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시대]'영끌' 동학개미…'빚투' 20조 넘었다


'레버리지 투자' 증시 변동성 확대에 취약…금융당국 과열 양상 '경고'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이른바 '동학개미'로 대표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 속에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하루 170포인트를 오가는 등 증시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신용거래 잔고는 20조3천221억 원으로, 사상 처음 20조 원(7일)을 넘어선 지 하루 만에 최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지난해 말 19조2천221억 원이던 신용거래 잔고는 올해 들어 불과 5거래일 만에 1조 원 넘게 폭증했다. 2019년 전체 평균 9조2천132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10조2천757억 원, 코스닥 10조464억 원으로 두 시장 모두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신용거래는 단타 거래가 많은 코스닥에 주로 집중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피의 신용거래 잔고도 코스닥을 넘어선 뒤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양날의 검' 레버리지 투자…증시 변동성 확대에 취약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늘어나는 것은 '레버리지 효과'로 단기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억 원을 맡기고 이를 담보로 주식을 2억 원어치 사면 주가가 5%만 올라도 실제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10%가 된다.

레버리지 투자는 주가가 상승할 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조정에 따른 하락폭이 커지면 치명적이다. 반대매매의 위험성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신용거래로 주식을 매입한 뒤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안에 변제하지 못하면 돈을 빌려준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해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급락장에서 반대매매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증시는 하락하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거침없는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3200포인트를 넘어선 지난 11일, 지수는 이날 3266→3096→3148포인트를 오갔다. 하루 변동폭만 170포인트(5.4%)에 달했다.

실제로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2.17% 급상승한 35.65로 마감했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던 6월18일(37.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끌' 동학개미…증권사 신규계좌 개설 급증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 우려에도 '동학개미'의 투자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롤러코스터를 타듯 코스피가 상승과 하락을 오갈 때 개인투자자들은 하루 동안 사상 최대규모인 4조4천억 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외국인(7천258억 원)과 기관(3조7천432억 원)이 내던지는 물량을 모두 받아낸 것이다. 이날 증시 거래대금(44조4천338억 원)도 역대 가장 큰 규모였다.

증권사 신규계좌 개설도 급증세다. 개인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8일 하루에만 5만3천270건의 신규계좌가 개설돼 일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9년 하루 평균 신규계좌 개설은 1천870건이었고, '동학개미'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에도 일평균 9천110건 정도였다. 그러나 키움증권에서만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20만5천91건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증시 대기자금 성격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도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며 70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이른바 '영끌' 현상이 주식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증시 과열 양상에 경고 목소리도

'영끌'에 '빚투'까지 이어지며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주요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가계대출 관리 긴급점검 회의를 여는 등 연초부터 급증하는 신용대출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증권사의 신용거래뿐 아니라 은행권에서 늘어난 신용대출 중 상당 부분이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가 주식시장의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연초 대어급 기업공개(IPO)도 줄줄이 예정돼 있어 과도한 자금 쏠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화상으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고 "최근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부동산·주식 등 자산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며 "은행권에서는 최근 급증한 고액 신용대출을 특별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융자를 통한 주식 매수는 주가가 상승하면 시장수익률 대비 초과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일반적인 현금거래에 비해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차입을 통한 주식매수는 반대매매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고 단기 주가 급등 이후 단기 반전의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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