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파수 재할당 5.5조? 4.7조? 'NO'…이통3사, '경매' 역제안


兆단위로 출렁대는 대가…산정방식 놓고 정부 vs 이통사 온도차 높아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주파수 재할당 대가가 이달말 공개되는 가운데, 산정방식을 두고 정부와 이통사 간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더욱이 국정감사를 통해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산된 주파수 재할당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이통사의 제대로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인상마저 풍기면서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통사가 정부에 재할당 주파수에 대해 경매를 요구하는 공동 건의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주파수 재할당을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3사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주파수 재할당과 관련한 공동 건의서를 지난 10월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이 건의서는 명확한 산정방식 공개를 촉구하는 한편, 다수의 대안들이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에는 주파수 재할당 산정방식 대안으로 재할당 주파수에 대한 경매 실시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가 수준에 대한 정부와 사업자간 입장차이가 크다면, 기존 경매와 같이 관련 규정에 의거한 최저경쟁가격을 산정하고 경매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과 관련해 정부와 사업자의 부담이 모두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치를 다시 결정하자는 게 근거다.

이통3사가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주파수 재할당 대가의 합리적 산정에 관한 공동 건의 중 발췌 [한준호 의원실]

◆ 주파수 포기까지 검토했던 이통3사…재할당 경매 역제안

앞서 이통3사는 네트워크 설비투자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감내해야 하는 주파수 재할당 부담으로 주파수 대역의 일부 포기까지도 검토한 바 있다.

이통3사는 지난해 설비투자(CAPEX)에 약 9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설비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7월 15일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만난 이통3사 CEO가 이보다 큰 규모로 오는 2022년까지 유무선 인프라 등에 약 24조5천억원에서 25조7천억원을 투자하기로 잠정 결정한 바 있다.

이통사가 계획대로 일부 주파수 대역을 포기한다면 소비자 후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책임을 면하기 어렵겠지만 이같은 사정은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법적으로 명확한 산정방식 없이 과도한 재량 행사로 인한 재할당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가용 가능한 주파수를 낭비해 전파 효율성 제고에도 실패했다는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에서다.

이같은 우려를 피하고 불투명한 산정방식에 기대지 않도록 경매 방식을 제안하는 셈이다.

할당과 재할당을 동일선상에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현재 재할당 산정방식을 반대로 뒤집으면 재할당 역시도 할당과 동일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할당이 할당과 마찬가지로 경쟁적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을 역으로 해석한 결과다.

다만, 실제 경매를 통해 만료된 주파수를 내놓는다고 가정했을 시 이통3사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주파수를 그대로 가져올 공산이 크다. 방식만 경매일뿐 사실상 형태는 재할당과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파법 시행령의 별표3의 산정방식대로보다는 높은 할당대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의견이 분분한 재할당보다는 수월할 수 있다"라며, "결과적으로 실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과기정통부 입장에서는 경쟁적 수요가 없었다는 것이 입증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난처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5일 주파수 재할당 관련 연구반 마지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결과를 두고 이통사가 꾸준히 협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공청회는 이달말 개최될 예정이다.

◆ 과거 경매대가 적용 여부 핵심 쟁점

우선 과기정통부는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주파수 재할당대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5조5천억원의 경우 추정치로 연구반에서 검토 중인 대가와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재할당대가의 경우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역시 "추정치다"라며, "(실제 대가는) 연구반에서 마련 중에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앞서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정부의 5조5천억원은 이전 경매 당시 정부가 제안한 '최저경쟁가격'을 반영해 산출한 대가총액인 2조360억원을 당시 할당 대역폭 130MHz으로 나눠 10MHz당 대가를1천797억원으로 확정해 단순 곱하기 한 숫자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변재일 의원실]

과기정통부가 '중기사업계획(2020~2024년)의 중기 수입전망치'에 명시한 4조7천억원 역시도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 금액의 경우에는 과기정통부 내 기금을 담당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정책과가 자체적인 기금 내 산식을 통해 도출한 결과로 현재 재할당 대가를 연구 중인 주파수정책과와는 별개로 추진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앞서 제시된 다양한 산정대강 관련해) 연구반에서 검토하고 것에 부합하지 않는 산식으로, 현재 재할당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통사와도 꾸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액과 관련없이 과기정통부가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발표해야 하는 공청회가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확한 산정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황만으로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이통3사는 2G와 3G, LTE를 운영 중인 410MHz 대역폭 중 기간이 내년 만료되는 320MHz폭 중 2G 종료로 인한 대역을 제외한 310MHz 폭을 재할당 받으면서 그에 따른 대가를 정부에 지불해야 한다.

쟁점은 정부와 이통업계가 납득할 수 있는 산정방식 수립이다. 수면 위로 드러난 주파수 재할당 대가는 통신업계가 전파법상에 근거해 추산한 1조6천억원이다.

다만, 이같은 결과는 과거 주파수 경매대가를 고려하지 않은 금액으로 과기정통부는 경쟁적 수요가 있는 주파수라는 판단으로 이 요소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즉, 이번 산정방식의 핵심은 기존 주파수 경매대가의 반영 또는 보정지수가 얼마만큼 투입되는지 여부다.

업계에서는 현행 전파법 상으로도 이같은 재할당 산정대가가 도출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러 전제들이 성립돼야 가능하다. 우선적으로 할당과 재할당을 동일한 선상에 놓고 볼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즉, 경쟁적 수요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전파법 시행령 제14조 '주파수 할당 대가의 산정기준 및 부과절차 등'에 따르면 '다만, 할당대상 주파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용도의 주파수가 가격경쟁주파수할당의 방식에 따라 할당된 적이 있는 경우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고려해 주파수할당 대가를 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할당과 재할당을 동일 선상에 놓는다면 경쟁에 따라 결정된 경매대가가 재할당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때 과거 경매대가를 언제까지,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과도한 위임입법 금지'라 비판하기도 했다.

가령 과거 경매가격을 반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난 2016년 3차 주파수 경매 당시 재할당된 바 있는 2.1GHz 주파수의 반영비율을 가져와 보정한다면 2조6천억원 수준의 재할당 대가가 책정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만약 보정없이 100% 과거 경매대가를 그대로 가져오게 된다면 약 4조원 가량의 재할당대가가 책정된다.

하지만 이같은 산정방식에도 의문이 따른다. 과거 경매대가의 경우 주파수별로 할당기간이 달라 단순 적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2013년 2차 주파수 경매 당시 할당된 1.8GHz 주파수의 할당기간은 8년, 2016년 3차 주파수 경매 때의 2.1GHz 주파수는 5년의 기간으로 할당된 바 있다. 할당기간은 최저경쟁가격을 책정하는데 있어 중요 요소이기 때문에 경매대가를 가져오더라도 재할당 기간과 연계해 반드시 고려해야할 지점이다.

업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과거 경매 대가 반영을 동일하거나 유사한 대역을 그룹화해 기준 가격을 정하는 방식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역시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산정방식과 별개로 5G 투자 실적과 재할당을 연결짓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재할당과 5G 투자금액에 대한 명백한 연결 근거도 뚜렷하지 않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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