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삼척석탄화력 ‘진퇴양난’…주요 자산운용사 “투자 않겠다” 선언


‘석탄을 넘어서’, 삼척석탄화력 회사채 투자 거부한 자산운용사 명단 공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국내 10개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 중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17일 자정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등 24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 탈석탄 공동캠페인 ‘석탄을 넘어서'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자산운용사들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건설되는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 석탄화력사업 중단을 위한 캠페인의 목적으로 지난 2일 채권 투자 규모 상위 30개 자산운용사에 석탄화력 투자 중단을 요구하면서 삼척블루파워에서 발행하는 회사채에 투자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국내 10개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삼척블루파워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석탄을 넘어서]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국내 10개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삼척블루파워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석탄을 넘어서]

‘석탄을 넘어서’ 측은 “공개서한 요청 결과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관은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10개 자산운용사”라고 17일 발표했다.

이어 이번 선언은 “개별 사업에 대한 투자 입장을 밝히기는 거부했는데 최근 그룹 차원에서 탈석탄을 선언해 사실상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자산운용 등까지 포함하면 자산운용사들이 관리하는 전체 530조 규모의 채권 자산 가운데 69%가 삼척 석탄화력발전 회사채를 실질적으로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환경성 문제에다 경제성 우려까지 불거진 삼척석탄은 착공에도 여전히 사업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4조9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약 1조 원이 조달되지 않은 채 지난해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 시작 이후 사업비 추가 조달을 위해 총 3회에 걸쳐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앞으로 3년 동안 8000억 원 정도의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호기당 용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가 이대로 완공된다면 발전소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13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을 넘어서’의 박지혜 변호사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가 30년 동안 배출할 온실가스는 영국의 1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다”며 “2050년 탄소 중립 목표가 선언된 시점에서 대규모 배출원을 추가하는 것은 기후위기를 가속할 뿐만 아니라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을 물거품이 되게 하는 셈”이라고 지적하였다.

삼척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상당한 수준의 재무적 위험성이 우려된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가 완공되기까지 건설공사비는 애초 계획보다 1조 원 이상 증가한 4조9000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총괄원가보상주의에 따르더라도 건설공사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많은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으로 경직성 전원인 석탄발전소의 이용률이 2035년에는 49%, 2050년에는 10%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최근 들어 제시되고 있다.

박지혜 변호사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상향될 것임이 확실한 상황에서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수익성은 더 큰 폭으로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사업에 투자 중단을 선언한 자산운용사들은 삼척블루파워의 이와 같은 사업 위험성에 관한 평가와 기후변화 위험성을 반영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 등에 근거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석탄을 넘어서’가 보낸 공개서한에 대해 응답하지 않거나 투자 중단 여부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수 없다고 밝힌 자산운용사도 상당수 존재한다. ‘석탄을 넘어서’는 ‘투자 가능’으로 분류된 자산운용사들을 상대로 캠페인을 지속하는 한편, 자산운용사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실질적 투자자, 즉 보험사와 연기금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으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 중단 캠페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는 “지금까지 국내 석탄 금융은 주로 회사채 투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형태로 이뤄졌는데 국내에 더는 석탄화력발전 PF 사업이 없어 이제는 회사채 투자의 ‘탈석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개서한에 응답하지 않거나 답변 공개가 어렵다고 밝힌 자산운용사의 경우,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의 일임투자 부분에 자체적 투자 방침을 적용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으로 분석된다”며 “결국 자산운용사에 자산을 위탁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생명보험사 등의 기관투자자도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입장과 기준을 명확히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삼척석탄화력 ‘진퇴양난’…주요 자산운용사 “투자 않겠다” 선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