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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건강] 수술하기 어렵던 췌장암…돌파구 찾았다


수술 전 치료 통해 수술 가능 환자 2배로 늘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암은 여전히 난공불락(難攻不落, 공격하기 어렵고 함락되지 않는다)이다. 암세포를 공격하면 정상 세포까지 죽이는 경우가 많다. 암세포만 타깃으로 하는 표적 치료도 이후 그 효과가 떨어져 내성이 생긴다. 암세포를 깨끗이 제거해 어느 정도 회복되는 시기에 전이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모든 암은 아직 극복하기 쉽지 않다. 물론 최근 의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암 중에서도 가장 치료하기 힘든 암인 췌장암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와 췌장암센터가 최근 폴피리녹스 항암제 치료 가이드라인 재정립 결과를 발표했다. 췌장암 대부분이 늦게 진단돼 수술이 힘들었는데 수술 대상자를 늘리는 방법을 찾았다. 기존에는 수술조차 불가능했는데 이번 방법을 적용하면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와 췌장암센터 의료팀이 췌장암 환자를 통합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와 췌장암센터 의료팀이 췌장암 환자를 통합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췌장암은 완치율이 10%가 조금 넘을 정도로 치료가 매우 힘들다. 대부분 수술조차 어려운 상태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항암제로 치료해도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와 췌장암센터는 진단할 때 곧바로 수술이 어려운 경계 절제성, 국소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췌장암 항암제인 폴피리녹스(FOLFIRINOX)의 세부 치료 가이드라인을 자체적으로 정교화해 적용했다. 그 결과 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게 된 환자가 약 32%에서 61%로 늘어났다.

췌장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이 가장 근본 치료법이다. 암이 주위 혈관까지 침범해 수술이 어려운 경계 절제성, 국소진행성 췌장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30~40% 된다.

항암제 폴피리녹스로 치료를 먼저 시행해 최대한 수술이 가능하도록 주변 혈관 침범을 줄이는 것이 표준 치료법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암병원 담도와 췌장암센터를 중심으로 다른 진료과 의료팀이 협력해 최적의 치료 효과를 내기 위해 다학제 간 선항암 치료 세부 가이드라인을 더 체계적으로 정립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와 췌장암센터는 2016년부터 폴피리녹스 항암제 치료 횟수나 주기, 용량 등 선항암 치료 세부 가이드라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경계 절제성, 국소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전후 치료 결과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 방법대로 2013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선항암 치료를 받은 췌장암 환자 중 31.7%(199명 중 63명)가 췌장암 수술을 받았다. 새롭게 정립된 세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2016년 5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선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61.4%(44명 중 27명)가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항암 치료 세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결과 전체 환자 평균 생존 기간도 18.1개월에서 24.7개월로 늘어났다.

류백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보니 대부분 늦게 진단돼 수술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았다”며 “항암제 치료 가이드라인을 더 정교화시킨 결과로 수술 가능성이 커져 췌장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는 “췌장암 수술이 아직 다른 암과 비교하면 생존율이 높지 않은데 앞으로 내과, 외과를 비롯해 관련 진료과 의료팀이 지속해서 협력해 췌장암 생존율을 높이도록 연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수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50대 이상 남성 중 10년 이상 흡연을 하거나 고열량 식사를 평소 즐겨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 오랫동안 당뇨를 앓거나 만성 췌장염이 있는 경우에는 췌장암 발생 위험이 커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관련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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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박스①] 자생한방병원, 한의계 최초 ‘임상시험 교육실시기관’ 지정

한의약 임상시험 특성 맞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자생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병원장 이진호)이 한의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실시기관’으로 지난 7일 지정받았다. ‘임상시험과 대상자 보호 프로그램(HRPP)’ 적합 판정 또한 한의계 최초로 획득했다.

국내의 모든 임상시험 종사자는 전문성 향상과 연구대상자의 보호 등을 위해 반드시 식약처로부터 지정받은 임상시험 교육실시기관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해당 교육 과정은 연구대상자의 안전과 연구의 질에 영향을 주는 만큼 임상시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실시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교육에 필요한 ▲조직 ▲인력 ▲시설 ▲프로그램 ▲경력 등 식약처가 정한 다양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관 내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을 위한 전담부서가 설치돼야 하는 등 높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요구한다. 해당 기관이 지정 요건을 충족했더라도 식약처의 현장 실태조사를 받아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생한방병원은 HRPP 적합 판정도 함께 획득했다. 이는 국가로부터 임상연구를 수행하는 의료기관으로서 체계적 시스템과 검증된 규정을 통해 윤리적이고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자생한방병원이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실시기관으로 지정되면서 한의약 연구·교육·연구대상자 보호 제반 인프라를 갖추고 한의약 임상시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은 “한의계 최초로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실시기관에 지정받은 만큼 연구대상자의 안전 도모와 제반 환경 유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의약 임상시험을 대표하는 핵심 연구센터로서 전문인력 양성의 최전선에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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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박스②] ‘발작성야간혈색뇨증’ 연구…이종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

한국연구재단 선정, ‘한국의 우수 연구자’

이종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이종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발작성야간혈색뇨증(PNH)이란 희소질환이 있다. 이 질환은 용혈성(어떤 병균이나 질환이 적혈구를 파괴하는 성질) 빈혈로 주로 밤에 소변을 통해 혈색소가 빠져나오는 만성 질환이다. 20~40대에 서서히 발생한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황달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종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가 지난해 12월 말, 국가지정 한국연구재단의 의과학연구정보센터에서 주관하는 ‘한국의 우수 연구자’로 선정됐다. 이 교수는 희소질환인 발작성야간혈색뇨증의 치료제에 대해 현재까지 이뤄진 임상연구 중 가장 큰 대규모 임상연구인 전 세계 25개국 123개 병원에서 참가한 제3상 임상연구의 총책임자였다.

연구 프로토콜 디자인부터 데이터 분석과 해석, 외국 연구자들과 학술적 의견 교환, 신약 개발과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 논문 작성까지 전부 진행했다.

이 교수는 조혈모세포 이식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업적을 보이고 있다. 재생불량성 빈혈과 골수부전 질환에 대한 310편 이상의 국제학술지 논문 발표와 연구를 수행했다. 수많은 혈액 관련 국제학회에서의 강연과 교육 등 국내외 많은 업적과 함께 혈액학, 조혈모세포이식 분야발전의 큰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이종욱 교수는 “이번 수상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세계에서 우수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결과라서 개인적으로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고통받는 환자를 위해 국제적 임상연구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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