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해외 경쟁사들의 연이은 악재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여파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특정 국가의 제재를 받거나 정전 또는 폭동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인도 남부 아이폰 생산 공장 폭동 등으로 내년에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한 애플과 중국 샤오미의 추격이 거세지만 탄탄한 중저가 라인과 내년 상반기 전략 제품인 '갤럭시S21'을 비롯한 폴더블폰 신제품들 덕분에 내년 출하량도 올해보다 2천만 대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전자와 선두 경쟁을 벌이던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칩셋 수출 규제 등으로 공중분해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달에는 연간 7천만 대를 판매하던 중저가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키로 했고, 출하량도 최근 급감해 애플에게 2위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는 2억5천490만 대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화웨이의 출하량은 1억8천790만 대에 그쳐 지난해 3위였던 애플(2억270만 대)에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4위인 샤오미(1억5천430만 대)와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여기에 화웨이는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 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년 14%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특히 내년 출하량은 올해의 반토막인 약 9천140만 대, 순위는 3위에서 6위까지 추락할 것으로 업계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스마트폰 핵심 부품을 수급하기 어려워지면서 '아너'를 매각하며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상태"라며 "내년에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노리고 삼성, 애플, 샤오미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의 출하량이 큰 폭으로 늘어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또 삼성전자는 인도와 중국 정부의 분쟁으로 올해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끌어 올릴 기회도 얻었다. 저가형 스마트폰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가던 중국 업체들이 '불매운동'의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2위 기업은 각각 샤오미(30%),비보(17%)로 중국 업체였다. 삼성전자는 16%로 3위에 그쳤다. 점유율 상위 5개 업체 중 4개가 중국업체로 점유율은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도와 중국의 국경분쟁으로 상황이 역전돼 3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샤오미(23%)를 1%p 차로 제치고 2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른 것은 2년 만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인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려던 애플의 잇따른 악재도 삼성전자에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은 인도와 중국의 갈등으로 지난 7월께 아이폰 생산 공장이 일시적으로 중단돼 곤혹을 치렀으며, 최근에는 인도 남부에 위치한 하청업체 위스트론 인포콤의 노동자 수천 명이 임금 체불에 불만을 품고 폭동을 일으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노동자들은 공장 건물의 시설들을 파손하거나,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피해 규모는 43억7천만 루피(약 640억 원)일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이곳에선 '아이폰SE' 등을 생산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 휴대폰 시장인 인도는 삼성전자와 샤오미, 비보 등이 장악한 상태로, 애플이 최근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다"며 "이번 일로 애플의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에선 대만 강진 여파로 경쟁사인 마이크론이 이달 초 정전 사태를 겪은 것이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론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일부 생산 라인의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시장 내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해짐과 동시에 메모리반도체 D램의 가격 상승 효과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판단돼서다.
현재 D램은 공급 부족 우려와 마이크론 정전 등으로 최근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D램(DDR4 8Gb) 현물가격은 2.98달러로 이달에만 6%가량 올랐다. D램 현물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 한 달 보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같은 대형 회사들은 고정가격으로 반도체를 거래하기 때문에 고정가격 상승은 이들의 영업이익 개선과 직결된다"며 "최근 D램 현물가격이 오르면서 고정가격 상승 가능성도 커진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선 마이크론의 정전이 약이 됐다"고 분석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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