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호텔신라, 코로나19發 겹악재 속 '포스트 코로나' 대비 잰걸음


영업손실 이어지고 야심작 '한옥호텔'까지 미뤄져…'안정 속 변화' 기조는 이어져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호텔신라의 위기가 길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핵심 사업인 호텔과 면세사업이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도 임원 규모를 축소하는 등 극약처방을 내렸다. 다만, 정기인사의 행간에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통 큰 인사'를 이어오던 이부진 사장이었지만, 코로나19 위기 속 진행된 이번 인사는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호텔신라는 지난 10월 정기 인사를 통해 단 한 명의 임원도 승진시키지 않았다. 또 한인규 면세사업(TR)부문장은 위임됐지만 임원 20%를 내보냈다. 인사에 대한 공식 발표도 없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이 사상 처음으로 '조용한 인사'를 단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이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호텔신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이 사상 처음으로 '조용한 인사'를 단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이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호텔신라]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조직 안정을 추구하는 한편, 비상경영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오기까지 버텨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라는 평이다. 실제 호텔신라는 지난 1분기 668억 원의 영업손실을 발생시킨 이후 2분기 634억 원, 3분기 198억 원의 적자를 내는 등 실적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실적 저하는 총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TR부문의 매출 부진에 따른 것이다. 호텔신라 TR부문은 지난 3분기 영업손실 142억 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이 돌아오고 국내 여행 수요가 돌아오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며 다시 주저앉았다. 이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든 7천710억 원을 기록했다.

호텔&레저 사업도 5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21% 줄어든 1천85억 원에 그쳤다.

장기적 영업 부진은 회사의 신용도 강등으로 이어졌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했다. 지난 4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지 8개월만이다.

또 이 사장이 취임 초기였던 2010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 온 신사업 '한옥전통호텔'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8월 시굴공사에서 유적이 발굴되며 일시적으로 공사가 중단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오는 2023년까지로 예정된 한옥전통호텔 공사 기간을 연장했고, 내년 8월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호텔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해 '안정 속 변화'를 선택하는 모습이다. [사진=호텔신라]
호텔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해 '안정 속 변화'를 선택하는 모습이다. [사진=호텔신라]

다만 이 같은 위기에도 이 사장은 기존 사업부 대표들을 재신임했다. 이에 업계는 이 사장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안정 속 변화'를 선택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최근의 실적 저하가 전략적 실책 등이 아닌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따른 것을 감안해 조직 변화의 폭을 최소화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전념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이다.

실제 호텔신라의 경쟁사들 또한 유사한 인사 기조를 이어간 바 있다. 롯데그룹은 대규모 임원교체를 단행하는 과정에도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등을 모두 유임시켰다. 신세계 역시 호텔 사업부에는 별다른 인사 조치를 가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호텔·면세업계 실적 저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큰 만큼 임원을 교체하는 등의 인사는 행해지지 않은 것"이라며 "이 사장 등 업계 경영인들은 지금의 상황을 경험 삼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 구상 등을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텔·면세업계는 지금 상황에서 버티는 것 외에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며 "부문 대표들에 대한 신임은 계속되지만 별도의 인사·사업상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호텔신라, 코로나19發 겹악재 속 '포스트 코로나' 대비 잰걸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