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포트리스' 시리즈 개발사 CCR이 변화를 시도한다. 기존 서비스하던 포트리스2를 올해까지만 서비스하고, 포트리스M과 포트리스: 배틀로얄 등 신규 게임에 집중한다. 포트리스 이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프로젝트도 지속 개발 중이다.
지난 1999년 출시된 '포트리스2'로 유명세를 얻었던 CCR이 '포트리스2' 시대를 종료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CR은 최근 공지를 통해 오는 12월 31일 오후 12시 포트리스2: 레드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CCR은 "지속 가능한 좋은 게임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판단돼 고민 끝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며 "긴 시간 동안 함께 한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미 지난달 25일 게임 내 결제 및 캐시 충전은 종료됐다. 게임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추가적인 캐시 아이템 구매는 불가능한 셈이다. 지난 1999년 10월 1일 서비스를 시작한 포트리스2는 이로써 21년 만에 서비스를 끝내게 됐다.
포트리스 시리즈는 그간 부침이 많았다. 포트리스2는 출시 후 '국민 게임'으로 등극했다. 국내 게임 최초로 가입자 1천만명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2002년 내놓은 후속작 '포트리스3: 패왕전'이 여러 버그 및 핵 문제 등으로 인해 2년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고, 또 다른 후속작인 '뉴포트리스' 역시 6개월 만에 서비스를 끝냈다.
이후 지난 2011년 포트리스2: 블루를 포트리스2: 레드로 리뉴얼했고, 2012년 출시한 모바일 버전은 구글 플레이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2의 전성기는 오래 가지 않았고 결국 서비스 종료로 이어졌다.
다만 CCR이 포트리스 시리즈를 놓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 출시된 '포트리스M'과 지난 7월 '프리 오픈(시험테스트)'을 시작한 '포트리스 배틀로얄'로 계속 포트리스의 열기를 이어간다. 둘 다 모바일 게임으로 포트리스 IP를 활용했다. '포트리스 배틀로얄'의 경우 20명이 실시간 전투를 하는 '배틀로얄 모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르면 올해 말 정식 출시 예정이며, 차후 PC버전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재편에도 힘쓴다. 우선 지난달 넷마블에 'RF온라인'의 원천 IP를 양도했다. RF온라인은 씨씨알이 개발해 15년 넘게 서비스 중인 SF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다. 양사는 1년이 넘는 논의 끝에 인수 계약을 완료했다. 매각 대금은 80억원에 달한다. 넷마블은 해당 IP를 토대로 한 모바일 게임을 넷마블엔투를 통해 개발할 예정이다. CCR은 IP 매각으로 실탄을 손에 쥐게 됐다. 다만 RF온라인 PC버전의 서비스와 업데이트는 그대로 CCR이 진행한다.

CCR은 또 해당 계약을 통해 네시삼십삼분과의 합작법인인 433CCR 주식을 전량 인수했다. 네시삼십삼분이 지니고 있던 지분 62.5%를 사들이는 형태다. 이를 통해 그간 433CCR에 이관돼 있던 포트리스 IP를 모두 확보했다.
포트리스 IP를 통한 OSMU(원소스멀티유즈) 작업에도 나선다. 최우선 목표는 애니메이션으로, 현재 국내 두 곳의 업체 및 일본·미국 업체 등과 제작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 시즌당 12부작씩 시즌제로 제작 예정이다. 포트리스 IP를 통해 초등학교 저학년 등을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계획으로, 게임 이외의 사업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작 개발에도 몰두한다. 기존 '포트리스' 및 'RF온라인'과는 별개의 IP가 바탕이다. 가칭 '프로젝트 Nz'으로 MMORPG 장르로 개발 중이다. '언리얼4엔진'을 활용했으며 5년째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개발은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 측은 아직 게임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신규 사업이 다수 예정된 만큼 CCR은 최근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섰다. 개발·사업 등 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인력을 수혈하고 있는 것. 한때 10여명 수준이던 직원 숫자는 48명까지 늘어난 상태. CCR은 계속해서 회사 규모를 키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석호 CCR 대표는 "원작자로서 앞으로도 RF온라인을 위해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며 "포트리스에 이은 3번째 IP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새로운 콘셉트의 차기작으로 찾아 뵙겠다"고 강조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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