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빅테크 공습②] 내 돈 인듯 내 돈 아닌듯…애매모호한 '○○포인트' 선불충전금


지난해 1조6000억 규모로 시장 급성장…이용자 보호장치 아직 미약해 불안

 [네이버]
[네이버]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충전해 온라인 쇼핑을 하고, 카카오페이 머니로 친구에게 송금하는 일은 이제 우리 생활 속에서 일상화됐다. 다만 선불충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규제는 아직 미흡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통한 법제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핀테크 업체들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지난해 1조6천700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2배 넘게 급증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핀테크를 통한 간편결제와 송금이 급성장하면서 이들이 발행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규모도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전자금융업 거래금액도 2014년 89조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08조원까지 3배 이상 성장했다.

◆제 2의 '와이어카드 사태' 발생 시 우려

이용자들은 미리 '네이버페이 포인트'나 '카카오페이 머니' '토스 머니' '페이코 포인트' 등을 충전한 뒤 이를 결제나 송금 등에 사용한다.

업체들도 선불충전금을 충전하거나 사용할 때 포인트를 더 주는 이벤트 등을 실시하며 선불충전 시장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런 선불충전금에 대한 마땅한 규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자신의 돈을 선불충전금으로 넣었을 경우, 법적으로 이용자는 업체에 선불충전금 반환청구권을 갖게 되는 것이며 돈의 소유자는 핀테크 등 전자금융업체가 된다.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운용하는지는 업체 자유인 것이다.

그런데 핀테크 선불충전금은 업체의 경영이 악화되거나 도산, 분식회계 등의 문제로 선불충전금을 돌려받을 수 없을 경우 이용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미흡한 상황이다.

한때 시가총액이 도이치뱅크까지 넘어섰던 독일의 대형 핀테크 업체인 와이어카드가 올해 7월 분식회계로 파산한 것과 같은 사례가 국내에서도 발생했을 경우 막대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예금도 예금자가 반환청구권을 갖게 되는 성격은 유사하지만 은행은 예금보험공사를 통한 예금자보호 장치가 있고, 각종 건전성 규제 등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을 받는다는 차이가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핀테크 업체의 선불충전금 관리에 대해서는 제도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업체가 그 돈을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큰 손실을 보거나 파산했을 경우에도 이용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보호제도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우선 금감원 가이드라인으로 100% 은행 예치하도록 규제

금감원은 이에 따라 지난 9월 말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핀테크 업체들은 선불충전금을 통해 들어온 자금은 분리해 은행 등의 외부기관에 100%를 신탁해야 하며, 국채나 예금 등의 안전자산으로만 운영해야 한다. 또한 이용자자금 운용내역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운용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다만 이는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시행되는 행정지도이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은 약하다.

정부는 이와 관련된 법적 장치를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윤관석 정무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전금법 개정안에는 가이드라인에 나온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예탁금 분리 보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은 필연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빅테크 육성과 디지털 금융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금융산업 진출 규제를 풀어주는 한편, 이용자 보호에 대한 규제 역시 세트로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직 법제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주요 핀테크 업체들은 각자 이용자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머니는 사용자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돌려줄 수 있도록 현금 그대로 안전자산에 일반 예금 및 신탁 형태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토스 머니 역시 고객 자금 관리는 은행에 안전한 예금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업체 측은 전했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빅테크 공습②] 내 돈 인듯 내 돈 아닌듯…애매모호한 '○○포인트' 선불충전금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