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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T 이사장 선임·항우연 원장 해임…꼬이는 과기정통부


이사장 공석 장기화 전망 속에 과기부-출연연 갈등 증폭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출연연 사이의 관계가 최근 여러 사건으로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리더십 문제로까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지난달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후보로 3명이 최종 추천됐다. 이후 한 명을 결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에 대해서는 회식자리에서의 불미스러운 일 등으로 해임안까지 나온 상황이다.

최근 NST 이사장 후보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NST 이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갖고 ▲이병권(KIST 책임연구원) ▲이재성(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임혜숙(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전공 교수) 등 3명을 최기영 장관에게 추천한 바 있다.

최 장관이 이 중 한 명을 선택해 청와대에 재가를 요청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다. 이병권 책임연구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KIST 원장을 지낸 바 있다. 원장 재직 당시 KIST 안에 박정희 동상을 세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재성 교수는 후보에 들자마자 여러 의혹을 담은 투서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성 교수의 딸이 이 교수가 포스텍에서 UNIST로 옮겨올 시점에 UNIST 교수에 선임된 것을 두고 ‘아빠 찬스’를 쓴 게 아니냐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UNIST 측은 이에 대해 “딸이 먼저 교수에 임용됐고 이후 6개월 정도 지난 뒤에 이재성 교수가 포스텍에서 UNIST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빠 찬스’를 썼다는 것은 사실과 다를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혜숙 이화여대 교수는 최기영 장관 측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는 뒷이야기가 들린다. 현재 시점에서는 이병권 KIST 전 원장이 차기 이사장에 내정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여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과기부 내에서는 "출연연 원장을 지냈고 연임까지 한 이병권 전 원장으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관건은 청와대 의중과 최 장관의 생각이 같을 것인가에 있다. 과기정통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NST 이사장 후보에 대한 투서, 추가 관련 자료, 인사검증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며 “인사검증이 많이 지체되고 있어 내년 2월까지 NST 이사장이 선임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꼬인 실타래는 NST 이사장 선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항우연 임철호 원장 해임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 감사관실은 최근 임 원장에 관해 감사한 결과 해임처분을 하라고 NST에 관련 사안을 넘긴 바 있다.

임 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여기에 최근 항우연 전 원장 5명, 출연연 전임원장 6명 등 총 11명이 “임 원장 해임 요구를 재고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 11명은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과기정통부에 책임이 크다고 적어 파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가 임 원장의 인력 운용 개혁 시도를 좌절시켰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해임하라고 한 사항을 두고 전직 원장 등이 과기정통부 책임론을 들면서 반발하고 나선 형국이다.

NST 이사장 선임이 내년 2월까지 미적거리면 임 원장 해임안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임 원장은 내년 1월 23일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사장 대행체제에서 산하 출연연 원장 해임안을 처리하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항우연뿐 아니라 내년 1월 23일 임기가 종료되는 출연연은 더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한국천문연구원(KASI),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등이다.

NST 이사장 선임이 늦어지면 이들 기관장 공백 상태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의 꼬인 실타래는 모두 NST와 출연연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들어 NST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5개 출연연을 총괄하고 관리하라고 만든 NST가 제대로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과기부와 출연연 사이의 소통단절 책임을 오롯이 NST로 돌리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 과기정통부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NST에 사무총장직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또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조짐이다. 과기정통부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연구재단 등 NST와 유사한 기관의 예를 들며 과기정통부와 NST 사이에 소통과 대화는 물론 전체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사장은 대외 활동 등 굵직한 업무를 수행하고 내부 살림살이는 사무총장이 맡아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NST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장 교체기를 틈탄 사무총장직 신설은 논란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사무총장은 과기부 출신 공무원의 낙하산 자리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NST를 장악하기 위한 것’ ‘과기정통부 공무원 자리 하나 더 만드는 것’이란 해석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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