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공룡 쿠팡, 접었던 택배시장 재도전…왜


훌쩍 커버린 쿠팡 재진출에 택배업계 지각변동…일반택배업계도 '긴장 고조'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쿠팡이 과거 포기했던 택배사업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지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미 로켓배송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압도적인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쿠팡이 제3자물류와 일반 택배업 진출 등으로 본격적인 타사 물량 소화에 돌입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 1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했다.

이번 운송사업자 자격 취득으로 쿠팡로지스틱스는 쿠팡의 로켓배송 물량을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은 당분간 쿠팡로지스틱스로 하여금 로켓배송 물량을 소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타사 물량도 배송하는 '3자 물류'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압도적 물류 인프라 경쟁력 구축…2년 새 높아진 쿠팡의 자신감

이에 업계의 이목은 쿠팡이 다시 한 번 택배업에 도전장을 던진 배경에 쏠리고 있다.

쿠팡과 택배업계의 인연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쿠팡 로켓배송 서비스가 운수사업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다. 유상으로 화물을 운송할 시 노란 번호판을 단 차량을 운영해야 하지만 쿠팡은 일반 차량을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이 2년만에 '택배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쿠팡]

당시 법원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쿠팡이 매입한 상품을 자신들이 직접 배송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만큼 유상 운송이 아니라며 쿠팡의 손을 들어줬다. 또 2018년에는 쿠팡이 직접 택배업 진출을 선언하고 자격을 획득했지만, 1년만에 로켓배송 물량을 처리하는 것도 버겁다는 이유로 자격을 반납했다.

이 같은 정황을 고려해 볼 시 쿠팡의 이번 택배업 진출은 결국 3자 물류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켓배송 물량만을 처리하는 것은 이미 법적으로 보장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현재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풀필먼트는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의 위탁을 받아 배송, 보관, 포장, 배송 등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의미한다.

3자 물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쿠팡 자체적 준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쿠팡은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에게 상품보관과 로켓배송, CS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제휴'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켓제휴 서비스가 사실상 풀필먼트를 의미하는 구성으로 이뤄져 있고,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쿠팡이 매입한 것이 아닌 만큼 쿠팡이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 취득이 필수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택배업계 비해서도 역량·조건 우위 가져…"장기적 파급력 클 것"

쿠팡의 택배업 재진출은 장기적으로 업계에 큰 파급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수 년간 이어져 온 공격적 투자를 통해 업게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물류 역량을 갖추고 있다.

배송이 곧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어떤 쇼핑몰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로켓배송' 서비스를 적용받을 수 있으며, 이는 곧 판매자들에게 쿠팡의 '절대우위'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반 택배업에 진출하게 되더라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쿠팡이 고용하고 있는 배송직원(쿠친) 인력 규모는 1만 명 수준이다. 이는 택배업계 3위인 롯데택배에 준하는 수준이다. '분류인력'인 헬퍼는 4천500명 수준으로 업계 1위 CJ대한통운보다도 많다. 인적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진 셈이다.

업계는 쿠팡이 기존 택배업체에 뒤지지 않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정규직 고용 등을 무기로 시장을 파고들 경우 택배업계에 미칠 파급력이 높을 것으로 바라봤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한진택배 분류업무 현장을 찾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쿠팡의 정규직 고용 정책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쿠팡은 대부분의 쿠친들을 정규직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특수계약관계로 맻어진 기존 택배기업과 운송노동자의 관계에 비해 차별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쿠팡이 일반 택배사업에 진출할 경우 인력의 '쿠팡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노동자 과로사가 이어질 당시 CJ대한통운 등 택배업계 강자들이 처우 및 노동강도 개선을 약속했지만, 수익성 등을 고려할 경우 쿠팡 이상의 근무 환경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단기간의 파급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보다 우세한 모습이다. 쿠팡이 택배업에서는 배송원들을 쿠친과 같은 직고용과 타 업체와 같은 외주고용을 병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개인사업자로 보다 많은 수입을 얻는 것을 추구하는 기존 배송원에 비해 '쿠친'의 처우가 크게 낫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고용에 대한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에 일반 택배업에 진출하더라도 단기적 파급력이 그다지 크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쿠팡이 가지고 있는 물류 인프라와 관련 역량을 고려해 보면, 쿠팡이 시장 진입 초기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할 경우 예상보다 빠른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