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미중 냉전의 서막…군사적 핫스팟 남중국해⓶


중국 “역사적으로 우리 영해”, 미국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해상 수송로”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만약 남중국해가 중국의 지배하에 들어간다면, 미국은 지구상에서 헤게모니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지정학은 지금과는 매우 다른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 것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복종하는 위성 국가로 전락할 것이고, 호주는 고립돼 불확실한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중국이 해상 수송로를 통제하게 된다면 일본과 한국은 매우 위험한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우방국에 대한 안보 신뢰는 무너지고, 인도는 남중국해와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접근이 제할 될 것이다. 유럽은 중국을 통해서만 아시아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 활력이 높은 남중국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한 마디로 중국이 남중국해를 장악한다면 미국의 헤게모니는 끝을 맺고, 새로운 헤게모니 국가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이해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확보하고 있는 이해 관계는 3가지 관점에서 파악이 가능하다. 첫째는 해상 수송로와 연계된 경제적 이해다. 둘째는 동맹국 및 다른 안보 파트너 국가들과의 방위 연대이다. 셋째는 글로벌 헤게모니의 균형이다. 이 세 가지 모두 중국이 남중국해의 통제권을 장악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어서, 미국은 심사숙고하고 있다.

*해상 수송로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해상 수송로는 세계에서 가장 붐비고, 가장 중요한 해역이다. 2016년의 경우 세계 해운 물동량의 3분의 1을 담당했으며, 금액으로는 3조4천억 달러에 달한다.

그 수치는 중국 수출입의 40%를 차지하고, 중국·일본·한국 등의 석유 총수입 90%에 달하며, 미국 총 교역량의 6%를 점한다. 이 해상로는 또 태평양 방위를 담당하는 미국 제7함대가 태평양에서 벵골만을 지나 인도양으로 작전을 펼치는 구역이기도 하다.

*방위 연대

미국은 일본·한국·필리핀·태국·호주 등과 공식적인 방위·안보 동맹을 맺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대만 방위를 위한 책임을 확인한 바 있으며, 싱가포르 및 뉴질랜드와도 밀접한 안보 결속을 맺고 있다.

더 나아가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과 다양한 안보 협력 협정을 공식적으로 체결해 놓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고 태국이 주최하는 ‘코브라 골드’(Cobra Gold)는 아시아에서 가장 대규모의 연례 합동군사훈련이다.

종합하면 미국은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전역에 걸쳐 안보 방어 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는 제7함대가 남중국해를 통해 정기적으로 각 지역을 방문하면서 유지되고 있는 형태다.

*헤게모니의 균형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파악하기 힘든 남중국해의 역할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힘이 뒷받침하는 규칙 기반 질서의 유지다. 이 질서는 확실한 정치적 원칙을 구현하고 있는데, 국제법의 준수와 지역 국가들의 독립 주권 유지, 그리고 일방적인 영토 확장의 거부와 해상 수송로의 국제적 공유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그 원칙이다.

◇2차대전 이후의 질서

지역적 질서의 개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적인 시스템이 체계화한 이해·가치·제도와 광범위하게 연계돼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시아에서 주둔군을 상주시키면서 슈퍼 파워로 떠오른 미국은 일본에 대규모 군대를 주둔시키고 남태평양에 흩어져 있는 여러 섬을 포함, 한국·필리핀 등과 밀접한 관계를 구축했다.

한국 전쟁은 미국이 이들 나라와 공식적인 방위 조약을 맺는 한편, 한국에 항구적으로 군대를 주둔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미국의 이 지역 지배에 대한 도전은 마오쩌둥의 중국으로부터 왔다. 첫 번째는 한국 전쟁이었고, 이어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보아 온 공산 반군의 준동이었다.

1970년대 말까지는 인도차이나 밖에서의 공산 반군은 효과적으로 진압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베트남과의 관계가 급속히 개선됐다. 미국 제7함대는 남중국해에서 해상로를 순찰하는데 어떠한 장애물도 없었다. 순찰 해역은 남중국해를 비롯, 대부분의 항구를 포함했다.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는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호.

◇중국의 야심

그러다 1974년 중국의 전투함이 남중국해에 있는 파라셀 군도의 작은 월남 전진기지를 공격해 접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거의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를 장악하는 계기로 삼았다. 이어 1989년 인민해방군은 천안문 광장을 습격,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무산시켰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이 갖는 의미는 명백했다. 중국이 정치적 민주주의로 변화할 것이라는 서방 국가들의 기대는 완전한 환상이었다. 그리고 1995년 필리핀은 인민해방군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는 팡가니방 산호섬(MIschief Reef)을 점령해 군사 기지화했음을 발견했다.

결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 거의 모두를 포괄하는 해역을 자신들의 영해인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 : nine-dash line)으로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인민해방군이 주장하는 이러한 해안선은 50년 동안 미국이나 아시아에서 어떠한 확정력도 갖지 못했다.

지도상의 변칙은 결국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해 자신들의 영해 주권을 주장하는 결과로 발전했지만, 그나마도 2010년이 될 때까지 국제적인 논란의 대상에서는ㅊㅊ 비켜서 있었다.

이 해에 하노이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남중국해의 상황과 해양 수송로에 대해 연설했다. 26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클린턴 장관은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다양한 영유권 주장이 나오고 있으므로 외교적으로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인 기구가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해상 수송로는 한 국가에 속하지 않고, 세계 공용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ARF가 끝나자마자 중국 국방부의 공식 대변인은 남중국해에 대해 중국의 “논란의 여지가 없는 지배권”을 주장했다. 현재에도 시진핑 주석은 ‘고대 이래로’ 남중국해는 중국의 소유라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역사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어떠한 타당성도 갖지 못하고 있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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