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즉시연금 소송 줄패소…삼성·한화·교보 빅3 '긴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4단독 재판부는 전날 동양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12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원고에게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 미래에셋생명 이어 동양생명도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 패소

즉시연금은 한꺼번에 보험료를 내면 보험사가 이를 운용해 매달 이익금(이자)을 연금처럼 지급하고 만기 때 원금을 돌려주는 보험상품이다.

지난 2018년 금융소비자연맹은 보험사들이 제대로 알리지도 않은 채 만기보험금으로 지급할 금액을 공제한 뒤 연금 월액을 산정했다며 즉시연금 가입자들을 모아 공동소송을 진행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도 보험금 지급을 권고했지만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KB생명은 이를 거부했다. 당시 금감원이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금 분쟁 규모는 8천억원에 이르고, 16만명의 가입자가 관련돼 있다.

법원이 즉시연금 가입자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3단독 재판부는 미래에셋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2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 오는 3월 10일 삼성생명 1심 판결 예정…다른 보험사 소송에도 영향 미칠 듯

연이어 보험사들이 패소하면서 다른 보험사들의 소송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KB생명의 판결이 남아 있는 상태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즉시연금 미지급 반환청구 공동소송의 연이은 원고승 판결은 사필귀정이며, 이후 진행되는 다른 보험사 공동소송 건에서도 당연히 원고승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늦었지만 생보사들은 지금이라도 미지급연금을 자발적으로 지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분쟁규모가 가장 큰 삼성생명의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분쟁규모는 4천300억원으로 전체 미지급금 규모의 절반 수준이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850억원, 700억원이다. 삼성생명의 결과에 따라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소연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1심 기일이 오는 3월 10일 예정돼 있다. 삼성생명도 약관에 '연금 지급 시 만기환급금을 고려한다'는 내용이 없어 법원이 동양생명의 경우처럼 가입자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즉시연금 소송 4건 중 금소연이 제기한 소송 1심 결론이 1분기 안으로 나올 예정이다"며 "현재로서는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1심 패소 시 항소 이어질 것…최종 결론 나오기까진 오랜 시간 예상돼"

한편 보험사들이 패소하더라도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1심 선고가 나온 뒤 곧바로 항소했고, 동양생명도 검토를 거쳐 향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판결에 따라 다른 보험사들의 소송 결과 역시 비슷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패소할 경우 미래에셋생명의 경우처럼 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허재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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