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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쥐의 움직임 원격조종하는 실험 성공


IBS, 자기장으로 뇌기능 원격·정밀 제어하는 나노 자기유전학 기술 개발

자기장과 유전공학을 이용해 뇌신경을 제어하는‘자기유전학 기술’이 개발됐다. 그림은 자기장을 통해 나노나침반의 토크힘을 발생시켜 이온 채널을 활성화하는 이미지. [IBS 제공]
자기장과 유전공학을 이용해 뇌신경을 제어하는‘자기유전학 기술’이 개발됐다. 그림은 자기장을 통해 나노나침반의 토크힘을 발생시켜 이온 채널을 활성화하는 이미지. [IBS 제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살아있는 동물의 특정 뇌세포를 외부에서 원격(무선)으로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28일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천진우 단장, 이재현 연구위원 연구팀은 자기장을 이용해 뇌의 운동신경을 원격으로 정밀 제어하는 ‘나노 자기유전학(nano-magneto-genetics)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의 대뇌 운동 피질에 자기장에 감응하는 특수한 장치를 시술한 뒤, 원통형 실험공간 안에서 자기장의 자극부위에 따라 시계방향 또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제어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살아 움직이는 동물을 대상으로 특정 뇌세포를 무선으로 원격 제어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험 동영상(youtu.be/n-bHEIwAaJg)

◆자기장에 감응하는 나노나침반으로 이온채널 열고 닫는다

연구팀이 제안한 '나노 자기유전학'의 핵심요소는 '이온채널 유전자'와 '나노 나침반'이다. 먼저 유전공학을 통해 원하는 세포에 이온채널을 생성하고, 여기에 자기수용체 역할을 할 나노나침반을 붙였다. 500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초소형 나노 나침반이 자기장에 따라 움직이면 그 힘을 전달받은 이온채널이 열려 뇌신경이 활성화되는 원리다.

힘에 반응하는 이온 채널을 유전자 전달을 통해 세포에 생성한 후, 나노나침반과 자기장을 이용해서 세포의 활성을 조절한다. [IBS]
힘에 반응하는 이온 채널을 유전자 전달을 통해 세포에 생성한 후, 나노나침반과 자기장을 이용해서 세포의 활성을 조절한다. [IBS]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나침반'은 자기장에 감응해 5 pN(피코 뉴턴)의 토크 힘이 발생한다. 이 힘은 뇌세포 세포막에 형성한 피에조-1 (Piezo-1) 이온 채널을 개방한다. (이온 채널은 세포 내부의 이온농도를 조절하는 막 단백질이다. 피에조-1 이온채널은 힘에 의해 개폐가 결정되는 이온채널의 하나다.)

실험에서 나노나침반을 우뇌의 운동 신경 부위에 주입한 쥐에게 자기장을 가하자, 칼슘 이온이 세포 내로 유입돼 원하는 부위의 운동 능력을 촉진했다. 이에 따라 쥐의 왼발 운동신경이 활성화되어 반시계 방향으로 운동하며, 운동능력이 약 5배 향상됐다.

나노 자기유전학을 적용한 뇌 운동 신경 활성화 실험 예. 1. 피에조-1이 발현된 뇌세포 (운동 피질 부위)에 나노나침반을 주입. 2. 활성화된 뇌세포 신호(붉은색) 3.우뇌 운동 피질 (M2 부위)에 나노나침반을 주입한 후 자기장을 가했을 때, 쥐는 왼발이 활성화되어 반시계 방향으로 운동을 하며, 대조군에 비해 평균 5배의 운동능력 향상을 보임. 반대로, 좌뇌 운동 피질을 자극 받은 쥐는 시계방향으로 운동 능력이 촉진됨. [IBS]
나노 자기유전학을 적용한 뇌 운동 신경 활성화 실험 예. 1. 피에조-1이 발현된 뇌세포 (운동 피질 부위)에 나노나침반을 주입. 2. 활성화된 뇌세포 신호(붉은색) 3.우뇌 운동 피질 (M2 부위)에 나노나침반을 주입한 후 자기장을 가했을 때, 쥐는 왼발이 활성화되어 반시계 방향으로 운동을 하며, 대조군에 비해 평균 5배의 운동능력 향상을 보임. 반대로, 좌뇌 운동 피질을 자극 받은 쥐는 시계방향으로 운동 능력이 촉진됨. [IBS]

◆특정 뇌세포를 선택해 활성화, 새로운 뇌연구 플랫폼 기대

이번 실험은 자기장을 원격 신경활성에 활용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 MRI처럼 생체 신호를 읽는 수단으로 사용돼 온 자기장이 이제는 쓰기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특정 뇌세포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히는 연구에 활용하거나, 이미 밝혀진 기전에 따라 특정 뇌세포를 선택해 원하는 활동을 촉진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자기유전학 장치는 MRI 장비와 같은 크기(중심지름 70 cm)에서도 구동이 가능하며 사람의 뇌나 전신에 25mT(밀리 테슬라)의 자기장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파킨슨병, 암과 같은 난치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천진우 단장은 "나노 자기유전학은 원하는 세포를 유전공학으로 선택해 무선·원격으로 뇌 활성을 제어하는 연구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뇌의 작동 원리 규명과 질환 치료 등 뇌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29일 1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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