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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성악과 입시 ‘공정성 훼손’ 시끌…동영상 마감됐는데 모집요강 바꿔 혼란


정해진 순서대로 연주곡 영상 촬영 명시해놓고는 “권장사항이었다” 발뺌

국립예술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21학년도 성악과 입시가 '공정성 훼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한예종 음악원 모습. [뉴시스]
국립예술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21학년도 성악과 입시가 '공정성 훼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한예종 음악원 모습. [뉴시스]

‘입시요강에 적힌 순서대로 노래 부르는 장면을 원 테이크(one take) 동영상으로 촬영해 제출해야한다’고 분명히 고지했음에도, 이 순서를 어겨 제출한 동영상도 그대로 허용해주겠다고 밝히면서 공정성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동영상 접수가 이미 마감된 상황에서 ‘동영상 촬영시 연주곡을 모집요강의 순서대로 촬영하라는 것은 권장사항이며, 연주순서는 평가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고 원칙을 바꿔, 누군가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뒤늦게 이런 조항을 급조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9일 한예종 성악과 응시생 등에 따르면 한예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지난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성악과·기악과 등이 있는 음악원과 한국음악 작곡과 등이 있는 전통예술원 등에 한해 2021학년도 1차 실기시험을 ‘비출석시험’로 시행한다며 동영상 제출 방법을 안내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지원하는 전공에 따라 노래·악기연주·무용 등의 실연 영상을 직접 찍어 제출해야 했다. 학교 측은 촬영 장비 등의 차이로 당락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휴대전화로만 영상을 촬영할 것, 편집 없이 한 번에 찍은 ‘원 테이크’ 영상을 제출할 것, 수험생 얼굴이 명확하게 확인되도록 할 것 등의 조건을 달았다.

국립예술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21학년도 성악과 입시가 '공정성 훼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처음의 모집요강엔 별도의 지시가 없을 경우 입사요강 내용의 순서대로 동영상을 녹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동영상 접수가 마감된 뒤 이런 안내 내용은 권장사항이었다며 발뺌하고 있다.
국립예술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21학년도 성악과 입시가 '공정성 훼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처음의 모집요강엔 별도의 지시가 없을 경우 입사요강 내용의 순서대로 동영상을 녹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동영상 접수가 마감된 뒤 이런 안내 내용은 권장사항이었다며 발뺌하고 있다.

그러면서 유의사항으로 ‘모집요강에 별도의 지시가 없을 경우 입시요강 내용의 순서대로 녹화’하라고 적었다.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듯 아예 이 부분은 다른 글씨보다 더 굵게 표시했다. 학교 측에서도 순서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공정성에 중요하다고 파악한 것으로 읽혀진다.

1차 실기시험 동영상은 지난 25일 마감됐고, 대부분의 수험생은 모집요강에 따라 ‘이탈리아 가곡 2곡→오페라 아리아 1곡’을 순서대로 연주한 동영상을 제출했다.

그런데 28일 갑자기 ‘황당한’ 안내문이 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술사 실기시험 연주동영상 제출방법에 공지된 안내사항 중 동영상 촬영시 연주곡을 모집요강의 순서대로 촬영하라는 것은 권장사항이며, 연주순서는 평가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공지문을 띄웠다. 연주곡을 순서대로 촬영하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닌 ‘권장사항’이었다며, 처음 고지한 내용을 뒤집었다. ‘국립대학’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원칙없는 둘쭉날쭉한 모집요강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국립예술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21학년도 성악과 입시가 '공정성 훼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처음의 모집요강엔 별도의 지시가 없을 경우 입사요강 내용의 순서대로 동영상을 녹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동영상 접수가 마감된 뒤 이런 안내 내용은 권장사항이었다며 발뺌하고 있다.
국립예술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21학년도 성악과 입시가 '공정성 훼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처음의 모집요강엔 별도의 지시가 없을 경우 입사요강 내용의 순서대로 동영상을 녹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동영상 접수가 마감된 뒤 이런 안내 내용은 권장사항이었다며 발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목도 높은 오페라 아리아를 앞부분에 배치한 동영상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페라 아리아 1곡→이탈리아 가곡 2곡’ 동영상이 ‘이탈리아 가곡 2곡→오페라 아리아 1곡’ 동영상보다 점수 따기에 더 유리한 상황일수 밖에 없어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평가위원들이 이런 정성적인 면을 완전히 배제해 철두철미하게 심사하겠지만, 원래 고지된 순서대로 촬영하지 않은 동영상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 실제로 성악과 1차 시험 응시생들의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걱정의 글이 많다. 제대로 규칙을 지켜 응시한 학생보다 순서를 따르지 않은 학생이 더 이득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정입시 의혹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어느 교수의 제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이런 편법을 썼다”는 등 특정인을 밀어주고 있다는 눈총도 받고 있다. 그동안 한예종은 입시요강 사전유출, 부정선발, 휴대전화 이용 부정행위 등 크고 작은 입시 잡음이 잇따랐다. 이번 1차 시험 합격자 발표는 오는 10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심사·발표과정에서 결과에 불복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예종 관계자는 “동영상 제출 시험이 처음이다 보니 운영에 약간 미숙한 점이 있었다”라면서도 “연주순서가 바뀌었다 해도 평가에는 어떤 영향도 주지 않고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한다”라고 해명했다.

민병무 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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