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천피 시대' 이끈 동학개미…빚투 그림자도 짙다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벼락거지 될수도

[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코스피가 지난 2007년 7월 2000선을 처음 돌파한 이후 약 13년5개월여만에 앞 자릿수를 갈아치우는 대기록을 썼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이라 저평가되는 현상) 시대가 끝났다고 언급하면서 동학개미 마음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코리아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났다는 자화자찬을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현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한국거래소]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6천24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사상 첫 19조원을 넘어선 뒤로 오름세가 가파르다. 신용융자잔고는 코스피시장 9조8천194억원, 코스닥시장 9조8천47억원이다.

신용거래융자 이용 시 투자자들은 일정 담보율을 맞추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레버리지를 키우는 만큼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높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극대화될 수 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와 함께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유일한 자산증식의 수단이 '주식'이라는 인식에 따라 증시에 유동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 문제는 동학개미의 빚투 행렬이 대부분 '한탕'을 노린다는 점이다. 상승장에서 시세 차익을 내면 다행이지만, 주가가 조정기에 돌입하면 급락장에서 '벼락거지'가 될 수가 있다.

나아가 금융당국의 대책 없는 빚투는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2014년 중국 대륙에도 주식 열풍이 불었다. 가난한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조차 시내 길거리에 앉아 주식 얘기를 했다. 농부들도 빚을 내 주식에 뛰어들었지만 이듬해 여름 증시가 폭락하자 수십 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높이 올라간 만큼 떨어질 때 충격은 크다. 금융당국이 빚투를 방치한 사이 주식시장에선 탐욕이 넘쳐난다. 최근에는 동학개미에 이어 스마트개미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등 위험 요인이 곳곳에 상존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개미가 주식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것에만 매료돼 있을 게 아니다. 북한발 리스크 등 코리아디스카운트는 해소된 적이 없다. 아니, 정확히는 해소될 만한 일이 발생하지도 않았다. 단지 갈 곳 잃은 시중 자금이 증시에 쏠리면서 유동성의 힘으로 오르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빚투 광풍을 방치하다가는 우리도 2014년 중국 증시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신용대출 규제 강화 등 빚투 증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놔야 할 때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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