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판소리로 다시 살아난 ‘전태일’ 21일 우리 앞에 선다


50주기 맞아 첫 공연…임진택 명창의 촌철살인 풍자·해학 돋보여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기획된 창작판소리 ‘전태일’이 오는 11월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글로리아홀에서 처음 공개된다. 사진은 지난 4일 열린 '전태일' 시연회 장면.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기획된 창작판소리 ‘전태일’이 드디어 완성됐다. 오는 11월 21일(토) 오후 3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글로리아홀에서 처음 공개된다.

창작판소리 ‘전태일’은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노동자들의 권익을 부르짖었던 노동운동 과정은 물론,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여리고 효심 깊은 청년 전태일이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불꽃같은 삶의 과정을 판소리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는 비극이나 이번에 선보이는 판소리는 비극만을 담지 않는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태도와 노동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올곧은 인식을 촌철살인의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냈다.

이 작품을 직접 작창하고 소리하는 ‘우리시대의 광대’ 임진택은 정권진 명창으로부터 소리를 사사했으며 1970년대 이후 마당극 운동을 주도한 연출가이자 문화운동가다. 특히 박제화된 전통판소리에 새로운 판소리 창작으로 생기를 불어넣은 ‘살아있는 판소리꾼’이다.

1980년대에 김지하 담시를 판소리로 만든 ‘소리내력’ ‘오적’ ‘똥바다’로 창작판소리의 신기원을 연 이래로 ‘창작판소리12바탕’ 완성을 위해 그동안 ‘백범 김구’ ‘다산 정약용’ ‘남한산성’ ‘세계인 장보고’ ‘오월광주 윤상원가’ 등의 작품을 올렸다.

임진택이 50년 동안 가슴 깊이 간직한 전태일 열사에 대한 존경을 담아 문화운동가로서 마음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진지한 창작판소리 한판을 내놓는다.

오래된 지난 역사를 다시 꺼내어 판소리로 구성한 이유에 대해 임진택 명창은 “그가 절규한 피의 목소리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약자에 대한 배려, 인간존엄의 추구, 따뜻한 공동체를 희망했던 전태일의 정신으로 현재를 사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지난 9월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와 함께 창작판소리연구원과 창작판소리 ‘전태일’의 제작 MOU(업무협약)를 체결한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노동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제작후원금으로 제작될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직접 소리꾼으로 참여해 임진택에게 사사하거나 노동자 판소리패 ‘한판’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인다.

창작판소리 ‘전태일’은 일반적인 판소리 형식에 변화를 주었다. 한 사람의 광대가 1인 다역을 하는 전래의 방식에서 다수의 소리꾼이 청년 전태일, 어머니 이소선, 시다, 동료, 분신현장 목격자 등 배역을 맡는 입체창으로 구성됐다. 특히 열사와 같은 시기에 평화시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이 ‘전태일의 마지막 편지(유언)’ 대목에서 상여소리를 하고, 노동자 소리꾼들이 목격자 역할로 참여해 전태일 시대를 증언하는 것은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창작판소리 ‘전태일’은 전석초대로 첫 공연되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 예약을 받는다. 첫 공연을 마친 후 전국 노동조합 중심으로 지방 순회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민병무 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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