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코로나19가 좌우한 2020년…게임업계 지난 이슈 살펴보니


재택 체제 돌입한 게임사들…외자 판호 발급되며 中 재개방 청신호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어간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게임업계도 적잖은 영향을 받으며 큰 폭의 변화가 뒤따른 한해였다.

게임사들은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해 사상 첫 재택근무 체제를 도입했으며 그동안 오프라인서 진행되던 행사 역시 전부 '언택트'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되는 등 비대면 체제가 가속화됐다. 세계 각국의 주요 게임전시회가 줄지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최근 외자 판호가 발급되며 업계 염원인 중국 시장 개방 청신호가 켜지는가 하면 게임산업의 근간을 뒤바꿀 게임법 전부 개정안이 추진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주목할만한 게임업계 주요 이슈들을 살펴봤다.

◆'블랙홀'처럼 집어삼킨 코로나19

코로나19 사태는 블랙홀처럼 올해 게임업계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다시피 했다. 게다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예정된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재택 체제에 돌입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해외 게임업계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은 적지 않았다. 올해 2월 열릴 예정이었던 타이베이 게임쇼를 시작으로 E3,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 주요 게임전시회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부랴부랴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지스타 역시 개막 두달 전 온라인 중심으로 변경되는 등 홍역을 치러야 했다.

코로나19는 게임에 대한 세간의 인식도 많이 바꿔놓았다. 게임이용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했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머무는 사람들에게 게임을 적극 권장했다. 또 비대면 콘텐츠 이용 시간의 증가로 게임 이용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수혜를 입기도 했다. 다만 연이은 재택 체제로 게임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명암이 확연히 엇갈렸다.

◆3년여만의 첫 판호 발급…중국 재개방 청신호

2017년 한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내 한한령이 촉발되면서 그동안 진출이 사실상 막혀 있던 중국 시장이 재개방될 조짐을 보였다. 지난 2일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워'가 첫 외자 판호를 발급받았기 때문이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으로 그간 한국 게임은 줄곧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3년여 만의 첫 외자 판호 발급이 이뤄지면서 중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다른 게임사들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미국, 일본과 더불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게임 시장으로 현지에서 흥행할 경우 기업 가치 자체가 달라지는 수익도 노려볼 수 있게 된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서머너즈워의 외자 판호 발급이 정치적 이슈 등을 고려한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게임은 중국 진출이 막히고 중국 게임은 물밀듯이 국내에 진출하는 불공정 논란이 더는 불거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목소리를 내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도 한국을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발전한 만큼 흥행 가능성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샤이닝니키' 사태로 촉발된 중국 내 동북공정 논란이 중국 진출을 앞둔 한국 게임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도 있다.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국산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워'. [사진=컴투스]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국산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워'. [사진=컴투스]

◆모두 뜯어고친다…게임법 전부 개정안 추진

국내 게임산업의 근간을 재정립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법률안이 올초부터 추진되고 있다. 2006년 첫 제정된 게임법을 15년만에 전부 뜯어고치겠다는 시도여서 게임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 사안이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올해 2월 토론회를 열어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공개한 후 지속해서 업계 및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각종 게임 관련 용어와 게임문화와 진흥 기반 조항 보완 및 강화, 게임 이용자 보호 의무 등 전반적인 내용이 담겼다.

다만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표시 의무를 법제화하는 규제도 포함돼 있어 게임업계의 반대 여론에 직면하기도 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미 확률형 아이템 습득율을 공시하는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법제화는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제도권 편입된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그동안 제도권 바깥에 있었던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도 규제를 받으며 정식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해 3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존 웹보드 게임과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은 게임머니를 걸고 축구와 야구, 농구 등 각종 스포츠 승부 결과를 예측하는 형태의 게임이다. 월 결제한도 및 1회 이용한도 제한이 결려 있으며 환전은 금지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화 방지 차원에서 불법 환전 우려가 큰 '픽 거래소'와 즉각 승부 결과가 나오는 미니 게임을 제재하는 사행화 방지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도권에 편입된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NHN, 잼팟 등이 관련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엠게임, 넵튠 등의 업체들도 차별화 요소를 내세운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을 서비스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NHN이 출시한 '한게임 승부예측'. [사진=NHN]
NHN이 출시한 '한게임 승부예측'. [사진=NHN]

