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강자 인텔 vs 추격하는 AMD…3Q 엇갈린 성적표


자일링스 인수 등 AMD 거센 추격에 인텔 입지 흔들…AMD, 매출·영업익 '쑥'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 [사진=AMD]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인텔과 AMD가 지난 3분기 동안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영향 속에서도 AMD는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인텔은 차세대 공정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타이틀이 무색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2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이 기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183억 달러(한화 20조7천700억 원), 영업이익이 22% 감소한 51억 달러(약 5조7천9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코로나19로 인해 PC시장이 활성화 된 덕분에 관련 매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노트북 판매량 확대 덕분에 매출의 절반이 PC에서 나왔다. 모빌리티 사업인 모빌아이는 전년 동기 대비 2% 오른 2억3천400만 달러(약 2천649억3천만 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존 주력사업에선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기업에 반도체 칩을 판매하는 인텔 데이터센터그룹(DCG)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한 59억1천만 달러에 그쳤다. 사물인터넷그룹(IoTG) 매출액은 33%나 감소한 6억7천7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메모리비즈니스그룹(NSG)도 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수요 감소와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며 "5세대(5G) 이동통신, 엣지 컴퓨팅 등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텔에 대한 경고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텔은 앞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차세대 7나노 반도체 출시를 오는 2022년으로 미룬다고 발표하며,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다 업계에선 7나노 반도체 출시로 인텔의 입지가 확고해질 것으로 여겼지만, 이 같은 결정으로 사실상 업계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인텔은 지난 2009년 스마트폰 등장 이후 모바일 칩 사업 부문에서 퀄컴에게 1위를 내줬고, PC·노트북, 서버, 파운드리 부문에선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TSMC, AMD 등 경쟁업체들에게 점유율 중 상당 부분을 내줬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에 낸드플래시 분야를 90억 달러(약 10조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낸드플래시 부문의 실적 악화가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타이거 레이크 [사진=인텔]

반면 AMD는 3분기에 훨훨 날았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발표된 AMD 3분기 매출액은 28억100만 달러(약 3조1천553억 원), 영업이익은 12억3천만 달러(약 1조3천856억원)였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 58% 증가한 수치다. 순익은 3억9천만 달러(약 4천416억 원)로 1년 전보다 148% 커졌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CPU가 중심이 됐다. 컴퓨팅 및 그래픽 부문 매출은 17억7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매출은 감소했지만, CPU 덕에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엔터프라이즈, 임베디드 및 세미 커스텀 부문 매출은 116% 오른 11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대형 업체가 에픽 프로세서를 채택한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인텔보다 약세였던 서버용 칩 사업이 2배 성장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 AMD 반도체를 사용하는 게임콘솔 판매가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PC, 게임, 데이터센터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역대급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며 "차세대 프로세서를 출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텔과 AMD는 차세대 제품으로 최근 시장에서 활발한 경쟁을 벌여 주목 받고 있다. 인텔은 지난 3분기에 나노 슈퍼핀 공정을 도입, 10나노미터(nm) 기반 프로세서 '타이거레이크'를 출시했다.

반면 AMD는 7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이번에 시장에 출시했다. 인텔은 7나노 기반 CPU 출시일을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로 예상한 상태다. 여기에 AMD는 CPU를 제작하는 TSMC가 5나노 라인 가동에 돌입한 덕에 '5나노 기반 CPU' 출시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향후 3나노, 2나노 제품도 인텔보다 앞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AMD는 실적 발표일에 경쟁사인 자일링스를 350억 달러(약 40조 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해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AMD는 자일링스와 전액 주식교환 방식으로 양사를 합병키로 했다. 자일링스 주주들은 자일링스 주식 1주당 1.7234주의 AMD 주식을 받는다.

자일링스는 재프로그램이 가능한 특수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로, 생산 제품은 주로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나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등에 쓰인다. AMD는 향후 삼성전자, 에릭슨 등 5G 통신장비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들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고군분투하며 낸드플래시 사업을 SK하이닉스에 매각한 사이, AMD는 자일링스를 인수하면서 인텔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 업체들 간 M&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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