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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두개골 훼손 않고 현미경으로 신경망 관찰한다


IBS 연구팀, ‘반사행렬 현미경’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두개골을 제거하지 않고서도 신경망을 볼 수 있는 현미경에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최원식 부연구단장(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쥐의 두개골을 관통해 신경망 구조를 고해상도로 이미징할 수 있는 새로운 광학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생체 조직을 투과할 때 직진광과 산란광이라는 두 종류의 빛이 생긴다. 직진광은 생체 조직의 영향 없이 직진하는 빛이다. 이를 이용해 물체의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다. 반면 산란광은 생체 조직 내 세포나 세포소기관에 의해 진행 방향이 무작위로 굴절된 빛이어서 이미지 획득을 방해한다.

반사행렬 현미경으로 쥐의 신경망을 관찰할 수 있었다.  [IBS]
반사행렬 현미경으로 쥐의 신경망을 관찰할 수 있었다. [IBS]

생체조직 깊은 곳으로 빛을 전파하면 직진광에 비해 산란광이 매우 강해져 이미지 정보가 흐려진다. 생체 조직이 마치 안개처럼 내부를 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산란 매질을 지나면서 직진광의 전파 속도가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광학 수차가 발생하는데 이는 이미지의 대조나 해상도를 떨어뜨린다.

뼈 조직은 내부에 미세한 구조들이 많아 빛의 산란이 심하다. 복잡한 광학적 수차를 유발한다. 이 때문에 광학 현미경으로 두개골 아래의 뇌 조직을 관찰하면 이미지가 크게 왜곡되고 노이즈가 심해 물체의 구조를 알아보기조차 어려웠다. 지금까지는 두개골을 제거하거나 얇게 갈아내야만 뇌 조직의 신경망을 연구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반사행렬 현미경’을 새롭게 개발해 기존 현미경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반사행렬 현미경은 빛의 초점에서만 신호를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초점으로부터 산란된 모든 빛을 측정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직진광만을 선택적으로 추출했다. 이를 통해 약 1마이크로미터 굵기의 가는 뇌 속의 미엘린 신경섬유들을 관측할 수 있었다.

공동 제1저자인 이호준 학생연구원은 “생명과학 분야 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다른 현미경에 이번에 개발한 반사행렬 현미경 시스템을 접목하면 광학 수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반사행렬 시스템을 접목한 결과 쥐의 두개골 훼손 없이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가시(dendritic spine)의 고해상도 형광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공동 제1저자인 윤석찬 연구교수는 “반사행렬 현미경은 조직 내부 우리가 원하는 위치에 빛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기술”이라며 “기존 관찰이 힘들었던 생체 조직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어 신경과학 연구의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현미경을 소형화하고 이미징 속도를 증가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광학 수차를 보정할 수 있는 방법을 더욱 발전시켜 빛의 산란 현상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질병의 실시간 조기 진단 등 의생명 분야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월 12일 자 온라인 판(눈문명: Laser scanning reflection-matrix microscopy for aberration-free imaging through intact mouse skull)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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