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게임이 쏟아진다] ④ CCR의 'RF온라인'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온라인 게임 시장을 두고 예측 불허의 대격전이 벌어진다. 리니지 등이 장악했던 시장에 개발비만 수십 억 원 이상이 들어간 대작이 곧 줄줄이 도전장을 던지는 것. 그들이 제공하는 게임 내용만큼이나 이용자를 뺏기 위한 게임간 격돌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정통 역할수행 게임(RPG)에 PC 및 콘솔 게임이나 1인칭 슈팅(FPS) 게임 방식을 적용하는 등 격전의 방식도 예년과 달리 현란하다.

아이뉴스24는 2005년 벽두부터 '온라인 게임 춘추전국시대'에 출전할 주요 게임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RF온라인'은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 RPG)의 무대를 공상과학(SF)의 우주세계로 옮겨가며, 2004년 온라인 게임계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저가정책은 또 한번의 도전"...강성찬 PM

"거액을 들인 대작이라고 해서 높은 가격을 고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저가정책에 대한 'RF온라인'의 실험은 MMO RPG의 이용자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고, 게임 개발사들에 새로운 가격모델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RF온라인'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CCR 강성찬 프로젝트 매니저(PM)의 말이다. 저가정책에 대한 'RF온라인의 실험은 아직 진행 중이다. 유료화 후 일주일만에 32억원이란 거금을 안겨주긴 했지만, 통상 상용 서비스 이후 3개월이 지나봐야 가격정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5년 1월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까지 'RF온라인'은 동시 접속자 수 4~5만 명 수준을 유지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CCR는 지난 10월28일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불과 3일만에 월정액 요금을 절반 이상 인하한 저가모델을 제시하며 '홍역'을 앓은 바 있다.

그만큼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월정액 요금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강 PM과 함께 'RF온라인'의 유료화 당시 고민과 향후 마케팅 계획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상용 서비스 당시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처음 이용자들에게 제시했던 가격은 사실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24시간에 2만9천800원, 12시간에 2만2천원, 6시간에 9천900원이란 월정액 요금을 내놨는데, 유독 24시간 요금에 집중해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2만9천800원이면 '리니지2'의 2만9천700원보다도 높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4시간 요금에는 다른 계정에 대해 6시간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돼 있었다. 오히려 이용자들이 사용시간에 따라 적정한 모델을 정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회사 측에서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12시간 모델을 선택할 것이라 예상했다."
가격을 급하게 내리게 된 배경은.
"이용자들의 비판이 거셌기 때문에 곧바로 대책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이용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2시간만에 3만여 명이 참여해, 50%에 가까운 참여자들이 1만5천~2만원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보다 장기적으로 수익에 대해 고민하고, 동시에 이용자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월정액 요금을 내리게 됐다."
온라인 게임 시장의 가격체계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불만이 높다.
"'RF온라인'처럼 규모있는 게임이 저가 요금제를 도입함으로써 일반 대중을 게임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이 요금모델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지 여부는, 신작 게임을 내놓는 업체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내년 'RF온라인'의 마케팅 계획은.
"규모 면에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다. 단 올해는 게임 관련 커뮤니티나 웹진 등을 대상으로 MMO RPG 이용자들에 대한 타깃 마케팅에 중점을 뒀지만, 내년엔 대중에게 보다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데 신경을 쓸 계획이다. 그런 점에서 상대 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통해 MMO RPG 이용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공략할 수 있는 제휴마케팅이 꽤 매력적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신작 게임은.
"일단 엔씨소프트의 '길드워'는 MMO RPG가 아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국내 이용자들이 어느 정도 흥미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어느 정도 가격대를 설정할지, 그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끌린다."
그러한 'RF온라인'의 진정한 시작은 2005년부터가 될 전망이다. 이 게임의 개발사 CCR는 내년 상반기 안에 공개 서비스 시점과 같은 수준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내 세 종족 간 우주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진정한 SF 세계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CCR이 5년여에 걸쳐 제작한 'RF온라인'은 다양한 도전을 계속해왔다. 그 첫 번째는 대부분의 MMO RPG가 추구해온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대신해, 전격적으로 SF 배경을 도입하면서 로봇 종족을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보통 신작 RPG들이 게임 내 능력치 올리기나 퀘스트(스토리가 있는 임무), PvP(Player vs Player), 그래픽 등의 변화에 중점을 둔데 반해, 세계관 자체를 바꾸는 시도를 했던 것.

