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원조 뛰어넘는 청출어람 스타트업…성공 키워드는


현지화-다각화 성공 열쇠…패스트파이브·그랩·쿠팡 성장세 주목

[아이뉴스24 김서온, 이현석 기자] 해외 유수의 '원조' 기업을 뛰어넘는 후발주자들의 성장이 무섭다. 프롭테크(부동산 자산과 기술의 합성어), 유통, 물류, 교통 등 전 분야에서 원조기업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왕좌탈환에 나선 후발주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9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을 벤치마킹한 스타트업들이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펼치면서 '원조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IT업계를 대표하는 페이스북(Facebook),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등은 업계 초석을 다지며,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스타트업과 IT업계 시조인 이들은 미국의 막대한 자본과 강력한 인프라를 토대로 성장을 가속했다.

이후, 특정 국가 시장 진출 시 후발주자인 로컬 경쟁기업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그러나 최근 통신 기술 가속화와 후발주자들의 다각화 전략에 따라 이런 공식은 변화하고 있다.

◆오리지널 공유오피스 넘고, 국내 1위 '패스트파이브(FASTFIVE)'

 [사진=패스트파이브]
[사진=패스트파이브]

'패스트파이브'의 비즈니스 모델은 미국의 '위워크(WeWork)'와 비슷하다. 위워크는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입주 기업 간 활발한 교류를 통해 비즈니스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네트워킹 이벤트를 진행한다. 패스트파이브 역시 위워크처럼 공유 오피스 임대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패스트파이브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위워크와 다른 행보를 보인다.

특히, 패스트파이브는 기업의 핵심 역량을 공급자(임대인)와 수요자(임차인)를 연결하는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패스트파이브 수요자인 입주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한편 공급자의 이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어린이집 운영'과 '교육 콘텐츠 제공'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다람 패스트파이브 공동직장 어린이집'은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패스트파이브는 어린이집 설립을 위해 입주 멤버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간담회를 진행하며 기존 공동어린이집과는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성인교육 기업 패스트캠퍼스의 지분을 인수해 기업에서 필요한 직무교육과 채용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공급자인 건물주와는 '파트너십'을 통해 투자와 수익을 나누는 '빌딩 솔루션'을 선보였다. '빌딩 솔루션'은 패스트파이브가 입주하는 건물의 초기 보수 비용을 건물주와 패스트파이브가 함께 나누고 입주자 모집과 운영 및 마케팅을 패스트파이브가 전담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건물주는 초기 투자 비용을 아끼면서도 건물 가치를 높일 수 있어 최근 많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패스트파이브 관계자는 "아직도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는 미국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아시아 및 신흥 시장에서도 단순한 카피캣을 벗어나 독자적인 비즈니스를 펼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패스트파이브도 사업에 대한 본질을 명확히 해 나가며 핵심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오피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이긴 그랩(Grab)

 [사진=그랩]
[사진=그랩]

'그랩'은 아세안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데카콘(Decacon,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한 차량 공유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그랩은 여성들이 택시를 타며 겪을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 택시(My Taxi)'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마이 택시는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우버(Uber)'의 후발주자였기에 이용 고객도 적고 가입된 택시 운전사 수도 40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마이 택시는 택시 운전사들이 스마트폰 구매 비용을 부담스러워한다는 현지 상황에 주목했다. 이에 마이택시는 스마트폰 제조사·통신사와 협의해 운전사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택시 운전사 가입자가 늘어났고 앱 사용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필리핀을 시작으로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주변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마이 택시는 사명을 '그랩'으로 변경했다.

그랩이 우버를 이길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소는 바로 '현금결제 서비스'다. 미리 등록된 신용카드로 요금이 자동 청구되는 우버와 달리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동남아의 특성을 고려해 카드와 현금결제가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더 나아가 그랩은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을 다각화했다. 악명 높은 동남아의 교통 체증과 낮은 소득수준을 살펴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인 '그랩바이크'를 도입했다. 또한 셔틀버스를 공유하는 '그랩셔틀', 카풀처럼 한 차량을 공유하는 '그립셰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그랩은 지난 2016년 3월 우버의 동남아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소셜커머스에서 모바일커머스로 성장한 '쿠팡'

 [사진=쿠팡]
[사진=쿠팡]

'쿠팡'은 미국의 '구르폰(Groupon)'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한 사례다. 그루폰은 잡지나 신문에 있는 할인쿠폰을 앱으로 옮겨왔다. 이 서비스는 출시 초창기 온라인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여행, 숙박 등을 구매한다는 이점에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충성 고객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쿠팡도 처음 시작은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가격 경쟁으로만 비즈니스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해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2014년 시작된 '로켓배송'은 쿠팡에서 취급하는 상품을 직매입해 자체 배송하는 서비스다. 올해 들어서는 매일 오전 10시 전까지 과일과 육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쿠팡의 배송 전략은 타 국내 유통채널처럼 배달 서비스를 외주를 주는 것이 아닌 물류센터, 배송차량 등 인프라에 투자해 배송 프로세스부터 운영까지 책임지고 관여해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준다는 점이다. 단순 공동구매 플랫폼을 넘어선 쿠팡은 지난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가운데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고객이 원하는 모든 상품을 갖추고 가장 저렴한 가격과 쉽고 편리한 검색 및 결제 시스템, 빠르고 친절한 배송, 주문 후 몇 시간 만에 받아보는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으로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전국 168개 규모의 로켓배송센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원조 뛰어넘는 청출어람 스타트업…성공 키워드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