 오실 때 가해자들은 계속 옆에 붙어 있었다. 반면 피해자들이 부모님 옆에 가면 혼내고 때렸다. 피해자 여러 명에게 하루하루 돌아가면서 마사지를 시킨 적도 있다"라며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본인들만 가해자 되기 싫어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나쁜 행동을 시켰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영, 이다영 선수는 과거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들은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문을 올리고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라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라고 밝혔다.

이재영은 "저의 잘못된 언행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 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라며 "좋은 기억만 가득해야 할 시기에 저로 인해 피해를 받고 힘든 기억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라고 썼다.

이어 "이제라도 저로 인해 고통 받았을 친구들이 받아준다면 직접 뵙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라며 "힘든 시기에 다시 한 번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다영은 "학창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린다"라며 "피해자 분들께서 양해해주신다면 직접 찾아 뵈어 사과드린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이 글에 따르면, B씨는 송명근, 심경섭과 함께 고교 시절 배구계에 몸담았던 것으로 추측됐다. 고교 1학년 재학 당시 3학년이었던 선배들에게 노래를 부르라는 강요와 구타를 당했고 이 과정에서 급소를 맞고 응급실에 실려가 고환 봉합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가해자들은 "(자신을) '부X 터진 놈'이라고 놀리고 다녔다"라며 "당시 그 부모가 와서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고 했던 엄마 말을 들었던 내가 너무 후회가 된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피해자는 "당시의 힘든 기억을 잊을 수 없고, 평생 갖고 살아야 할 육체적 통증도 있다. 세상을 도피하듯 살았고, 운동 그만둔 후 세상에 살아남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OK금융그룹은 공식입장문을 내고 "송명근, 심경섭 선수가 학교 폭력에 연루돼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OK금융그룹은 "송명근 선수는 송림고교 재학시절 피해자와 충돌해 부상을 입혔다. 당시 수술치료 지원과 사과를 했다는 걸 확인했다"라며 "피해자와 직접 만나 재차 사과하려고 했으나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 메시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심경섭 선수 또한 지난 송림중 재학시절 피해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등 과오를 범했음을 인정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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