이어 올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아크로드' 등 블록버스터급 게임으로 주목받았던 3대 게임 중 가장 먼저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이용자들의 높은 수준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공개 서비스 이후 최단 기간 내 유료화에 돌입한 게임이란 기록을 세우며 상용 서비스를 실시해 시장의 평가에 맞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개발비 80억원에 올 마케팅 비용으로 70억원을 투입한 대작 게임으로서 예상보다 낮은 월정액 가격을 도입해 게임업계의 눈총을 사기도 하지만, 저가 정책 또한 하나의 도전이 되고 있는 것.

이용자들은 공개 서비스 당시 9만 명에 가까운 동시 접속자 수를 보이며, 이처럼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RF온라인'의 행보에 화답했다.

또 보통 상용화 이후 기존 이용자 중 10~15%만이 유료로 전환하는데 반해, 전체의 60%에 이르는 이용자들이 지갑을 열었던 것에서 볼 수 있듯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CCR는 29일 이용자들을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SF 장르에 어울리는 우주 수송선을 공개하고, 하늘에 떠있는 신규 맵 '천공의 대륙-이더'를 추가한 것이다.

우주 수송선은 점령지구와 설원지대인 '이더'를 연결시켜 준다. 그리고 각 종족별로 수송선이 이 착륙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게 된다.

각 플랫폼은 요새 역할을 함과 동시에 운임 수수료 등을 통해 대규모 부를 축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전략적 요충지로서 향후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전쟁의 실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우주 수송선의 등장. 이 수송선은 각 종족의 점령지구와 '이더' 간 4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수송선 안에는 각양각색의 미니 게임도 준비돼 있다.

천공의 대륙 '이더'에는 여성 전사형 3종과 메카닉형 8종으로 구성된 11종의 신규 몬스터가 등장해, 사냥만으로도 다양한 혜택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여성형 몬스터 3종은 '다크 엘프'처럼 빼어난 외모와 함께 강한 전투력을 갖춰 이용자들의 주요 공략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50레벨의 '칼리아나 프린세스'는 높은 전투력에다 마법까지 쓸 수 있는 최강의 몬스터다.

CCR는 2005년 새롭게 선보이는 우주세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를 통해 올 일본과 대만, 중국 등 3국에 수출되면서 단일 게임으로 1천만달러가 넘는 실적을 기록한 'RF온라인'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대작 온라인 게임들 속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래두고 사귄 벗과 같은 'RF온라인'이기원씨(22세)

'RF온라인'은 MMO RPG를 즐기고 있던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해준 친구같은 게임이다.

친구처럼 '좋은 인상'을 어디에서 받았는지 말하라고 한다면 두 가지를 들고 싶다. 일단 하나는 '보편성 속의 특수성'이다.

어떻게 보면 'RF온라인'의 세 종족은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보편적이다. 워리어나 레인저 등의 스킬이 종족에 상관없이 거의 같은 것을 보면, 과연 이 게임에서 세 종족이 무슨 차이점을 가지고 있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그러나 바로 이런 보편성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벨라토'의 홀리 포스와 기갑장비, '코라'의 애니머스와 다크 포스, 그리고 '아크레시아'의 런처와 시즈 모드 등은 세 종족의 특색을 자연히 드러내준다. 또 이런 장비들이 시시각각 벌어지는 종족 전쟁에서 주요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 한 가지 들고 싶은 것은 '숙련도'이다. 물론 '숙련도'라는 개념을 내세운 게임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게임들에서는 '노가다'가 육성의 전부인 것처럼 매도되는 환경 속에서 별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반면 'RF온라인'에서는 '숙련도'가 레벨과 별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또 '숙련도'를 육성해야 할 실질적인 필요성이 있다.

한 예로 근접 전투 '숙련도'가 올라가게 되면, 일반 공격력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에 맞는 근접 전투용 무기나 방어구를 착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충분한 '숙련도'를 얻지 못하면 공격력도 변화가 없고, 자신의 레벨보다 훨씬 낮은 무기와 방어구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은 레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기 자신이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만 그 '노력한 값'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바로 이점에 'RF온라인'의 특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RF온라인'에 대해서 칭찬거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의 높은 기대치와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업데이트 속도가 너무 더디다. 그래서 이번 '카르텔라 전기 서막 업데이트'가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커다란 관심사가 되고 있기는 하다.

이번에 등장하는 '천공의 대륙-이더'는 앞으로 'RF온라인'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부디 그런 '가늠'이 좋은 쪽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연말연시엔 다들 크고 작은 모임들이 많다. 그 중 어려서부터 사귄 좋은 친구를 만나는 모임에 가는 것이 가장 편하고 즐거운 것처럼, 올 하반기 'RF온라인'이 보여준 좋은 첫 인상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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