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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50주년] 중견·중소·스타트업 기업 CEO “나에게 카이스트는”


"세상 변화 믿음 심어준 곳" "순수함 배운 곳" "실패 이겨내는 토대”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카이스트(KAIST) 출신 중견·중소·스타트업 기업 CEO들에게도 ‘카이스트 50주년’은 특별하다. 학창시절을 그곳에서 보냈고 이젠 어엿한 한 기업을 이끄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카이스트는 성장하는데 큰 촉매제 역할을 했다.

학창시절을 카이스트에서 보내고 각 영역에서 주목할 성장을 이끄는 카이스트 출신 중견·중소·스타트업 기업 CEO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들 CEO에게 카이스트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편집자 주]

◆92학번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세상 변화시키는 믿음 심어준 곳”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카이스트(KAIST) 개교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KAIST는 한국을 넘어 세계 과학 기술 혁신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과학 기술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는 공동체의 한 성원인 것에 대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

나에게 KAIST는 나만의 경쟁력과 타협 없는 열정, 그리고 작은 자원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질을 펼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 곳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 과학 기술에 대한 열정과 탐구 정신으로 1992년 전산학부로 KAIST에 입학해 석사, 박사 과정을 거치며, 15년이란 긴 시간 동안 KAIST에 적을 뒀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환경적 특성으로 자율적 탐구학습 분위기가 조성돼 스스로 원하는 분야와 주제를 마음껏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었다.

공학, 과학에 대한 지식은 물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기에 사람의 연결점,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요소를 볼 수 있는 넓고 깊은 시야를 갖게 됐다. 더 큰 꿈을 가지고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이에 여러 번 실패를 겪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술과 사람, 사회를 관찰하고,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전을 해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라는, 한국과 세계 게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 크래프톤을 이끌며 ‘게임 제작의 명가’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모두 KAIST라는 환경이 자양분이 돼 주었기에 나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시 한번 KAIST 개교 50주년을 축하하고 앞으로 100주년, 200주년, 계속해서 과학 기술 발전과 가치 창출의 비옥한 토양이 돼 주시기를 바란다.

◆08학번 박아론 만나씨이에이 대표 "받은 만큼 되돌려줄 방법 찾아야"

박아론 만나씨이에이 대표. [사진=만나씨이에이]
박아론 만나씨이에이 대표. [사진=만나씨이에이]

"Congratulations! 50th anniversary of KAIST."

나는 미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2008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 낯선 문화였는데 친구들의 때 묻지 않은 그 순수함이 무엇보다 좋았다. 지금은 전태병 동기와 함께 농업회사법인 만나씨이에이를 운영하고 있다.

카이스트를 생각하면 감사하다는 표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인생의 계절이 한 두 해 지나갈 때마다 '순수함에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 추억들이 미화되는 부분들도 있겠지만, 지금의 어려움과 삶의 척박함이 마음에 묻어있는 상태에서는 그 경험들은 얼마나 더 고마운지 모른다.

카이스트를 다니면서 많은 친구를 만났다. 나를 위하고, 정말 잘 돼 주기를 바라는 친구…진심과 사명감으로 도와주었던 사람들…사회의 때가 묻지 않았기에 순수하게 나의 가는 길을 동행하며 웃음과 눈물을 나누었던 친구들….

사회에 나가기 위해 나의 모난 부분들을 깎아내리고 교정했던 경험들. 무엇보다 가장 감사한 것은 평범과 구별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경험한 것이었다.

지금도 카이스트 영향을 받고 있다. 졸업생들과 창업을 해서 같이 하고 있다. 또 카이스트 네트워크 안에서 그 경험과 배운 것들을 실천하고 있다. 나는 카이스트에서 많은 것을 받았다. 그만큼 이제 나는 많은 것을 돌려주고 갚아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카이스트 50주년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한다.

◆2017년 박사 졸업 김주성 리베스트(LiBEST) 대표 “실패 이겨내는 토대 됐다”

김주성 리베스트(LiBEST) 대표(가운데).  [사진=리베스트]
김주성 리베스트(LiBEST) 대표(가운데). [사진=리베스트]

나는 매우 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보통 자신의 연구주제와 상관없는 곳으로 취업하는 때도 흔히 있는데, 나는 카이스트(KAIST)에서 학위 과정 동안 했었던 좋아하는 일을 현재 LiBEST에서도 꾸준히, 그리고 더 집중도 있게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LiBEST에서 우리 식구 20명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일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면, 리튬이온 배터리를 용량도 좀 더 크게, 수명도 좀 더 길게, 좀 더 안전하게, 그러면서 배터리가 휘어질 수 있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전체집합으로 가죽처럼 유연한 플렉시블 배터리를 판매하고 있고, 부분집합으로는 EV, UAV용 배터리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처음에 ‘나에게 KAIST란?’이라는 질문을 받고, 가장 먼저 KAIST 생활의 시작과 끝을 떠올려 보았다. 그 처음과 끝에는 누구나 그렇듯 늘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던 것 같다. 혼자 대전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어떤 동료를 만나게 될까? 교수님은 어떤 분이실까? 등등의 간단한 고민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잘 아는데, 이런 부분을 ‘어떻게 KAIST의 자원을 잘 활용해 소화하고, 성장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귀결됐던 것 같다. 이러한 고민을 교수님, 선-후배, 동기, 산업계 주변 분들과 주저 없이 소통하며 내 자식 키우듯 아이디어 하나씩 잘 성장시킬 때마다 논문도 한 편씩 쓸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을 LiBEST를 창업한 지금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내가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실패를 했는지 제대로 기억을 못 할 정도로, KAIST는 마치 든든한 샌드박스 역할을 해줬던 것 같다.

오롯이 내가 좋아하는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주는 분들과 장소가 있었기에 나는 이렇게 스스로를 운 좋은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AIST의 모든 분과 여기에 기부해주신 분들, LiBEST의 식구들과 여기에 투자해주신 분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던 빼빼 마른 장난꾸러기 나를 낳고 키워주신 존경하는 부모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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