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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효성캐피탈, 안정식 대표 부임하자마자 100억 부실 발생 '부담'


과거 비중 높았던 조선업 관련 업체 채권이 부실…경영진 바뀐 시점에 향후 추가 부실 우려 가능성도 있어

안정식 효성캐피탈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안정식 효성캐피탈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에스티(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은 효성캐피탈에서 최근 100억원이 넘는 거액의 부실여신이 발생했다.

채권 분류 단계에서도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의 하위 단계의 부실 여신으로 효성캐피탈의 대손부담이 커지는데다, 아직 잠재된 부실에 대한 우려도 있어 지난달 말 부임한 안정식 효성캐피탈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 새 주인 맞은 효성캐피탈, 거액 부실 발생 부담 커지나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지난달 31일 대원크레인에 대한 부실채권 105억5천만원이 발생했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여신전문금융사는 거래처별로 50억원 이상 또는 자기자본 10%를 초과하는 부실채권이 새로 발생하면 공시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부실채권은 고정이하여신(NPL)이 아니라, 회수의문·추정손실 단계의 채권으로 채무자의 담보를 통해 일부 채권을 회수하기도 어려운 지경의 단계를 말한다. 대출채권의 건전성 기준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당 공시의 경우 회수의문이나 추정손실로 분류되는 경우 공시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효성캐피탈은 그간의 자산리스크 관리 노력과 상대적으로 신규 여신 취급이 적었던 점, 금융당국의 자산건전성 분류 완화 정책의 영향 등이 겹쳐 자산건전성지표이 악화되지 않았고, 거액의 부실여신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 대주주를 맞이하자마자 연말에 거액의 부실 여신이 발생한 셈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은 4천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 인수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스마트리더스홀딩스를 통해 지난달 18일 효성캐피탈의 지분 97.5%의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새로운 대주주가 됐다. 아울러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도 확충했다.

2018년 지주사 체계로 전환한 효성그룹은 일반지주사가 금융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효성캐피탈 지분을 팔아야했다.

◆ 100억원 규모 부실채권 발생한 이유는?

대원크레인은 조선업에 사용하는 크레인 등과 같은 기기를 임대해주는 업체로 2015년 조선업계가 휘청거린 이후부터 어려워졌다. 효성캐피탈로부터 리스 형태의 구매금융을 제공받아 크레인을 중견 조선업체에 빌려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효성캐피탈은 약 2~3년전 대원크레인의 채권을 '요주의' 단계로 분류해왔고 이번에 갖고 있는 채권 중 일부를 회수하기 어려워 채권 분류 기준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효성캐피탈이 대원크레인에 갖고 있는 채권은 총 210억여원 이다.

전체 200여억원의 채권에 대해서는 매·상각 등을 통해 완전히 털어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중 일부인 105억5천만원은 확실히 회수하기 어려워 이번에 부실채권이 된 것이다.

이에 효성캐피탈은 회수의문, 추정손실 단계의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종전보다 더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에 대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효성캐피탈은 대원크레인에 대한 채권을 완전히 털어내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과거 효성캐피탈은 대원크레인과 비슷한 업종의 업체로 알려진 대원중기에 대한 부실여신도 매·상각 등을 통해 상당 부분의 채권을 털어내는데 약 3년이 걸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일 여신건으로 봤을 때는 규모가 큰 편"이라면서 "부실채권이 되더라도 상각을 해서 전체적으로 채권을 회수하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 과거 산업기계 등 설비금융 비중 높았던 효성캐피탈 비상할까

다만 효성캐피탈은 자산 약 2조원 규모의 중형급 캐피탈사다. 이에 대원크레인에 대한 채권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기 때문에 당장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의 전체 여신 규모가 총 채권 관리기준 1조9천억원으로 전체 비중에서 봤을 때 대원크레인의 부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다"고 밝혔다.

문제는 향후 추가적인 설비금융 부실 여신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효성캐피탈은 과거 영업자산 중 산업기기 등 설비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던 때도 있어 향후 추가 부실 여신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5년 효성캐피탈의 산업기기 등 설비금융 영업자산 비중은 전체의 52%였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는 38% 수준으로 낮아졌어도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해 이 가운데 잠재 부실 리스크가 우려되는 것이다.

더욱이 대주주의 변경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평가라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방향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숨어있는 부실 등이 있을 수 있어 잠재 리스크는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지배주주가 바뀌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효성캐피탈 매각 당시에도 잠재 부실에 대해 인수자들이 주의깊게 지켜봤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도 업황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효성캐피탈이 어떻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개할지에 따라 대응능력이 달라질 것이다"라며 "새로운 대주주가 향후 사업 전략, 재무 전략 등을 바꾸면서 과거와 같은 경기에 영향을 받는 경기순환(시클리컬)업종의 차주에 대한 금융사업을 늘릴지, 아니면 자동차금융과 같은 안정적인 자산이 늘어날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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