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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조 순매도 연기금, 빅히트·SK엔 배팅


빅히트 '성장성'·SK '지배구조 개편 이슈' 부각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연기금이 올해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국내 주식 매도세를 이어가며 8조 원 넘게 순매도 중이다. 그러나 빅히트와 SK 등 주식은 꾸준히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공무연원금 등 각종 공제회가 포함된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들어 전날까지 연일 매도물량을 쏟아내며 7조9천486억 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시작된 순매도가 연초까지 이어지며 23거래일째 '팔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연기금의 매도세는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3천420억 원 순매도 중인데, 순매수에 나선 날은 3거래일(321억 원)에 불과하다. 코스피·코스닥시장 모두 합쳐 연기금의 순매도 금액만 8조2천906억 원에 달한다.

연기금은 연초 코스피가 3200을 넘어서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가 상승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총 상위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물량을 대거 내놓고 있다. 최근 조정장에서도 매도세를 유지 중이다.

순매도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를 2조5천34억 원 순매도해 규모가 가장 컸다. 현대차(5천233억 원) SK하이닉스(4천45억 원) LG화학(3천959억 원) SK이노베이션(3천606억 원) 삼성SDI(3천378억 원) 현대모비스(2천310억 원) 등의 순으로 많이 팔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이 정해져 있는데 최근 가파른 상승장에서 기준 비율을 넘어서는 물량을 매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차익실현 압박이 커짐에 따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연기금 러브콜 1순위 빅히트…올 들어 960억 원 순매수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이 매도 일변도를 보이는 와중에 빅히트와 SK 등은 꾸준히 매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연기금의 러브콜 1순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빅히트 주식을 960억 원 순매수하며 국내 주식 중 가장 많이 쓸어 담았다.

연기금 쇼핑 목록에 오르며 빅히트의 주가도 반등에 성공했다. 빅히트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최대 흥행 종목으로 꼽히며 상장 첫날 장중 35만1천 원(공모가 13만5천 원)까지 치솟는 등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다. 그러나 상장 후 보호예수가 풀린 기관 매물이 대거 쏟아지는 등 ‘오버행 이슈’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지난해 말 16만 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반등에 성공하며 3개월 만에 20만 원대를 회복했다.

빅히트의 성장성에 연기금이 높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빅히트는 최근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강화하고,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와도 협력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빅히트 자회사인 비엔엑스(beNX)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3천548억 원을 투자하고, 비엔엑스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는 방식이다.

빅히트는 네이버와 협력해 위버스(Weverse)와 브이라이브의 사용자, 콘텐츠, 서비스 등을 통합한 새로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그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빅히트가 최대주주로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는 기술 역량에 주력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빅히트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빅히트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천226억 원, 559억 원 수준이다. 현대차증권은 빅히트가 4분기 매출액 3천686억 원, 698억 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훌쩍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음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7% 늘어난 585만 장을 기록하고, 지난해 10월 초 BTS 온라인콘서트에 100만 명이 모이는 등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기존에 상장된 엔터테인먼트 3사(에스엠·YG·JYP) 영업이익 합산액이 250억 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빅히트의 초격차 전략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배구조 개편 SK도 연기금 쇼핑 목록 상위 랭크

연기금은 SK그룹 지주사인 SK 주식(650억 원)도 꾸준히 매집하고 있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연기금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24만500원에 불과했던 SK 주가는 올해 우상향하며 32만 원대까지 올랐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SK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개정안은 지주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신규 편입 시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높이도록 했다. 이에 따라 SK가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20.07%)을 받아도 자회사 편입을 위해선 10%의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해지는 상황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만큼 SK는 올해 안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연기금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일찍부터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을 우선 단행하고, 이후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SK 자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중심은 SK텔레콤이고, 효과는 SK하이닉스의 가치 반영"이라며 "이렇게 되면 SK는 훨씬 높은 가치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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