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향해 정도껏 하라고 외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국회도 시정해야 할 문제가 있다며 맞받아쳤다.
추미애 장관은 14일 자신의 SNS에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라는 제목으로 정 의원을 향해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추 장관은 "한 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며 "예산감시활동을 조명받지 못하고 잡음만 조명이 돼 유감이라는데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저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국회 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우리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청문회가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과 정책역량을 검증하기보다 인신공격과 망신주기 때문에 자질을 갖춘 분마저도 쉽사리 국무위원 후보가 되는 것부터 망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된 회의에서의 질의나 토론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흔들리지 않고 이뤄지는 개혁이 어디있겠나"라며 "그 길에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정 의원에게 부탁했다.
앞서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과 추 장관이 특수활동비 문제로 격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예결위원장인 정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해 "질문을 듣고 답하라. 다른 말씀 하지 말라"고 지적했으며, 13일에는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라며 "딱 한 마디 했더니 종일 피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추미애 장관이 쓴 정성호 의원에게 보내는 글 전문.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
한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합니다. 예산감시활동을 조명받지 못하고 잡음만 조명이 되어 유감이라는데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회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때 우리 국회가 시정해야할 문제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인사청문회가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과 정책역량을 검증하기보다 인신공격과 망신주기 때문에 자질을 갖춘 분 마저도 쉽사리 국무위원 후보 되는 것부터 망설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공개된 회의에서의 질의나 토론도 상당한 문제가 있습니다.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특활비 몇십억을 감독기관에 사후 보고조차 없이 쌈짓돈으로 쓸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이미 국민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법사위원들이 대검에 가서 문서검증을 했지만 자료를 제대로 확인조차 못한 채 돌아섰습니다.
아무리 검찰총장과 대검을 감싸주고 싶은 야당이라한들 지나칩니다. 대검 눈에 박힌 대들보는 놔두고 법무부 눈의 가시를 찾겠다고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물론 법무부도 잘못이 있으면 지적을 받아야하고 시정해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뭉칫돈을 가져다 쓰는 대검에 가서 제대로 된 확인과 점검에 대한 질의 대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법무부 국장이 오십만원씩 나눠가졌다는데 밝히라고 담당국장을 세워놓고 11번이나 추궁하고 아니라고 하는데도 언론에 의혹제보라며 알리고 언론은 받아쓰기를 하고 다시 이를 국회예결위 회의장에 가지고 와 장관을 상대로 반복질의를 하면서 국장은 시인했는데 장관은 부인하니 장관이 위증한다고 단정 짓고 거듭 다그칩니다. 추가질의 시에는 법사위 속기록을 적당히 발췌하여 시인했다고 우기기까지 합니다. 속기록에 분명 '그런 사실이 없으며 특활비의 목적대로 집행하고 있다'는 부분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우선 모욕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인지 아닌지는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근거없이 그저 "썼어요? 안썼어요?"하면서 범죄인 다루듯 추궁하는 반복질의가 바람직한 예산심사였는지 아니면 그저 장관에대한 공격이고 정쟁이었는지는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때문에 정작 짚어야할 대검 특활비문제는 물타기가 되어 덮어져 버렸습니다. 그런 식으로 소중한 질의 시간을 허비하고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은 당하는 국무위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쏟아지는 자료요구와 서면질의로 인해 국감시작 전부터 밤새기를 밥먹듯 해야 하는 공무원들에게도 매우 미안한 일입니다.
세금도 아닌 직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설날 소년원생들에게 준 햄버거를 예산심사질의 주제로 삼은 것에 대해서는 웃어넘기겠습니다.
그럼에도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1:1 전자감독을 보강하는 등 태부족한 보호관찰관의 증원에 늦은 밤까지 관심을 주신 예결위 의원님들과 위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점이 부각되지 못한 것 또한 아쉽게 생각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있겠습니까?
그 길에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입니다. 이 길의 끝에 이르기 까지 서로 의심하지말고 손놓지 말자고 제가 당대표로서 동지들께 정권 출범 초에 드렸던 말씀입니다.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