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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다이노스 우승 뒤에는…김택진 '그림자 지원' 있었다


'집행검' 들고 선수들과 환호…선수단 의견 적극 반영·전폭적 지원

 NC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시상식에서 김택진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NC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시상식에서 김택진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엔씨(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김택진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6차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엔씨 다이노스 우승이 확정되자 직접 경기장을 내려와 선수들에게 향했다. 엔씨 다이노스의 우승을 상징하는 '집행검'과 함께였다.

집행검은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의 아이템 중 하나로 게임 내에서 최고급으로 꼽히는 아이템. 주장 양의지를 비롯한 선수들이 집행검을 뽑아들고 환호하자 김택진 구단주도 열띤 박수로 이들의 우승을 환영했다.

이날 엔씨 다이노스는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를 4대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했다.

엔씨 다이노스가 창단 9년 만에 KBO 정규리그는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구단주인 김택진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김택진 대표는 한국시리즈 기간 매 경기 고척돔을 찾아 관전하며 팀에 힘을 실어줬다. 1차전부터 6차전까지 꾸준히 고척돔 한켠에 앉아 엔씨 관계자들과 함께 야구를 지켜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미 지난 10월 정규시즌 우승을 앞두고 우승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광주, 대전, 창원 등을 바삐 오가기도 했다. 결국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셈이다.

김 대표가 단순히 '직관'만 한 것은 아니다. 엔씨 다이노스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가령 팀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평소 고척 원정 때 이용하던 A호텔이 아닌 고척돔 인근 B호텔에 짐을 풀었다. B호텔이 A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비쌌지만 선수단 편의를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

또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수단 우승 보너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후한 포상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당근'이 선수단의 사기를 높이는 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첫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리니지 '집행검'을 들며 세리머니하는 NC 선수들의 모습. [사진=정소희 기자]
첫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리니지 '집행검'을 들며 세리머니하는 NC 선수들의 모습. [사진=정소희 기자]

김 대표는 구단 운영에 선수단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8시즌 이후 스토브리그에서는 당시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였던 포수 양의지에게 4년 125억원이라는 거액을 안겼다. 역대 FA 두 번째 최고액이다. 엔씨 다이노스 구단 규모를 고려할 때 '파격'이라는 평이 많았다. 여기에는 2018시즌 후 양의지를 영입해야 한다는 선수단 의견이 크게 반영됐다. 실제로 양의지 영입 후 엔씨는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는 등 시즌 내내 주전 포수로 맹활약했다.

이번 '집행검' 세리머니 역시 선수단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주전 내야수인 박민우 선수가 처음 제안했고 이를 엔씨 본사에서 흔쾌히 받아들여 실제 집행검을 뽑아드는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양의지 선수는 경기 후 MVP 인터뷰에서 "리니지가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있다"며 "구단주의 자부심을 살리기 위해 예전부터 우리 선수들끼리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 대표는 엔씨 다이노스 창단 당시 선수들에게 개인 명함과 엔씨소프트 사원증을 만들어 주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썼다. 2014년부터는 KBO 구단 중 첫 원정경기때도 선수 전원에게 숙소 1인1실을 제공해 화제가 됐다. 선수들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에 선수들도 열띤 환영과 함께 날로 기량도 좋아졌다는 평가다.

정규리그 우승 당시 김 대표가 경기장으로 내려오자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창단 때부터 꿨던 꿈 하나를 이뤘다"며 "이제 다음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외쳤다. 그리고 선수단 전원에게 한우세트를 돌리며 우승을 축하했다.

지난 17일 고척돔을 찾은 김택진 엔씨 다이노스 구단주의 모습. [사진=정소희 기자]
지난 17일 고척돔을 찾은 김택진 엔씨 다이노스 구단주의 모습. [사진=정소희 기자]

김 대표는 엔씨 다이노스의 전반적인 운영 수준도 높여 놨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의 각종 IT 기술을 야구에도 접목하면서다. 엔씨 다이노스는 지난 2013년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전력분석영상시스템 'D라커'를 도입했다. 전력분석 부서에서 제공하는 10개 구단 선수들의 영상과 보고서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태블릿PC로 볼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올 초에는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 태블릿PC를 한 대씩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창단 당시만 해도 엔씨 다이노스와 엔씨소프트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았다. 엔씨소프트의 연 매출 규모로 프로야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특히 9구단 창단에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던 장병수 당시 롯데 자이언츠 대표는 "야구판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발언까지 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기우가 됐다. 김 대표는 창단 때부터 야구단 운영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고 빠른 시기 내 야구단을 안정적 궤도에 올리며 비판 여론을 무색케 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결국 창단 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엔씨는 첫 우승에도 다시 한 번 우승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엔씨 공식 계정에 올라온 영상에서 엔씨 다이노스는 "시작만 할 수 있다면, 멈추지 않을 것이기에"라며 "승리는 이미 어제의 일이다, 네버 엔딩 챌린지(Never ending challenge)"라고 각오를 다졌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엔씨 다이노스의 우승을 기념, 주요 게임에서 이벤트를 연다. 리니지2M의 경우 엔씨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최상급 클래스 획득권'과 '최상급 아가시온 획득권'을 지급했다. 리니지2에서는 이벤트 NPC인 '기분 좋은 단디'가 등장해 캐릭터들에게 각종 버프를 제공하고 은총을 유지시켜 준다.

블레이드 앤 소울에서는 모든 계정에 특별 선물로 홍문수·수호수 결정 등 각종 아이템을 선물로 줬다. 프로야구 H2에서는 타이틀홀더 구단 선택팩 1장과 위너스 구단 선택팩 1장, 특능 태생 EX 팩 1장을 우승 확정 즉시 지급했다.

특히 리니지, 리니지2, 리니지M, 리니지2M 이용자들에게는 위의 선물과 별개로 'TJ's 쿠폰'이 우승 기념으로 지급된다. 강화 실패로 증발한 아이템 복구, 최대 등급 클래스 소환, 유료 장비 중 1종 강화 재시도 등 다양한 효과가 들어 있는 아이템이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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