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로 담아낸 586세대 딜레마…연극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


국립극단 희곡우체통 극작가전 선정작…내달 3일부터 백성희장민호극장

[국립극단]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국립극단이 희곡우체통 극작가전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를 다음달 3일부터 20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선보인다.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이 지켜온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국립극단 신작 개발 사업의 하나인 ‘희곡우체통’에 지난해 초청작으로 선정돼 ‘사랑의 변주곡’이라는 원제로 낭독회를 진행했다.

유혜율 작가의 희곡 데뷔작이기도 한 이번 작품은 김수영 시인의 언어를 빌려 현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세대에 대해 깊은 통찰을 담았다. 김수영의 시들을 곳곳에 배치돼 담담하고 고요한 위로를 건넨다.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여전히 이 사회에 유용한 존재인지 고민에 빠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내밀하게 그려낸다.

‘율구’ ‘괴벨스 극장’ 등 사회 전반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질문을 던져 온 이은준이 연출을 맡아 묵직한 울림을 주는 공연으로 무대 위에 구현했다.

유 작가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하나의 얼굴이 있는 것 같다, 그 얼굴은 역사적 영웅이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의 얼굴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살아 있는 동안 많은 것을 성취하지 못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죽어간 이름 없는 얼굴들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 계속 남아서 중요한 순간에 우리에게 구원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20대에 스러져 간 ‘윤기’의 캐릭터는 이들의 얼굴에서 나왔다, 김수영 시를 차용한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밝혔다.

국립극단은 해마다 ‘희곡우체통’ 낭독회로 선보인 작품 중 한편을 선정해 차기년도 제작 공연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엔 인혁당 사건을 소재로 한 ‘고독한 목욕’(작 안정민, 연출 서지혜)을 무대에 올렸고, 내년에는 탈진한 X세대의 이야기를 그린 ‘X의 비극’(작 이유진, 연출 미정)을 정식 공연화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 객석제’로 운영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변동에 따라 추가좌석 예매가 진행될 수 있다. 전석 3만원이며, 만 24세 이하는 ‘신세계면세점 푸른티켓’으로 1만5천원에 관람 가능하다. 수량이 한정돼 있으므로 예매 시 확인이 필요하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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