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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줄줄이 ESG 인증 출사표…회계 법인과 맞붙는다


나이스신용·한국신용·한국기업평가, 자체 평가방법론과 사후 평가 등으로 회계법인과 차이

KB국민은행 여의도 딜링룸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딜링룸 [KB국민은행]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바람이 신용평가사에도 불고 있다. 신평사들이 잇따라 ESG 채권·금융상품에 대한 인증 평가 방법을 내놓고 ESG 인증 시장에 속속 나서고 있다.

ESG 인증이 새로운 먹거리인 신평사들은 그동안 ESG 채권 인증을 해왔던 회계법인과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

회계법인이 낮은 수수료와 비교적 단순한 ESG 인증을 해준다면, 신평사들은 그동안 기업평가를 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평가방법을 구축해 정밀한 평가를 하고 사후 평가로 신뢰도를 높인다는 심산이다.

◆ 나이스신용·한국신용·한국기업평가 등 신평사들 ESG 인증 시작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일 ESG인증 평가방법론을 공표하고 ESG인증 평가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과거의 ESG 성과, ESG 실천 의지를 평가한 뒤 5단계로 구분해 최종등급 산출하는 것이다. 종전의 ESG 인증 개념에다 ESG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의 ESG내재화 수준이라는 개념을 접목시켜서 평가한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ESG 인증 평가에 나섰다.

ESG 채권 발행자금으로 조달한 프로젝트에 대해 ▲프로젝트의 적합성 ▲발행사의 시스템 ▲프로세스 ▲외부 공시 등에 대한 통합적인 체계에 대해 제 3의 관점으로 평가한다. 기업의 요청에 따라 '인증등급' 또는 '인증의견'을 구분해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타사와 구별된다.

신평사 3사 중에서 ESG 인증의 선두에 있는 한국신용평가는 이미 지난해 6월에 ESG 인증평가방법을 만들었다. 이후 10월에 1천100억원 규모의 한국중부발전 ESG채권 발행 인증, 11월 1천500억원 규모의 롯데카드 ESG 채권 발행 인증 등을 해왔다.

대주주인 무디스와 계열사들의 평가방법론에 한신평의 노하우를 더해 ▲적격 프로젝트 평가와 선정절차 ▲조달자금의 관리 보고·공시 ▲발행 기업의 환경·사회 공헌 활동 등 4가지에 대해 항목별로 검토 목적과 가중치를 고려해 반영한다.

특히 '발행 기업의 환경·사회 공헌 활동' 항목은 기업이 사회적 이슈 등에 휘말려 비난을 받는 경우처럼 비계량적인 요소도 반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ESG 인증은 신평사 새 먹거리

늘어나는 ESG 인증 수요는 신평사들에게는 신사업이다. 아직 초기이지만 대세로 떠오른 ESG 경영 트렌드 흐름으로 ESG 채권 발행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돼 자연스레 ESG채권이나 ESG 금융상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인증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기준에서는 ESG채권을 발행할 때 외부 제3자로부터 검증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유럽 등에서는 외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규율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 불문하고 요즘 기업들은 잇따라 ESG 경영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만들어내면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기업에 따라서 ESG 채권 발행 규모도 예상보다 더 빠르게 늘리고 있다.

연기금인 국민연금(NPS)만 봐도 ESG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고 올해부터 국외 주식과 국내 채권 자산에 ESG 통합전략을 사용하기로 결정, 향후 채권 부문의 ESG 관련 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난해 ESG 채권 인증…회계법인 vs 신평사 본격 경쟁

신용평가사들은 기업에 대한 평가를 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ESG 인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회계법인과 경쟁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ESG 인증은 그간 회계법인들이 주로 해왔다. 회계법인들은 보통 1천500~2천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수수료를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비해 신평사들의 수수료는 약 3천만원 전후 수준으로 알려져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비싼 단점이 있다.

다만 신평사들은 회계법인들이 하지 않았던 심도 깊은 평가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이다.

ESG 채권 발행시 등급별 평가 등으로 심도 깊은 평가를 해서 회계 법인과 차별화를 두겠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인증해주는 범위와 정도도 신평사와 회계법인은 차이가 있다"라며 "회계법인에서는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에 부합을 하는지만 본다면 신평사는 ESG 부합하는 정도를 등급(grade)과 자체 평가방법론을 만들어서 한다는 점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회계법인은 ESG채권 발행 회사의 관리 체계에 대해서 부합 여부만 판단한다"며 "관리 체계만 만들어놓으면 해당 체계 내에서 발행되는 증권은 ESG에 부합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회계법인은 기업이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ESG 관련 관리 체계만 갖췄다면, 기간에 상관없이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ESG 채권이라고 할 수 있어 손쉽다는 설명이다.

대신, 채권 발행 건별로 인증을 하지 않아 정밀한 평가가 어려워 그만큼 정밀함이나 공신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신평사들은 본업인 기업평가를 해왔던 것처럼 ESG채권에 대해 적어도 매년 1회는 정기적인 사후 평가도 가능하기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발행할 때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이 본래 취지대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는 사후 평가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회계법인들이 ESG 인증을 해왔는데 채권을 발행할 때 사전의 계획만 갖고 채권을 발행하고 사후 평가는 하지 않는다"라며 "실제 채권을 발행하고 나서는 계획을 이행하지 않는 '그린 워싱(Green washing)'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ESG 채권의 사후 평가도 해야 된다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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