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국내 유리 제조의 대명사인 삼광글라스가 52년 만에 'SGC에너지'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3세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SGC에너지는 6개월여간 추진해오던 군장에너지·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투자부문의 3자 합병을 통해 지난 10월 31일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했다.
일각에선 OCI 계열사인 삼광글라스의 합병 도전 3수 끝에 기업 지배구조를 재편하면서 3세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합병비율 산정 문제로 진통을 겪었던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9일 삼광글라스에 따르면 새로 바뀌게 된 사명 SGC는 '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 삼광글라스 3개 회사가 체인처럼 연결된 완전한 하나'를 형상화 한 것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 (Sustain Grow Change)'의 의미를 담았다.

SGC로 개편하면서 통일된 회사명을 통해 정체성을 부여할 방침이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OCI에 인수 된 이후 삼광유리로 상호를 변경했다가 2005년 출시해 인기를 끈 가정용 식기 '글라스락'을 사명으로 쓰면서 20103년부터 삼광글라스가 됐다.
업계에선 이번 합병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건 이복영 회장 일가로 보고 있다. 이 회장 아들들의 삼광글라스 지분율이 많이 늘어나면서다. 합병 작업을 통해 지분을 넘겨 꼼수로 경영권을 승계한다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장남인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의 이주사의 지분은 6.1%에서 19.2%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부사장은 이테크건설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대학원을 졸업한 후 2007년 이테크건설에서 첫발을 내딛었다. 해외영업부장으로 입사해 4년 후인 2010년 상무보에 오르며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이후 상무, 전무를 거쳐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차남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의 지분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주사 지분 8.84%에서 17.7%로 높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근무하다 2011년 삼광글라스에 입사했다. 그 후 2014년 상무로 승진한 뒤 삼광글라스에서 경영전략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사내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반면 이 회장의 지분은 22.18%에서 10.1%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순차적인 합병 작업을 통해 지분을 넘기는 일명 '꼼수 승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회사 측은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합병으로 경영 승계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관계자는 "장남과 차남이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향후 증여세나 상속세 재원 마련 측면에서 고배당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며 "군장에너지 배당 대부분을 가져갔던 오너 3세가 SGC에너지 최대주주가 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번 분할합병로 신용등급이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주저앉았다. 지난달 분할합병이 완료되면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군장에너지 지분이 이탈한 영향이다.
한신평은 군장에너지 지분이 SGC에너지로 이전되면서 이테크건설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기존 신용도에 반영돼 있던 군장에너지의 수익창출력과 지분가치를 제외하면서 신용도를 낮췄다는 얘기다.

한신평 관계자는 "보유 자산가치와 자본이 감소하면서 회사의 재무안정성이 떨어졌다"며 "향후 지분법이익과 배당금 유입 감소로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대주주의 지원 가능성도 이같은 신용도 저하 요인을 상쇄하기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군장에너지와의 합병으로 SGC에너지의 자체 차입부담이 높아졌으며 계열의 투자가 전략부문인 발전사업에 집중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테크건설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신평 관계자는 "계열 내 우선순위에 따라 지원 여력이 변동될 수 있다"며 "지원 가능성 역시 군장에너지 지분 이탈 리스크를 모두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SGC는 "꼼수라는 표현이 법을 일부러 기만하거나 어기려는 방법으로 시행한 것을 나타내는데 회사는 그런 여지가 전혀 없다"며 "회사의 사업재편을 위한 분할 합병인데 회사에서 없던 지분을 증여한 것도 아니고, 원래 있었던 3사 지분이 합쳐진 수치이고 그것으로 오너일가가 세금에 대한 이득을 보는 부분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으로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화를 제고하고 외부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제를 갖추며, 각각의 기업은 본업의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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