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방송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는 미스터리하고도 충격적인 희대의 납치사건인 '암호명 KT 그리고 흑색공작원' 편이 공개된다.
1973년 일본 도쿄의 한 호텔. 점심시간이 막 지날 무렵 22층 복도에서 외마디 외침이 들려왔다. “지금이야!”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무리의 괴한들이 복도로 뛰쳐나와 방금 전 스위트룸에서 나온 한 남자를 덮쳤다. 암호명 KT로 통하던 남자였다. 납치범들은 KT를 스위트룸 바로 옆방으로 끌고 들어갔지만 얼마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일본 경찰이 도착했을 때 방안은 텅 비어 있었다. 폭이 1m쯤 되는 대형 배낭 2개와 길이 13m의 나일론 로프, 수면 마취제가 담긴 약병 등이 남아있을 뿐, KT와 납치범들의 행방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KT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곳은 도쿄에서 500km 떨어진 오사카 앞바다 였다. 칠흑 같은 밤, 항구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 떠 있는 화물선으로 작은 보트 한 척이 접근했다. 그리고 은밀하게 보트에 싣고 온 화물 하나를 화물선으로 옮겨 실었다. 범인들은 대체 누구이고, KT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인지 테이프로 친친 감아둔 묵직한 화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호텔에서 납치된 그 남자 ‘KT’였다. KT 납치 공작을 총지휘한 인물은 윤 대령 이었다. 그는 한국의 007로 통하던, 중앙정보부 소속의 흑색공작원으로 밝혀졌다.
사상 초유의 인원이 동원된 엄청난 스케일, 수천 페이지에 이르는 미행 일지까지 수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난 범인들의 정체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KT’와 ‘KT 공작단’의 비밀스런 정체가 공개된 후에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야기친구들은 ‘47년이 흐른 오늘도 여전히 베일 뒤에 감춰져 있는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아무리 긴 시간이 흘렀어도, 아무리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졌어도, 결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그 날의 진실, '암호명 KT 그리고 흑색공작원' 편은 19일 밤 10시 35분 SBS에서 방송된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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