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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 자처 CJ대한통운, 금호산업 지분가치 '뚝뚝'…매각 나설까


'영업력 강화' 내세우며 투자…지분가치 500억에서 80억으로 줄어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CJ대한통운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인수했던 금호산업 지분 가치가 해마다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분 매각에 나설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금호산업 지분 3.47%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지분율의 장부가액은 80억원 수준으로 최초취득가액인 500억원에서 420억원이 증발했다.

CJ대한통운이 금호산업 지분을 취득한 것은 지난 2015년 12월이다. 당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사격인 금호그룹을 되찾는데 백기사를 자처하며 500억원을 투입했다.

CJ대한통운은 지분 취득 목적을 '영업력 강화'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 시절부터 금호타이어 운송 물량을 담당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재계에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박삼구 전 회장의 친분 관계도 CJ대한통운이 금호산업 주식 취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박삼구 전 회장은 CJ그룹이 삼성그룹에서 독립할 때 도움을 준 인연을 바탕으로 이재현 회장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삼구 전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 실패하면서 CJ대한통운도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CJ대한통운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가치는 해마다 추락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6년 사업보고서에 금호산업 지분 가치를 취득가액인 500억원으로 기재했지만 2017년에는 345억원, 2018년에는 115억원으로 그 가치가 낮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80억원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최초 투자액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분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인수 당시부터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한 영향이 크다. 대한통운은 금호산업의 주식을 매입할 당시 시세보다 2배 이상 비싼 주당 4만1천원을 지급했다. 금호산업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했던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이 때문에 배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금호산업의 주가는 앞으로도 취득 당시 가격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 실패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해체하면서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던 프리미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CJ대한통운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중국 자회사 CJ로킨 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금호산업 지분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영업력 강화'를 이유로 밝혔던 주식 취득 목적도 사라진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면서 금호그룹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다만 CJ대한통운이 실제로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막대한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주식 매각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 측도 지분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당장 회사가 자금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고 해당 지분의 가치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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