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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앞다퉈 명퇴 구조조정 나선다…디지털 전환 체질개선 포석


전문가들 "국내 은행, 책임자급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시중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하나둘씩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저금리·코로나 등으로 수익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음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조건 또는 더 좋은 조건을 내건 은행도 나오는 모습이다. 은행업 전반이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그에 맞춰서 인력 구조도 개편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우리은행은 28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공지를 냈다.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1965년생 직원은 24개월치 급여, 1966년생 직원은 36개월치 급여를 한 번에 지급한다. 1967년생 이후 소속장급, 1971년 12월 31일 이전생 관리자급, 1974년 12월 31일 이전생 책임자급에겐 36개월치 급여를 준다. 2인 자녀를 둔 명예퇴직 희망자에겐 약 9천만원 가량의 지원금도 지급된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퇴직 시기는 내년 1월 31일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달 26일부터 30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총 503명이 신청했는데 이는 지난해 보다 147명이 늘어난 규모다. 만 56세 직원은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를 지급하고, 55세와 54세 직원은 각각 35개월, 37개월치 임금을 주는 등 작년보다 희망퇴직 보상금을 늘렸다.

SC제일은행도 지난 2일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상무보 이하 전 직급 중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 이상 직원 대상이다. 이들에겐 최대 38개월 치 임금과 자녀학자금 최대 2000만원, 창업지원금 2000만원을 지급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아직 조건이나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보면 희망퇴직은 은행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1천억~2천억원이라는 거액이 일회성 비용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대출 축소, 리스크 확대 등 앞으로의 은행업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희망퇴직의 규모나 조건을 조금이나마 줄일 개연성이 있었다. 그럼에도 전년 수준의 조건을 유지했다는 건 그만큼 인력 구조 개편의 의지가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인적자원 관리체계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은행은 인력구조 측면에서 보면 정규직원 중에서 책임자수는 증가하는 한편, 행원 수는 감소하는 등 항아리형 형태의 인력 구조를 시현하고 있다"라며 "인력구조가 현재의 추세대로 유지될 경우 생산성에 부응하지 못하는 고령 인력의 양산과 이에 따른 조기퇴직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은행권 인력 구조조정은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영업점 등 대면채널 대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그에 맞게 인력도 재배치하는 식이다. 단기적인 수익엔 악영향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고임금 직원을 줄이는 만큼 오히려 수익에 도움이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화두는 영업이익경비율(CIR)을 줄이는 건데, 그 중 핵심이 인건비와 지점 비용이다"라며 "당기 순익엔 분명 영향을 받겠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체질 개선을 통해 더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줄어든 직원만큼, 디지털에 특화된 인력이 충분히 채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대 은행은 올 하반기 910명을 채용할 예정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6% 줄어든 수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업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퇴직 조건을 바꾸지 않는 건 그만큼 구조조정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라면서도 "구조조정을 위해선 그만큼 젊은 직원들을 채용해야하는데, 코로나19 등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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