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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채권에 쏟아지는 '러브콜'…'오버부킹'에 발행액도 늘려


현대제철 ESG 채권 발행 2500억→5000억…이달 ESG 채권 발행만 1조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날 회사채 발행조건을 확정하며 기존 2천500억 원으로 예정했던 회사채 발행 규모를 총 5천억 원으로 두 배 늘렸다.

앞서 진행한 현대제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천500억 원 모집에 총 2조700억 원의 주문이 쏟아지는 등 투자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만기별로는 3년물이 700억 원 모집에 7천200억 원이 들어왔고, 중장기물로 분류되는 5년물(1천400억 원)과 7년물(400억 원)에도 각각 1조200억 원, 3천300억 원의 매수 주문이 쏟아졌다.

이번에 현대제철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발행하는 '그린본드(녹색채권)'다.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오는 2026년까지 코크스건식냉각설비(CDQ)를 통한 탄소배출과 대기오염 물질 저감 설비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CDQ는 제철공정 중 석탄원료로부터 코크스를 생산한 후 냉각하는 설비다.

그린본드는 ESG 채권의 하나로 ▲탄소 감축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전기 자동차 등 친환경 활동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자금 지원 등 녹색산업과 관련된 용도로만 사용이 한정돼 있는 채권을 말한다.

현대제철의 그린본드는 신용평가사에서 진행한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GB1(E1/M1)²' 등급을 받았다. 신용평가사의 인증을 거칠 경우 정기적인 사후 평가를 통해 등급 관리가 이뤄져 투자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제철의 관리, 운영체계가 분명하게 정비돼 있고 투명성도 매우 높다"며 "회사의 프로젝트 평가 및 선정 절차, 자금관리, 사후보고 및 공시, 회사의 환경 및 사회적 논란 등 녹색채권 관리체계가 ICMA³의 원칙에 모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민간기업으로 올해 첫 ESG 채권 발행에 나선 롯데지주도 10년물 수요예측 경쟁률이 3대 1을 기록하며 300억 원으로 예정했던 발행금액을 600억 원으로 두 배 늘렸다.

ESG 채권 투자 열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민간 기업들의 ESG 채권 발행 러시도 이어지며 이 달에만 총 발행금액이 1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발행조건을 확정한 롯데지주와 현대제철을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2천억 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을 앞두고 있다. 탈황시설 설치와 이산화탄소 및 대기오염물질 저감시설 설치, 에너지효율 증대를 위한 설비투자 목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데, 앞선 사례처럼 투자수요가 크게 몰릴 경우 발행금액을 최대 4천억 원까지 늘릴 수도 있다.

오는 22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총 800억 원의 회사채 중 500억 원은 ESG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국내 물류기업이 ESG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DT(Digital Transformation) 기반 통합물류 플랫폼 구축을 위한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플랫폼 도입, 차세대 택배시스템, 친환경 전기화물차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외에 SK렌터카, 현대·기아차, 현대트랜시스 등도 ESG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과거 공기업과 금융회사 비중이 압도적이었던 ESG 채권시장에 민간 기업들이 줄줄이 뛰어들며 자금 조달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ESG 채권을 발행한 국내 민간 기업은 2019년 SK에너지와 GS칼텍스, 2020년 TSK코퍼레이션과 롯데지주 등 4곳에 불과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회사채 발행 물량의 1.2~1.4% 수준이었던 ESG 채권 발행 비중이 1월 약 11%로 크게 증가하는 등 발행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들의 탈석탄 투자 선언 등 ESG 채권 투자 확대 운용 방침에 따라 수요가 크게 늘며 기업들의 ESG 채권 발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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