◆게임 심의 간소화된다…자가 설문 방식 도입

내년부터는 게임물을 서비스하기 위해 필요한 등급 심의 절차가 간소화될 전망이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 등급분류 간소화법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내년말 시행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초 불거진 '스팀' 차단 논란이 불거진 이후 업계와 이용자 사이에서는 현행 게임 등급분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국내 심의 행정 절차가 해외에 비해 복잡해 실제 등급 분류를 받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개발자는 물론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이상헌 의원은 지난 8월 설문형 등급분류 시스템 적용을 통해 등급분류 절차를 간소화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은 시스템등급분류자 의무 부과 및 등급분류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유통시 형사처벌 및 시정 명령 이행 의무 부여와 같은 안전장치 내용 등을 담아 악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사행성, 선정성, 폭력성, 약물 등 청소년이 이용하기 부적합한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은 종전대로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심의를 맡으며 자가분류결과에 적합하지 않은 게임의 경우 게임위에서 직권으로 재분류가 가능하다.

◆PC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 크로스 플랫폼 대두

모바일 게임을 PC나 콘솔로 플레이하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 올해 본격적으로 대두된 트렌드다. 그동안 외부 앱플레이어에 의존해 오던 게임사들이 적극 자체 클라이언트를 제공하면서 모바일은 물론 PC 게임 이용자까지 두루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9월 출시된 중국 미호요의 신작 '원신'이 잘 보여준다. 원신은 모바일은 물론 PC와 플레이스테이션4(PS4)에서도 동일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으로 론칭 직후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넥슨 역시 주요 모바일 게임인 'V4'를 모바일-PC 크로스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위메이드의 신작 '미르4' 역시 출시단계부터 PC 버전을 제공하며 양대 플랫폼 이용자를 포섭하고 나섰다. 이외에 주요 게임사들 역시 크로스 플랫폼을 염두에 둔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출시 하루 전 돌연 서비스 일정이 연기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중국 출시 하루 전 돌연 서비스 일정이 연기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출시 전날 서비스 연기된 '던파 모바일' 왜?

지난 8월 중국에 출시될 예정이었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현지 사전예약자만 6천만명이 몰릴 정도로 기대를 모았으나 론칭 하루 전 돌연 서비스 일정을 무기한 연기해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파트너사인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게임 과몰입 방지 시스템 도입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공지했으나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출시일에 대한 추가 공지가 없어 온갖 추측만 쏟아지는 실정이다. 특히 던파 모바일은 이미 판호 발급이 완료된 게임임에도 이같은 조치가 내려져 우려를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던파 모바일의 이같은 무기한 연기로 넥슨의 향후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던파 모바일의 원작인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의 최대 캐시카우로 해당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던파 모바일은 2020년 최고 성과를 거둘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넥슨 측은 지난 11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 연기를 공식화했다.

◆'미르2' 분쟁 승소한 위메이드 中 샨다 상대로 승소

오랫동안 분쟁을 이어왔던 위메이드와 중국 샨다게임즈(現 셩취게임즈)의 '미르의전설2' 분쟁이 올해 종지부를 찍었다. 청구한 손해 배상금 규모만 2조5천억원에 이를 정도여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지난 9월 위메이드는 지난 2017년 5월 미르의전설2 SLA(Software License Agreement) 종료 및 무효 확인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중국 샨다게임즈, 란샤정보기술유한회사, 액토즈소프트를 상대로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소송을 제기한지 3년여 만에 승소했다.

샨다는 2000년대초 미르의전설2를 중국에 서비스한 현지 퍼블리셔로 불법 IP 사용 등의 이유로 위메이드와 오랜 기간 분쟁이 이어진 바 있는데 이번에 승패가 갈린 것이다. 이후 위메이드는 3개사를 대상으로 SLA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규모는 약 2조5천600억원에 이른다.

중국 IP 분쟁의 종지부를 찍은 '미르의전설2'. [사진=위메이드]
중국 IP 분쟁의 종지부를 찍은 '미르의전설2'. [사진=위메이드]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코로나19가 좌우한 2020년…게임업계 지난 이슈 살펴보니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