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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 ②] 이재용의 '빅픽처'…초격차로 미래시장 선점 나선다


'반도체 비전 2030' 차질 없이 추진…5G·전장 사업 등도 살뜰히 챙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 현장 경영 행보를 지속하며 흔들림 없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 현장 경영 행보를 지속하며 흔들림 없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법 리스크 등 경영 불확실성 속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 현장 경영 행보를 지속하며 흔들림 없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 6월 화성 반도체 연구소에 방문해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고 강조한 것은 위기 상황 속 끊임없는 투자로 기술 초격차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반도체다. 지난해 4월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 시대와 맞물려 시스템 반도체의 고속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1982년 8월 1일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 현재까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파운드리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의 벽이 높은 상태다.

이 부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도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실제 올해 상반기 반도체 시설투자로만 14조7천억 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조8천억 원) 대비 67%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5월 경기 평택에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1년 가동을 목표로 EUV 기반의 최첨단 제품 수요에 대응하는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0조 원 규모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은 8조1천2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반기 기준 처음으로 8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최근 들어 잇따라 고객사를 확보하며 점유율 확대에도 청신호를 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근 미국 퀄컴의 5G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75(가칭) 전량 위탁생산 계약을 따냈다. 퀄컴의 5G 모뎀칩 X60, 중저가 스마트폰용 AP칩 스냅드래곤4 시리즈의 생산 계약에 이어 잇따라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앞선 계약은 일부 물량이었는데, 이번에 전량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에 앞서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30'의 공급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3.9%, 삼성전자 17.4%로 전망되는데, 대형 고객사를 잇따라 확보한 만큼 향후 TSMC와의 격차를 좁혀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압도적인 1위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30일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한 반도체 생산공장 평택 2라인(P2)의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축구장 18개 크기(12만8천900m²)인 이 공장에서는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D램(3세대 10나노급)을 양산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도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끊임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조은수 디자인팀 기자]
이 부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도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끊임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조은수 디자인팀 기자]

이 부회장은 5G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버라이즌과 7조9천억 원 규모의 무선통신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비롯해 네트워크 솔루션을 5년간 공급하고, 설치 및 유지 보수를 하게 됐다. 버라이즌과의 계약은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의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프라 성격이 강한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기간이 길고, 규모가 크다는 특징이 있어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이 부회장이 성과를 이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자리에서 6G 기반의 차세대 통신기술 산업 전망을 보고 받고 "지금까지 없었던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하며 기술 초격차를 주문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간한 '6G 백서'에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미래차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회동은 재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이 사업을 목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으로,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7월에도 만나 미래차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사업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5G·AI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 속에도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이 부회장의 행보는 눈에 띈다"며 "대부분 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전략을 달리하는데, 이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철저히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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