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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상고하저' 징크스 깬 LG전자, 전 세계 1위 눈앞…영업익 3조 돌파


펜트업 수요 덕에 4분기 영업익 535.6% ↑…작년 한 해 매출·영업익, 역대 최대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미국 가전 명가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매년 '상고하저'의 실적을 보였던 LG전자가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 덕분에 가전 매출이 크게 오르며 지난 4분기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5.6% 증가한 6천470억 원을 기록했다고 8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16.9% 늘어난 18조7천82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분기 사상 역대 최대이며 영업이익도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다.

깜짝 실적을 거뒀던 전 분기에 비해 수익성은 다소 떨어졌으나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17조8천603억 원, 영업이익은 508% 증가한 6천198억 원이다. LG전자는 이달 말 2020년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조 원을 돌파했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63조 2천638억 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3조1천918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역대 최대치다. 시장에선 연간 매출은 62조6천262억 원, 영업이익은 3조2천58억 원으로 추정했다.

1년 전만해도 시장에서 예상한 LG전자의 2020년 영업이익은 2조7천~2조8천억 원 수준이었지만, 원가 절감과 함께 '펜트업' 효과에 따른 가전 판매 호조가 이 같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예상치"라며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LG전자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LG전자 실적의 저력은 TV와 가전에서 나왔다. LG전자는 보통 4분기에 연말 소비 시즌 도래로 프로모션이 확대되며 실적 악화를 겪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전과 TV의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또 신(新)가전으로 불리는 스타일러(의류관리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의 인기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판매 증가 등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 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에선 지난해 4분기 동안 5조 원대의 매출과 4천억 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1천220억 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며, 매출도 지난해 4조6천160억 원보다 증가할 조짐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본부는 1천억 원 후반에서 2천억 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비성수기로 꼽혀온 3~4분기에 LG전자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연간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며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동안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처음으로 월풀 추월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에서 월풀을 3천억 원 이상 앞선 데 이어 4분기에도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LG전자 H&A사업본부의 연간 매출 전망치가 월풀의 매출 전망치를 1조 원 이상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막판 코로나 확산 추세와 환율 등 변수 속에서도 월풀 실적을 넘겼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이 같은 성과를 얻은 것은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봉쇄령) 위기에도 손실을 최소화한 효율적인 SCM(공급망관리) 시스템과 집콕 수요를 겨냥한 신가전 제품, 다양한 공간 인테리어 가전으로 인기를 주도한 것이 주효했다"며 "각국 봉쇄령에도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리며 매출을 끌어올린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LG전자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올 하반기 30%까지 늘었다, 연말엔 품목에 따라 50%까지 온라인 비중을 확대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에 'LG 오브제 컬렉션' 등을 출시하며 펜트업 수요를 매출로 적절히 연결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 '위생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트루 스팀을 활용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이 인기를 끈 것도 호실적을 견인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또 수 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손실 폭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히트 상품이 나와 판매량이 높아진 상태는 아니지만 제조사개발생산(ODM) 비중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을 꾸준히 이뤄내고 있는 것이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중남미 지역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매출이 늘어난 것도 손실 폭 개선에 도움이 됐다.

시장에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2천억 원대 내외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을 것으로 분석했다. VS사업본부는 200억~3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줄어들고, BS사업본부는 200억~3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으로 볼 때 코로나19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LG전자의 기존 공식인 '상고하저' 흐름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실적으로 평가된다"며 "올해 코로나19 백신이 확산돼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움직일 경우 작년보다 수익률이 두 자릿수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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